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200만~140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프랑스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이 지난 15일 첨탑쪽에서 화재가 발생해 지붕이 소실됐다. 이 성당은 1163년 주춧돌을 놓은 이후 1345년에 완공돼 856년간 문화대국 프랑스의 상징적 건물로 명성을 이어왔다. 이 성당은 루이 7세가 프랑스의 정치·경제·문화적인 위세를 세계적으로 과시하기 위해 지었다고 한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잉글랜드 왕 헨리6세가 백년전쟁 와중인 1431년에 프랑스왕 즉위식을 가진 곳이기도 하다. 마녀재판으로 희생된 잔 다르크가 1455년 사후재판으로 명예회복을 한 곳도 이곳이다. 근년에는 드골과 미테랑 대통령의 장례미사가 열린 역사의 터전이다. 성당 남쪽 탑에 있는 10개의 종중 가장 큰 ‘임마누엘 종’은 즉위식과 세계대전 종료 등 세계 역사적 순간에 경사를 알리는 축하의 울림을 전하고 있다. 이번 화재 진압에 소방관 400여 명이 투입됐다.

다수의 소방관은 200여 년 전 만들어진 화재진압 매뉴얼에 따라 일렬로 서서 성당 내 값진 문화재를 구해냈다. 화재현장에서 파리시민들은 아베마리아와 성가를 부르며 눈물과 기도로 밤을 지샜다. 프랑스 곳곳의 100여 성당은 일제히 종을 쳤다. 국민들은 기도했다. 마크롱 대통령 제안에 따라 화재 이틀 만에 성당 복원기금 1조3천억 원을 모았다.

지난해 9월 화재로 소실된 브라질국립박물관 복원 모금액은 3억2천만 원이었고 국민모금은 4500만 원이다. 프랑스 국민들은 재난 앞에 똘똘 뭉쳐 성당복구기금을 빠르게 모았다. 프랑스 국민의 위대한 품격과 애국열정이 문화대국의 위업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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