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혁신과 여성건강’을 주제로 한 국제 심포지엄이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과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젠더혁신연구센터 공동으로 지난 12일 서울에서 열렸다. 국내외 여성건강연구자와 각계 전문가들이 참석해 선진국의 여성건강 연구개발과 정책동향을 파악하고, 우리나라 여성의 건강 증진을 위한 발전적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였다. 패널토론에서는 젠더혁신의 국내외 정책 동향을 공유하고 우리나라의 젠더혁신 연구 도입을 위한 제도와 정책 개발의 필요성을 논의했다.

앞으로는 이 같은 심포지엄에 노동 강도가 더 세고 더 열악한 환경에 노출돼 있는 농촌여성들의 건강 실상과 목소리도 포함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농촌여성들의 농작업 노동현실을 정확히 파악하고 분석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런 연구를 담당할 기관과 부서가 거의 없다. 2008년 이전에 농촌진흥청에 농촌자원개발연구소에서 농촌여성을 전문적으로 연구했던 시절도 있었지만 돈 되는 농업생산에만 치중한 정책과 연구개발로 농촌사회분야 연구는 뒷전으로 밀려버렸다. 담당연구자들은 전공을 떠나 다른 분야로 옮겨갔다.

이제와서 그 기능과 연구를 다시 결집하려 해도 이미 와해된 조직을 되살리기 쉽지 않고, 굳이 그런 노력도 하려들지 않는다. 그 사이에 아직까지 우리 농촌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여성과 노인들의 삶은 피폐해지고 있다. 사람 없는 농촌이 없고 농촌 없는 농업은 상상하기 힘들다. 돈보다 사람이 우선인 농업·농촌 연구에 농촌진흥청의 관심과 투자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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