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데임병 무주서 첫 발생, 가축 폐사로 119억 피해

▲ 지난 25일 농식품부 김현수 차관과 간부들이 충북 음성 육계농장을 방문해 폭염 대비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조치원 인근에서 9900㎡(3000평) 노지에서 복숭아 농사를 하는 박현순 씨는 농산물의 작황 피해를 묻자 “복숭아 다 망쳤다”고 잘라 말했다.

“냉해 피해로 수정을 못해 복숭아 수확량이 반 토막이 예상됐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폭염까지 더해지니 가물어 열매가 크지 않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하루 빨리 폭염이 가라앉고 복숭아도 농업인도 한숨 돌릴 수 있는 단비만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복숭아는 고온 다습의 날씨가 지속되면 잿빛무늬병 발생가능성이 높다. 또 포도와 사과도 강한 햇빛을 오랫동안 쐬면 열매 껍질에 화상 비슷한 점무늬가 생기는 햇볕데임 현상이 나타나 상품성이 떨어진다.

실제로 지난 24일에는 무주에서 처음으로 사과농가에서 햇볕데임인 일소피해 발생이 보고됐다.

과일 가격도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지난 달 하순 1만1674원 하던 8kg짜리 수박은 7월 상순 1만2524원, 중순 들어서는 1만5287원까지 뛰었다.

채소 과일과 달리 축산물은 아직 두드러진 가격 변동은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대로 폭염이 지속되면 각 농축산물의 폭염으로 인한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질 전망이다. 폭염이 지속으로 예상되는 농축산물 피해는 다음과 같다.

배추의 경우 비온 뒤에 28도 이상의 폭염이 이어지면 무름병 등의 병해와 칼슘 결핍으로 인한 꿀통 현상으로 생육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

무는 폭염이 지속되면 지상부 생육 저하로 지하부가 커지면서 특히 기온이 25도~27도 이상으로 오르면 무 속이 갈색으로 변하는 증상이 발생한다.

시설채소는 폭염이 지속되면 열매가 잘 달리지 않고, 특히 수박의 경우 과육이 적자색을 띠면서 신맛이 나는 일명 피수박 현상으로 상품성이 떨어지게 된다. 시설하우스의 경우 환기와 차광 등을 적절히 하면 피해를 다소 완화시킬 수도 있다.

닭 등 가축의 폭염 피해도 눈덩이다. 살인적 더위로 폐사한 가축이 지난 25일 농식품부 통계로 전국 13개 시도에서 총 217만7천 마리, 119억 원 규모로 추정됐다. 7월25일 현재까지 폭염으로 인한 가축 폐사는 전년 동기보다 20% 증가했다.

축종별로는 닭 204만2438 마리, 오리 10만4868 마리, 돼지 9430마리가 폐사했다.(추정 보험금 기준)

폐사는 면했더라도 폭염에 지친 닭, 돼지. 소 등 가축들의 사료 섭취량이 줄어 발육이 저하되는 데다, 비육·번식장애, 발병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돼지와 가금류는 타 축종에 비해 땀샘이 발달되지 않아 폭염으로 인한 피해가 크다고 알려져 있다.

농식품부는 폭염 대비 기관 합동 TF를 구성해 가동 중이다. 살인적 폭염에 농산물의 피해로 농산물의 수급안정이 불안하다고 보고 출하 조절과 가격정보 제공 등을 제공하며 조치를 취하고 있다.

농식품부 김정욱 유통소비정책관은 “폭염 장기화로 농가 피해가 우려되고, 일부 농축산물 수급이 악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농업재해대책상황실을 중심으로 폭염 피해 최소화 대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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