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고 - 이상규 농촌진흥청 스마트팜개발과 농업연구관

▲ 이상규 농촌진흥청 스마트팜개발과 농업연구관

차광으로 빛․열 차단하고
통풍․살수로 기온 낮춰야

최근 날씨 관련 기사를 보면 ‘기후변화’, ‘이상기상’이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한다. 기후는 대개 30년 이상 오랜 기간에 걸친 날씨의 변화를 말한다. 과거에는 기후의 변화가 일정한 경향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사전에 대비를 할 수 있었다. 즉,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기 전 더위를 이겨낼 대책을 마련하거나 여름철 집중호우에 대비해 미리 제방을 쌓고 수로를 정비하는 등 피해를 줄이기 위한 준비가 가능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서면서 갑작스런 폭염, 가뭄, 집중호우 등 일반적으로 과거에 경험한 기상상태와는 크게 다른 기상현상이 자주 발생해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데 이것을 ‘이상기상’이라고 한다. 이상기상의 원인은 온실가스 농도의 증가, 태양에너지와 지표면의 변화 등으로 추정되며, 그 중 가장 크게 작용하는 원인은 온실가스 농도의 증가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그 발생량을 줄이고자 UN을 중심으로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상기상 중에서 여름이면 주의보와 경보를 오가며 우리를 힘들게 하는 현상이 있다. 바로 폭염이다. 
폭염이 지속되면 사람과 가축은 물론 작물도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생산량이 떨어지게 된다. 고추의 경우 외기 온도보다 6℃ 정도 높아지면 광합성 속도는 24.3% 감소하고, 꽃이 많이 떨어져 수정이 안 돼 매우 작은 열매가 많이 발생해 상품수량이 89.2% 감소하게 된다. 따라서 폭염이 지속될 때는 시설재배의 경우 내부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시설 안이나 바깥에 차광망을 설치해 주거나 내부에 미스트 장치를 가동해 온도를 떨어뜨려줘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또한 시설 바깥쪽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해 온도가 높을 때 물을 뿌려주면 시설 안쪽 온도를 2∼5℃ 정도 낮출 수 있다.

시설 내에 있는 환경조절 컨트롤 장치는 센서를 받아들이는 A/D보드와 구동기 동작을 위한 스위칭 릴레이 등으로 구성돼 있다. 폭염이 계속되면 고온으로 오작동 할 수 있으니 직사광선을 직접 받지 않도록 해주고, 내부 온도가 40℃ 이상일 경우에는 커버를 열고 대형 선풍기를 틀어 열기를 방출시킨다. 시설관제 컴퓨터는 CPU, GPU 등 발열 부분이 많아 바깥 온도가 높아지면 컴퓨터 내부 온도 또한 60℃ 이상 올라가 시스템이 갑작스럽게 정지할 수 있다. 시설관제 컴퓨터는 통풍이 잘되는 시원한 곳에 설치하고 고온이 계속되는 경우 커버를 열고 선풍기로 내부 열을 방출시켜야 한다.

노지에서 과채류를 재배하는 경우, 식물체가 강한 햇빛을 직접 받으면 잎이 시들게 되며 과실 표면에는 일소현상이 발생해 상품성이 떨어지게 된다. 차광을 해서 빛과 열을 막아주는 것이 좋으며, 온도가 가장 높은 시간대에는 작물에 직접 물을 주거나 주변에 물을 뿌려줘 기화현상을 이용해 온도를 낮춘다.

아직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도 전인데 수은주가 30℃의 턱밑까지 오르는 날이 많은 것을 보니 올해도 매우 덥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인간이 자연을 거스를 수는 없지만 미리 준비한다면 폭염으로 발생되는 피해는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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