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용 농촌진흥청 밭농업기계화연구팀장

"여성․고령농업인을 더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밭농업 발전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

여성친화형 농기계뿐만 아니라
다양한 밭농업 기계화 기술을 개발해
많은 농가가 생산성을 높이고
노동력은 절감해 농가소득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최 용 농촌진흥청 밭농업기계화연구팀장

4차 산업혁명이 이슈화 되고 사물인터넷(IoT)을 접목한 최신 산업기술이 활발히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농업·농촌은 인구 감소와 더불어 고령화와 여성화로 인한 일손부족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기준 65세 이상의 농가 인구는 103만 명으로 고령화율이 42.5%이며, 여성 농가 인구는 127만5천 명으로 총 농가인구 대비 51.1%에 달한다. 농촌인구 절반이 고령이거나 여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이를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팜, 로봇화 등 다양한 개선방안이 나오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다양한 환경의 밭농업에 적용이 쉽지만은 않다. 논농업 기계화가 97.9%인 것에 비해 밭농업 기계화는 58.3%로 현저히 낮은 실정이다. 특히 농업·농촌의 고령·여성 농업인 증가에 따라 기계화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현장 맞춤형 농기계와 재배기술을 개발·보급하는 밭농업 기계화를 중점 추진하고 있다. 이에 농촌진흥청에서도 현장 맞춤형 밭농업기계 개발의 일환으로 여성과 고령농업인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여성친화형 농기계를 개발하고 있다.

그럼 여성친화형 농기계란 무엇인가? 여성친화형 농기계의 정확한 의미는 ‘밭작물 생산 과정 중 여성이나 고령농업인이 주로 수행하는 농작업에 대해 노동 강도를 줄이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농기계’를 말한다. 이 의미를 담아 여성과 고령농업인의 신체조건을 고려해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인간공학적 설계를 적용해 여성친화형 농기계와 편이장비를 개발해야 한다.

그동안 개발한 여성친화형 농기계를 살펴보면, 주요 밭작물의 씨앗이나 육묘를 땅에 심는 파종기와 정식기, 땅속 작물을 수확하는 굴취기와 수집형 수확기 등이 있다. 이 기종들은 주로 여성이나 고령농업인이 인력으로 수행해 노동 강도가 큰 농작업을 기계화로 대체한 것들이다. 기존 농기계를 편리하게 이용하기 위해 성능을 개선·보완해 작업 편이성을 높이고 안전성을 향상하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이 중 작업 편이성을 향상한 밭작물용 트랙터는 최저지상고가 45㎝이고, 바퀴 폭은 120~150㎝의 범위에서 조절이 가능해 농작업 정밀도를 높였다. 또한 트랙터 전방에 붐방제기나 운반적재기 등의 장착으로 고역작업을 대체해 작업 편이성을 향상시켰다.

그 외 소형 동력 파종기, 트랙터용 작업기 탈부착 장치, 3륜 승용관리기, 부착작업기, 농산물 도난방지시스템 등과 같이 소형이고 경량이며 자동화한 농기계와 편이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여성친화형 농기계를 여성·고령농업인들이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농기계 안전 이용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밭농업 기계 안전이용 교육과 임대사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즉, 실수요자 중심의 여성친화형 농기계 기술과 농기계 임대사업 활용 교육을 강화해 농기계에 대한 공포심을 줄이고, 안전이용 방법 교육으로 농업현장에 조기 정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농업인 맞춤교육과 현장기술지원을 연중 운영해 작목별 맞춤형 농기계 활용법 등 농기계 이용 기술도 지원해야 한다. 농기계 세미나, 연·전시 교육 등을 통해 농기계 임대사업 담당자에 대한 관리 지원으로 기계화를 확산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이처럼 여성친화형 농기계를 필두로 농업·농촌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해 여성·고령농업인을 더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밭농업 발전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 작지만 강한 밭농업이 함께 만들어가는 농업·농촌에서 누구든지 편하게 농사를 짓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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