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칼럼
‘나고야의정서’, 따로 또 같이 가는 길양창범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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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24  13:5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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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의정서의 목표는
유전자원의 접근․이용 강화로
식량안보와 양질의 유전자원
국제교역 활성화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익공유의 표준화된 거래는
이익분배를 공정케 할 것…

   
▲ 양창범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장

1993년 발효된 생물다양성협약은 그간 공동의 것으로 여겨지던 유전자원에 대한 인류의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그로부터 10년이 흐른 지난 2014년, 유전자원의 접근 및 이익 공유에 관한 나고야의정서가 발효됐다. 우리나라도 지난 8월18일 유전자원의 접근·이용 및 이익 공유(Access to genetic resources and Benefit Sharing, ABS)에 관한 법률이 시행됐다. 나고야의정서에는 모든 유전자원이 포함되기 때문에 축산 부분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참고로, 국제연합(UN)은 2007년 가축유전자원의 지속가능한 발전 및 이용을 위한 ‘세계행동계획’을 수립했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또, 2016년에는 ‘지속가능한 목표’라는 식량 관련 국제정책을 수립했다. ‘세계행동계획’과 ‘지속가능한 목표’, 이 두 가지는 인류가 공동으로 노력해야 할 행동을 규정한다. 반면, 나고야의정서는 식량농업식물유전자원 협약을 제외한 모든 유전자원 관련 사항을 국가 간 양자 협의로 진행하도록 하고 있다. 이렇게 보면, 공동으로 가야할 길과 각자 가야 할 길 사이에 차이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이 모든 계획과 목표는 ‘인류의 식량안보 확보’라는 공통된 대전제를 지향하고 있다.

유전자원이 많지 않은 우리나라는 나고야의정서 채택 과정에 많은 우려가 있었다. 협약 체결로 인한 피해를 걱정한 것이다. 특히, 축산물은 한우를 제외한 대부분의 자원이 외국 씨가축에 의존하고 있어 이런 우려가 더 컸다.
그러나 나고야의정서 채택 협상이 진행되면서부터 우리나라는 수혜국이 될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다. 초기 협의 과정에서는 자원의 원산지 개념을 중요하게 여겼으나, 육성자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된 것이다. 실제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에서는 ‘가축의 원산지 개념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고 육성자의 권리가 중요하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생명공학기술이 발달하고 가축 육종기술이 자리 잡은 우리나라로서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축산분야의 거래는 지금까지 육종가와 농가 간의 양자 협의로 이뤄져 왔다. 그런 점에서 이익 공유에 의한 표준화된 거래는 공정한 이익 분배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또한, 가축 방역 등 비상업적 연구와 생산성 향상을 위한 상업적 연구의 이익 공유를 더 명확하게 구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숨은 함정도 있다. 가축 육종은 사육하는 개체 가운데 우수한 것을 선발해 후대에 이용하는데, 처음에는 생산 목적으로 키웠으나 우량 형질이 발현되면 씨가축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씨가축 생산을 목적으로 사육한 개체의 후손에서 발생하는 이익 공유는 어떻게 처리할 지도 기준이 모호하다. 의약품이나 화장품 원료처럼 최종 산물이 불명확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축산업이 이익 공유 피라미드를 양산하는 산업이 될 수도 있다. 국제법을 연구하는 일부 전문가는 이런 모순을 지적하며 ‘나고야의정서가 매우 미흡한 채로 발효됐다’고 하기도 한다.   

 그러나 나고야의정서의 목표는 ‘유전자원의 접근 및 이용 강화를 통한 식량안보 달성과 양질의 유전자원 국제 교역 활성화’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씨가축 생산 보급이 가능한 선진국이 수혜국이 되더라도 가능한 많은 부분을 비금전적 이익으로 공유해 개발도상국의 축산업 발전에도 보탬이 돼야 할 것이다. 아울러 축산분야도 이익 공유 피라미드 양산을 막기 위한 식량농업식물유전자원 국제 협약과 같은 다자간 협약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아무쪼록 인구 증가 대비 부족한 식량공급 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나고야의정서의 순기능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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