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안의 코끼리(elephant in the room)’라는 말이 있다. 모두가 알고 있는 진실이지만 그 누구도 말하지 않는 사실을 말한다. 집단이나 개인이 저질러 놓은 사실이 지탄받을까 두려워 알면서도 쉬쉬하는 ‘불편한 진실’이 횡횡하고 있다. 사회 곳곳에 ‘방안의 코끼리’가 떡하니 버티고 있는데도 이를 애써 외면하려 한다.

북한의 비핵화가 최우선 과제임에도 정부는 북핵 문제 해결보다는 남북 화해나 평화를 우선시하는 것 같은 분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북한의 핵은 곧바로 방 안의 코끼리가 돼 재앙을 맞을 수밖에 없는데도 말이다.
요즘 매스컴이나 인터넷에 진실처럼 포장된 가짜뉴스가 판을 치고 있다. 무엇이 진실인지 알 길이 없다. 정치판에 불어 닥친 불편한 진실들은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로 덮어버리고 만다.

‘진실은 아흔 아홉 개의 얼굴을 가졌다’란 말이 있다. 사실(Fact) 하나를 가지고 개인이나 집단이 불편하지 않고 유리하게 가공해 수 십 가지의 허무맹랑한 진실을 만들어낸다. 국민들이 왜곡된 진실을 믿지 않으려 하다 보니 불신이 팽배한 사회가 되고 말았다.

최근 불편한 진실을 세상에 알린 용감한 공직자가 있어 매스컴에 회자되고 있다. 이런 사실을 그냥 덮어두고 나가면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회는 암처럼 곪아 터질 수밖에 없다. 국민은 법과 양심이 살아있는 정의로운 사회를 원한다. 그러나 정치판을 통째로 갈아엎지 않는 한 해결할 길이 멀어 보인다. 벼랑 끝 위기를 맞은 한국의 정치, 경제, 안보상황이 ‘방안의 코끼리’를 키우고 있지 않나 두려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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