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불면서 축산농가가 바싹 긴장하고 있다. 구제역과 조류독감 등 가축전염병의 망령이 언제 고개를 들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번 달 들어 야생조류의 분변에서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검출됐지만 다행히 저병원성으로 확인돼 농민들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하지만 국내로 날아오는 철새의 주요 번식지인 러시아에서 최근 AI 발생이 증가하고 있어 방역당국이 긴장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올해 34개국에서 490건의 고병원성 AI가 발생했고, 해외에서 유행한 AI 유형의 66%가 최근 5년간 국내에서 발생한 유형과 일치했으며, 또한 철새가 본격적으로 날아드는 가을철을 맞아 국내에서 AI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당국이 철저한 방역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철새 경보는 최고단계인 ‘주의’를 발령했고, 하절기 방역이 미흡했던 농가와 AI에 취약한 오리농가 등은 전수 특별점검을 진행 중이다. 또한 방역 취약농가는 전담 공무원을 지정해 방역을 관리하는 한편, 공동방제단을 통해 소독도 지원하고 있다. 동절기 가축들의 구제역 면역 향상을 위해 전국의 소·염소와 발생 위험지역 돼지를 중심으로 백신 접종도 추진 중이다.

매년 끊이질 않고 발생하는 가축전염병으로 인한 농가의 피해는 물론, 피해농가를 위한 국고지원도 만만치 않다. 방역당국은 철저한 예찰과 소독, 교육 등으로 예방에 힘써야 한다. 농업인들도 청결한 축사관리와 동물복지형 사양관리로 가축의 면역력을 높여야 한다. 자연에 의한 전염은 불가항력이겠지만 인재(人災)라는 말이 더 이상 나와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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