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6·13 지방선거, 여성 성적표는?

2018년 6.13 지방선거는 사전투표부터 20.1%를 기록하더니 최종적으로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 당시 기록한 56.8% 투표율보다 높은 60.2%를 기록했다. 지방 선거에서 마의 60%를 넘긴 것은 1995년 1회 지방선거 이후 23년만이다. 올해 지방선거의 투표율은 상승했으나 여성 후보자들의 당선은 미미했다. 개표방송에서 보여진 17개 광역단체장은 남성뿐이었고, 재보궐선거 지역구 12곳 또한 모두 남성 후보가 당선됐다. 이 가운데 몇몇 여성 유권자들은 투표용지에 여성 정치인이 없다면 그 표를 무효표로 만들자는 운동까지 벌이기도 했다. 처음부터 여소남대 공천에서 여성 후보자들은 과연 어떠한 성적을 냈을까.

여성 기초단체장 9명→8명
울산서 첫 여성 교육감 탄생

1995년 첫 지방선거가 시작된 후 6번의 선거가 치러졌지만 광역자치단체장 가운데 여성 당선자가 나온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올해 6.13 지방선거도 마찬가지다.

또 범위를 넓혀 시장·군수·구청장까지 꼽아 봐도 20년간 배출된 여성 당선자는 21명에 불과하다. 이는 전체 당선자 수의 1% 남짓한 비율이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여성 공천이 적다는 것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올해 6.13 지방 선거에서 남녀후보자 비율을 따져보면 적게는 4배에서 많게는 20배 이상 차이가 난다.

17개 광역단체장 후보 71명 중 여성은 6명이었으며 기초단체장 후보 749명 중에서는 35명, 시·도의회의원 1886명 중에서 274명, 구·시·군의회의원 5318명 중에서 992명이었다.

이 중 기초단체장은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보다 전체적인 후보자 수는 증가했지만 여성 후보자 수는 40명에서 35명으로 감소했다. 선출직이 아닌 광역비례의원에서 여성 후보자는 295명 중 209명이었으며 기초비례의원은 882명 중 799명이었다.

이에 6명의 교육감 후보까지 합하면 이번 지방선거에 등록된 여성 후보는 2315명이다.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 때 기록한 1827명의 여성 후보보다 488명 늘었지만 여전히 남성 후보자에 비해선 3배나 적은 숫자다.

여성 후보자 수가 남성 후보자에 비해 현저히 적다는 공천 결과처럼 시·도지사를 뽑는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여성 당선자는 전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6.13 지방 선거에서는 후일 여성 광역단체장 탄생에 대한 장벽이 허물어지는 듯한 모습이 보였다.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의 유일한 여성후보였던 무소속 이정숙 대구시장 후보가 1.4%라는 저조한 득표율을 기록한 가운데 올해는 자유한국당 송아영 후보자가 세종특별자치시에서 18.1%를 기록해 여성 광역단체장의 당선 가능성을 높였다.

한편 부산 시군의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서은숙 후보와 정명희 후보, 정미영 후보 모두 50%를 넘기며 각각 진구청장, 북구청장, 금정구청장으로 당선되는 저력을 보였다.

서은숙 당선인은 시의원 3선 경험이 있는 자유한국당 김영욱 후보를 물리쳤고, 정명희 당선인은 재선을 노리는 자유한국당 황재관 후보자를 큰 격차로 따돌렸다. 정미영 당선인도 재선에 도전한 자유한국당 원정희 후보자를 누르고 당선이 확정됐다.

또 더불어민주당 은수미 후보가 자유한국당 박정오 후보를 제치고 성남시장으로 당선됐다. 은수미 당선인은 경기도 내 31개 시·군 중 유일한 여성 당선인이자, 여성 최초 100만 도시 기초단체장으로 당선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교육감 선거에서도 강은희 후보와 노옥희 후보가 대구와 울산에서 교육감에 당선됐다. 특히 노옥희 후보는 울산광역시 첫 여성 교육감의 탄생을 알렸다.

대전광역시에서도 더불어민주당 박정현 후보(대덕구)가 57.6%에 달하는 지지율을 기록하며 대전광역시에서 첫 여성구청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아울러, 자유한국당 조은희 당선인과 더불어민주당 김수영 당선인은 각각 서초구와 양천구에서 재선에 성공한 구청장이 됐다.

이외에도 시의회의원 선거에서 전남 구례군 의회의원 구례군나선거구 이승옥 후보가 구례서 여성 선출직 재선에 성공했으며, 김포 시의회의원 김포시라선거구 신명순 후보가 3선 의원이 됐다.

양성평등을 외치는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정치계에서 양성평등은 요원하다. 국민을 대표하는 정치인이 90% 남성으로 이뤄져있다면 여성을 대표하는 정치인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앞으로 각 정당은 여성 유권자들의 공감을 얻어내기 위해 여성의 대표성이 확실히 높아질 수 있도록 여성을 인재로 키우는 방안들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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