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실 노크 - 특허를 말하다- ② 농진청 지역특산물 활용한 고부가가치 신소재 개발 연구팀

▲ 지역특산물을 활용한 신소재 개발에 열중인 박신영 연구사(사진 왼쪽)와 전북농업기술원 송영은 연구사.

가공성·현장성 높여 6차 산업화 토대 마련…수출시장 확대도 기대

“공동과제는 소통이 제일 중요합니다. 자주 만나야 연구과제의 방향이나 진척 상황 등을 효율적으로 잡아나갈 수 있으니까요. 지역이 다르고, 특산품의 특성이 다 다르다보니까 함께하는 시간을 만드는데 많은 노력을 한 것 같아요”
‘지역특산물을 활용한 고부가가치 신소재 개발’을 목표로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식품자원부 박신영 연구사(45·박사)와 전북농업기술원 송영은 연구사(53·박사), 전남농업기술원 강정화 연구관(59·박사), 충남농업기술원 이가순 연구사(59·박사) 등 4명으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이 지난 2015년 꾸려졌다.

연구팀은 그간의 성과로 특허 못지않게 서로의 깊은 우정을 꼽았다. “너무 자주 만나서일까요. 미운정 고운정이 든다는 것이 남의 얘긴 줄 알았는데 정말 그렇더라고요”
그렇게 연구에 몰두하고 때론 수다도 떨면서 3년여 세월이 흐르는 동안 연구팀이 따낸 특허만 6개다.

풍미가 증진된 발효 천마와 그 제조방법, 쓴맛이 감소되고 항염 효과가 증대된 발효 울금의 제조방법, 유산균을 이용한 발효 천마 제조방법, 둥근마 함유 유산균 발효분말 제조 방법과 이용, 발효비파 제조방법과 이를 포함하는 식품조성물, 발효울금 제조방법 및 이를 포함하는 식품조성물 등이다.

“그동안 지역특산물 자원들은 특유의 불쾌한 냄새가 있어 이를 제거해 활용성을 높여야한다는 여론이 많았습니다. 천마의 쿰쿰한 냄새, 울금의 쓴맛, 도라지의 아린 맛, 구기자의 비린내 같은 것들입니다. 또한 둥근 마와 비파는 가공적성이 떨어져 대중적 소비가 어렵다는 지적이었지요. 이런 불쾌취와 독특한 맛을 개선해 낸 것이 이번 공동연구의 성과라 할 것 같습니다”
이들의 공동연구 성과로 인해 각종 먹거리인 지역특산물이 맛과 가공성 좋은 웰빙 식품으로 거듭날 수 있지 않았을까.

▲ 연구과제 협의회의(사진 왼쪽부터 송영은, 박신영, 강정화, 이가순)

지역특산물의 신가치 창출과
건강증진 효과 밝히다

공동연구팀이 지역특산물의 가공애로사항 해결을 위해 초점을 맞춘 것은 발효와 한방가공처리 기술 응용이었다. 천마는 불쾌취를 개선하기 위해 식초 처리와 유산균으로 발효시킨 결과, 이취성분은 50% 감소했고, 주요 약리성분인 가스트로딘 등 유효성분은 2배 증가했다.
또한 항염·항당뇨 효과까지 확인돼 모두 특허출원까지 이르렀다. 둥근마는 유산균으로 발효시켜 약리성분인 디오신을 38.6%, 항산화성은 25% 증가시켰다. 누룩균과 꿀 처리를 통해 단맛 성분이 2배 증가됐다.

충남지역 특산물인 도라지의 아린 맛은 일반적으로 소금물에 담가두면 어느 정도 사라지지만 가공 시에는 없어지지 않는다. 도라지를 유산균이나 식초 처리를 한 결과, 플라티코딘D 등 유효성분이 증가되고 글루타민과 같은 감칠맛의 아미노산이 생성돼 아린 맛과 쓴맛을 개선했다. 또한 호흡기 질환 원인균 억제에도 효과가 있어 감기나 기침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구기자는 청양지역에서 주로 생산되며 특유의 비린내는 가공·건조 과정에서도 없어지지 않는다. 구기자에 유산균과 꿀 처리를 통해 베타인 성분이 4배 증가됐으며 비린내는 55% 감소됐다.

전남지역 특산물인 울금의 쓴맛을 개선하기 위해 누룩균으로 발효시켜 쓴맛을 감소시켰으며 커큐민 등 유효성분이 증가됐다. 또한 뛰어난 항염 효능이 확인돼 이를 특허출원 했다.
비파는 주로 생과 형태로 유통이 되고 있으며 저장성이 떨어지고 밋밋한 단맛으로 풍미 개선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막걸리 처리와 유산균 발효로 약리 성분인 클로로제닉산과 유리아미노산을 40% 증가시켰다.

이러한 기술은 유산균 생산업체를 통해 발효 분말을 부재료와 혼합한 후 휴대하기 간편한 스틱 분말로 개발했다. 소비자 기호도 평가를 실시한 결과, 발효천마 제품은 천마를 음용한 경험 여부와 성별에 따라 달라져 여성보다는 남성의 평가가 높았다. 둥근마 발효분말은 고소하고 단맛과 신맛이 적절하게 배합돼 전체 소비자 평가가 높았고 특히 여성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발효기술을 이용한 지역자원
식품으로서 활용 증가

이렇게 개발된 지역특산물은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하고 기능 성분을 증가시켜 다양한 제품 개발에 응용도 가능하다. 발효천마의 항염·항당뇨 효과는 당뇨병과 같은 대사성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며, 발효울금의 항균·항염 효과는 기능성 소재로서 활용성이 기대된다. 발효마는 발효분말 형태로 개발해 맛과 기능 성분을 향상시켰으며, 발효 도라지는 기관지 관련 질병 예방용으로 농축액 스틱제품이나 타블렛으로 활용 가능해 생산과 소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6차 산업 활성화와 수출
지역특산물의 맛과 가공성이 높아지고 소비량의 증가는 수출과 수확량 증가로도 이어진다. 그에 따른 발효미생물과 한방가공처리 기술을 활용한 지역특산물 자원의 품질 고급화, 현장적용·보급을 극대화하고 있다.

“지역특산물의 맛과 건강 기능성이 밝혀졌기 때문에 소비자 인식이 좋아지고 소비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역문화와 연계해 전통약선음식과 웰빙 문화를 융합한 상품 개발로 소비시장을 공략하고, K-Food, 바이오식품산업 활성화와 FTA 개방화에 따른 경쟁력 확보 등으로 미래 농식품 수출시장까지 확대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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