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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농업안전보건센터 확대 언제까지 미루나…■ 농촌여성신문-한국언론진흥재단 공동기획:지속가능한 농업…농촌여성이 안전해야
이희동 기자  |  lhd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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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22  08:5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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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상대학교 농업안전보건센터에서 상지 근골격계 질환 예방을 위해 찾아가는 의료서비스를 실시하는 모습.

⓷농업인 건강불평등 야기하는 정부

단기적 성과 원하는 정부는 지원 소극적
농업안전보건센터 부족한 지원…농업홀대론 방증
경기·충북·전북·경북 설치와 센터 시즌2 필요

2013년 운영 시작한 농업안전보건센터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작업으로 인한 농업인의 직업성 질환을 연구하기 위해 지난 2013년부터 농업안전보건센터(이하 센터)를 지정해 현재 전국 5개소가 운영 중이다. 강원대학교(허리), 조선대학교(무릎), 경상대학교(상지 근골격계), 단국대학교(농약중독), 제주대학교(농작업 손상)등으로 분야를 나눠 운영되고 있다.

연구결과 농업인 유병률이 일반인과 여타 산업 근로자의 관련 질환 유병률과 비교해 봤을 때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고, 특히 여성농업인에게 더욱 높은 유병률이 나타났다. 가사와 농작업의 병행, 잘못된 농작업 자세와 열악한 농업환경 등의 요인으로 남성에 비해 더욱 많은 질환에 노출돼 더 높은 유병률이 나타난 것이다.

농식품부는 이 연구결과들을 바탕으로 농작업 환경과 작업자세 개선, 작업보조구 활용, 치료와 예방을 위한 운동프로그램 개발 등 농업인의 건강증진을 위한 데이터로 사용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2015년 ‘농어업인의 안전보험 및 안전재해 예방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고, 농업인 재해보험의 시행과 맞물려 센터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또한 농업인 안전재해 예방을 위해 국가가 5년마다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사업시행을 하도록 하는 등에 발맞춰 센터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3년마다 농식품부는 센터 지정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물론 연구용역으로만 역할을 한정한다면 3년이란 시간은 충분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활용여부에 따라 센터는 얼마든지 다양한 형태로 발전할 수 있다.

지난해 본지가 주최한 센터와 관련한 토론회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개진됐다. 2013년 처음으로 충북농업안전보건센터로 지정받은 충북대학교 의과대학은 2016년 재지정을 받지 못해 환경의학센터로 바꿔 운영 중이다. 이에 대해 김헌 교수는 “미리 정해진 심사기준에 따라 자체적으로 채점한 결과, 우리 센터는 상위권의 점수로 당연히 재지정을 예상했지만 결과는 기준미달로 다시 지정받지 못했다. 그리고 심사에 대한 문의를 했지만 농식품부는 답변을 해주지 않아 어떤 점이 미비했는지 결국 알 수 없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외에도 농업인들의 호흡기 질환 예방을 위한 경기농업안전보건센터로 지정받은 한양대학교는 경기도농업기술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농업인 호흡기 질환 현장검진 실시, 예방교육, 고위험 농업인 추적관리 등에 관해 업무협약을 맺고 활동했지만 역시 3년의 기간이 끝난 후 재지정받지 못했다. 경북농업안전보건센터로 지정받은 동국대학교는 쯔즈가무시, 렙토스피라증, 브루셀라증,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등 인수공통 감염성 질환에 대한 사업을 진행지만 역시 다시 지정받지 못했다.

내년 재지정 여부도 불투명
아예 처음부터 센터가 없었던 광역자치단체도 있다. 바로 전라북도다. 지난 4월 전라북도는 농식품부에 공식적으로 전북농업인이 역차별을 받고 있기 때문에 농업안전보건센터 신규지정을 위한 공문을 발송했다. 하지만 농식품부는 현재 농업안전보건센터는 질환 또는 부위별로 운영되기 때문에 지역별 차별은 없다는 입장으로 전북지역의 신규지정에 부정적인 입장을 알려왔다.

