■ 특집기획 - 경기도 G마크가 좋다 - 경기 연천 DMZ 사과 영농조합법인

▲ 심진택씨는 연천사과가 아직 예쁜 붉은 빛의 색깔을 내지는 못하지만 맛은 최고라고 자신했다.

일교차 큰 연천에서 9년 전부터 사과 재배…군부대와 학교급식에 공급

>>‘내 사과나무’ 분양하며 사과체험 농장 준비
>>연천 지역 사과 재배 58농가 모여 ‘연천DMZ 사과 연구회’로 활동

경기도 연천 장남면은 예로부터 인삼 재배로 유명했던 곳이다. 이곳에서 대대로 벼농사를 지어온 심진택씨는 8년 전부터 사과재배를 시작했다. 그의 나이 62세 때였다.
“기후변화로 경기 북부지역에서도 사과 농사가 잘 될 것이란 얘기를 들었죠. 이 지역 토양은 인삼을 재배할 정도로 좋아서 무슨 농사를 해도 잘 되리라 생각했어요.”
심진택씨는 기존에 하던 벼농사는 계속하면서 사과 재배를 위한 과수원을 새로 조성했다. 1년 생 사과나무 1200주를 심었는데 추석 무렵 일찍 수확이 가능한 홍로 품종과 저장성이 좋은 부사, 두 종류를 심었다.

“초창기엔 사과 재배기술이 없어서 많이 힘들었고 우여곡절도 많았어요.”
심진택씨는 사과재배에 필요한 가장 중요한 기술로 전정기술을 꼽았다. 멀리 경북까지 찾아다니며 현장에서 직접 사과 재배를 위한 기술을 배우고 익혔다. 당시 연천 지역에서 사과재배를 시작한 농가들이 사과연구회를 조직해 서로 격려하고 의논하며 힘이 될 수 있었다.
현재는 연천지역에서 사과 재배 58농가가 ‘연천DMZ 사과 연구회’로 활동하고 있다.
연천은 일교차가 큰 지역으로 사과 재배에 장단점이 있다는 게 심 씨의 얘기다.

▲ 분양한 ‘내 사과나무’에는 이름표가 달려있다.

지난해는 봄인 4월말에 기온이 영하 8도까지 내려가서 냉해 피해가 심했다. 그런 피해에도 불구하고 일교차가 큰 연천지역의 사과 맛은 ‘맛보면 안 살 수 없을 정도의 최고의 맛’이라며 맛에 있어서 자신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수확시기가 이르고 남쪽 지방보다는 일조량이 부족한 탓에 연천산 사과는 사과 특유의 붉은 빛이 덜한 게 흠이라면 흠이란다.

심진택씨는 “사과 빛깔을 먼저 보고 평가할 땐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심 씨의 1만1550㎡(3500평) 사과 과수원에선 지난해 30톤의 사과를 수확해 연천 지역의 군대에 납품하고, 지역 농협 하나로마트 등에 판매했다. 올해 초 경기도지사가 품질을 인증하는 G마크를 획득해, 올 수확 물량부터는 경기도 친환경급식센터에 납품하기로 계약을 맺어 판로 걱정은 덜고 있다.
“어렵게 결정해서 사과나무를 심었지만 과수 농사는 보기와 달리 일년 내 쉴 틈이 없어요. 우리 농장은 친환경 농사라 퇴비도 직접 만들고 나무 밑의 잡풀도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고 기계를 사용해 제거하고 있기 때문이죠.”

4월부터는 전정 작업이 시작되고 꽃이 피면 적화를 한다. 사과 열매가 달리면 때맞춰 적과작업을 해야한다. 6월 초부턴 본격적인 적과 작업에 들어갔다. 큰 밤톨만한 파란 사과가 달렸을 때 20cm 간격으로 사과 하나씩 남겨두고 따내는 작업이다. 사과 농사에서는 적화와 적과 작업 때 인력의 도움을 받는다. 심 씨 과수원은 연 인원 150명 규모다.
“적과 때는 인력 모으기가 힘이 들어요. 13일 정도 작업하는 데 인건비도 상당합니다.”
가을 수확 철이 되면 또 판매 준비로 바쁘지만 힘든 만큼 수익이 따라줘 고생한 보람을 얻는다.

심진택씨는 올해부터 사과나무 분양도 시작했다. 자기 사과나무를 분양받은 사람들이 아무 때나 농장을 방문하도록 했다. 나무에 이름표를 걸어놓고 사과꽃이 필 때는 도시락을 갖고 와서 소풍 오듯 즐기고 갔다.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는 농장이어서 가능하죠. 아이들 손을 잡고 찾아와 풀벌레도 만나며 자연공부를 하고 가기도 하죠.”
농촌에서 평생을 살고 있지만 70세인 지금도 열심히 할 수 있는 일거리가 있어서 행복하다는 심진택씨는 좋은 땅을 조상에게 빌려 쓰고 있으니 잘 사용하고 보존해서 후손에 물려주겠다는 사명감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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