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서 꼼수 일자리창출에 대해 야당 의원 집중 질타해

▲ 지난 19일 한국마사회의 국정감사에서는 단기일자리 확대정책를 둘러싸고 여야간 상반된 주장이 제기됐다.

■2018 국정감사-한국마사회, 축산물품질평가원,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통계수치만 올리려는 정부…국민을 속이는 처사
불법사설경마 날로 커지는데 예산·인력 턱없이 부족
유통비 높은 닭고기·열악한 방역업무 근무여건 등 질책

지난 19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한국마사회, 축산물품질평가원,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국정감사에서는 정부의 단기일자리 확대정책이 ‘가짜일자리’에 불과하다며 집중 질타의 대상이 됐다.

통계수치만 올리는 단기일자리는 꼼수
한국마사회 김낙순 회장이 업무보고에서 “올해 신규로 300명 고용을 준비하고 있고, 기간은 3~6개월”이라고 발언한 후 자유한국당 강석진 의원은 “가짜일자리를 만들라는 정부의 지침이 있었냐”면서 “이미 많은 언론에서 고용관련 수치만 올린다는 비판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김 회장은 “정부의 지침을 거부할 수는 없다”면서 “하지만 단기일자리도 부정적 측면만 있는 게 아니라 필요로 하는 사람들도 존재한다”고 답변했다. 또한 강 의원은 “마사회 홈페이지에서 채용, 기업탐방, 취업컨설팅, 취업노하우 자료실 등을 보면 게시글이 전무하거나 1~2건이 고작”이라면서 “구축비용만 낭비하고 정작 취업자에게 유용한 정보를 전혀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정재 의원도 “최근 6년간 청소·경비 등 용역근로자가 168명 늘어났는데 갑자기 올해 300명의 인력이 필요하다는 건 정부의 통계 부풀리기에 동참하는 것”이라면서 “고용노동부 지침에 의하면 일자리 창출의 경로, 산출방식 등을 공개하라고 명시한 만큼, 마사회는 고용에 대한 모든 자료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자유한국당 김성찬 의원 역시 “공공기관 정규직 전환 상위 10곳 중 마사회가 1919명으로 1위를 차지했는데, 일주일에 1~3일 일하는 무기계약직을 주5회 근무기준으로 수치화한 것”이라면서 통계 산출의 꼼수를 지적했다. 같은 당 김태흠 의원도 “주1회 근무하고 한 달에 34만 원 받는 사람을 어떻게 정규직으로 보느냐”며 질타했다. 이에 김 회장은 “고용노농부는 무기계약직을 정규직으로 보고 있으며,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준수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은 단기일자리 필요성을 주장했다. 김 의원은 “세계은행은 경기침체기에 공공부문의 단기일자리 자체는 복지라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면서 “단기일자리가 꼭 나쁜 일자리는 아니며,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만든 단기일자리 38만 개도 가짜일자리”라며 반문했다.

불법사설경마 13조원, 단속인력은 턱없이 부족
연간 13조 원에 달하는 불법사설경마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바른미래당 정운천 의원은 “불법사설경마 단속을 위한 건전화추진본부 예산은 14억 원에 불과하고, 148명 직원 중 실제 단속은 청원경찰 12명 뿐”이라며 “근절을 위해 수사권이 없는 건전화추진본부 대신 특별사법경찰관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주현 의원도 “경마장 안에서 외부로 정보를 유출하는 이용자를 단속하는 기존 방식은 구시대적”이라면서 “경마영상이나 음성을 통해 불법사설경마가 횡행하고 있는 만큼, 경찰·국세청 등 외부기관과 특단의 협업구조를 구축하라”고 촉구했다. 김 회장도 “마사회도 불법사설경마 근절을 위해 CCTV 영상을 차단하고, 신고 포상금도 3억~5억 원으로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경찰청장과 협의해 경찰청별로 단속전담부서를 설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무소속 손금주 의원은 “장외발매소의 발매기는 1인 상한금 10만 원이 안 지켜지지 않고 있다”면서 “마이카드 회원에 가입하면 현금을 지급해 경마에 참여케 하는 이벤트 역시 공기업으로서 사행성을 부추기는 꼴”이라고 지적하며 온라인 경마에 대한 마사회의 적극적 통제를 주문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은 축산물품질평가원(원장 백종호)에 대한 질의에서 닭고기 계열출하 비중이 96%에 달함에도 유통비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문제를 지적했다. 박 의원은 “농장주가 사육에 전념하고, 경영체가 가공·유통·마케팅을 책임져 생산원가를 절감하는 것이 계열화의 목적”이라면서 “계열출하 비율이 아주 높은 닭고기 소매가의 57.1%가 유통비”라고 말했다. 이어 “닭고기 원가가 2000원에 불과한데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다”면서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철저한 분석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박주현 의원은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본부장 임경종)의 질의에서 열악한 근무여건을 지적했다. 박 의원은 “법적으로 살처분 시 의식이 없는 상태서 해야 하지만, 예산과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생매장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트라우마에 시달린다는 공무원들이 많다”면서 “가장 필요하고 가장 궃은 일을 하는 인력이 정규직이 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방역업무를 담당하는 대부분이 무기계약직인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 의원은 “주52시간이 도입됐지만 상황발생 시 3일에서 9일까지 현장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데 추가인원 보강은 추진되고 있냐”고 물으며 “이직률이 6.9%에 달하는 방역직과 위생직이 자긍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근무여건을 개선하고, 또한 1시간 내 출동해야 하는 긴급상황 때 차량사고가 발생하면 본인부담금이 과도한 점도 개선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임 본부장도 “인력보강은 정부와 지자체와 협의 중이며, 지적한 문제점도 개선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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