하지만 현실과 농식품부의 입장과는 큰 차이가 있다. 현재 운영되거나 운영을 종료한 센터 모두 그 지역의 농업인들을 대상으로 검진과 추적조사, 그리고 예방운동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센터별로 차이가 있지만 연간 약 3억 원의 예산으로 운영되는 상황에서 전국적으로 사업을 수행하기에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센터를 운영 중이거나 운영했던 관계자들은 농식품부의 부족한 소통과 소극적 지원을 지적한다. 개별 센터에 국한된 얘기가 결코 아니다. 3년마다 지정을 받다보니 센터 직원들은 계속 근무할 수 있을지 불안해 한며, 이직도 잦고 채용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과연 내년에 현재 5개 센터 중 과연 몇 군데나 지정을 받을 수 있을지 예상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농업인 건강증진이라는 단기적으로 성과를 거둘 수 없는 분야에 대해 정부의 소극적인 의지는 농업홀대론의 또 다른 증거라고 할 수도 있다.

최소 3년에서 최대 6년 동안 진행한 센터의 DB는 여러모로 활용가치가 높다. 질환의 유병률, 장애발생 감소를 위한 실행방안 마련을 통한 농업인의 건강을 개선하고, 소득증대, 그리고 국가 의료비 감소에 기여하는 정책근거로도 활용될 수 있다.

강원센터는 자살률이 높은 한 마을의 보건소와 운동프로그램을 수행해 자살률을 떨어뜨렸고, 충남센터는 시판되는 농약상품 2592종과 원제 404종에 대한 전수조사를 함으로써 농약중독 연구의 첫 단추를 끼웠다. 전남센터는 곡성군 농업인재활센터와 함께 지역주민 중에서 운동프로그램을 가르치는 일자리를 창출하는 성과도 거뒀다. 지금의 역할을 확대해 일반 근로자들의산업재해에 특화된 의료시스템을 갖춘 전국 10개의 산재병원처럼 센터가 농업인 직업성 질환에 특화된 치료를 수행할 수 있도록 이른바 시즌2를 고민해볼 시기다.

농식품부는 누구나 살고 싶은 복지 농산어촌 조성을 위해 2021년부터 여성농업인을 대상으로 한 건강검진 시범사업을 수행한다고 올 초에 밝혔었다. 하지만 새로운 정책보다 지금의 센터의 활용도를 높이는 게 순리가 아닐까 싶다. 지난해 한 토론회에서 한 여성농업인은 이렇게 말했었다.

“농업안전보건센터가 이렇게 중요한 일들을 하는 줄 미처 몰랐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센터가 큰 돈이 드는 것도 아닌데 없어진다니 이해할 수 없다. 정부가 우리 농업인들의 현실을 깨닫고 진정 필요로 하는 정책이 무엇인지 꼭 알았으면 한다.”

농식품부를 비롯한 정부가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미니인터뷰-경상대학교 농업안전보건센터 박기수 센터장

   
 

“농업안전보건센터 존재가치 커”

상대적으로 의료혜택에 취약한 농촌지역은 결국 찾아가는 의료서비스가 해답이 될 수밖에 없다. 경상대학교는 지난 2013년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경남농업안전보건센터로 지정받았다. 이 지역의 농특산물인 사과, 단감, 배 등 과수농업 종사자에게 많이 발생하는 어깨, 팔, 손의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유병률과 위험요인을 분석해 예방대책을 마련하는 일을 수행 중이다.

우선 상지(허리 위쪽 신체, 어깨·팔·손) 거상 농업인 550명, 상지 비거상 농업인 300명, 비농업인 300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통증 또는 회전근개 파열 비율이 상지 거상 〉 상지 비거상 〉 비농업인 순으로 조사됐다. 상지 거상 농업인의 주요 상지관련 질환 유병률이 타 농업인과 일반인에 비해 높으므로 작업자세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경남지역의 특화 작목에 대한 지속적이고 포괄적인 개입과 모니터링으로 농업인 삶의 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우리 센터의 사업목적은 농업인 상지 근골격계 질환의 농작업 관련성을 규명해 농작업 환경개선을 위한 자료 확보가 우선이다. 그리고 관련 질환자의 DB구축, 한국형 매뉴얼 정립을 바탕으로 예방활동 마련하는 게 1차년도 사업 결과다.

2차년도 부터는 질환예방을 위해 농업기술원, 농업기술센터, 보건소, 농협 등과 협업체계를 구축했다. 올바른 농작업 자세 교육뿐만 아니라 요즘처럼 무더위를 이기기 위한 건강수칙 등의 찾아가는 건강교육을 통해 농촌지역의 의료접근성을 개선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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