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65세 여성, 농사 담당비중 가장 커

농경연 엄진영 부연구위원 “세대별 맞춤형 정책 수립 필요”

농업인구 감소와 고령화 등으로 여성의 농업활동 참여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여성농업인 관련정책 추진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농사일 담당 비중은 더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엄진영 부연구위원은 ‘여성농업인의 영농활동 실태와 정책과제’ 연구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히며 “세대별로 여성농업인이 담당하고 있는 농사일의 비중이 다르므로 각 세대에 맞는 영농활동 관련 정책 수요를 파악하고 그에 부합한 정책과제를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엄 위원의 조사에 의하면, 농사일을 50% 이상 담당한다고 응답한 여성농업인 비중이 2008년 43.6%에서 2013년 66.2%로 크게 상승했다. 품목별로 보면, 2008년 조사에서는 여성농업인의 농사일 담당 비중이 50% 이상이라고 응답한 품목이 화훼와 일반 밭작물이었으나, 2013년에는 축산을 제외한 모든 품목에서 여성농업인의 농사일 담당비중이 50%를 넘어 여성의 농사부담이 계속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농사비중이 커지는 추세에 발맞춰 각 세대별로 구분된 정책 수요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엄 위원은 강조했다. 엄 위원의 조사에 따르면, 26~45세의 청년여성농업인의 농사 담당 비중은 다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주축세대인 46~65세 여성농업인의 농사일 비중은 가장 높았고 이마저도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이러한 연령별 농사 비중을 고려한 맞춤형 여성농업인정책 수립도 요구된다고 엄 위원은 말했다. 조사결과, 26~45세의 여성농업인은 소득 불안정성 완화와 자녀교육의 양적․질적 측면을 고려한 정책, 자격증 취득, 블로그 운영과 같은 컴퓨터 교육 수요가 높았다. 노동 투입비중이 가장 높은 46~65세는 가사와 농사일 병행에 따른 부담을 가장 많이 호소했는데, 특히 농번기에 가사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66~68세는 특정한 교육보다는 여가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건강관련 수업이나 취미 수업에 대한 수요가 높았다.

이 같은 현장의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 엄 위원은 “정책 전달체계 개선과 홍보 강화를 통해 정책 인지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엄 위원은 또 “여성친화형 농기계 확대사업 개선과 농번기 마을공동급식사업, 세대별 맞춤형 교육 체계 마련 등 수요자를 고려한 정책이 수립돼야 한다”며 “무엇보다 농촌여성에 대한 인식 개선이 장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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