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동 시인․칼럼니스트

지방선거는 생활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함으로써
농업인 참여의식을 높이는
생활중심 정치활동이다.

지방살림을 잘 챙겨 살기 좋게
만들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 김훈동 시인․칼럼니스트

적당한 인물을 어느 자리에 올려놓는 작업이 바로 선거다. 선거는 사실 결과보다는 과정의 예술이다.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수많은 공약이 봇물처럼 넘쳐나고 있다. 지방선거는 나와 이웃, 우리 아이들의 삶과 직결된 생활민주주의로 ‘마을 민주주의 출발점’이다. 후보에게는 결과인 당선여부가 중요하다. 하지만 유권자들 입장에서는 선거과정에서 얻어지는 과실(果實)의 내용이 더 중요하다. 후보들이 여러 정책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토론하고 수렴하는 것이 매우 유익하기 때문이다. 특히 농촌지역의 선거에서는 더욱 그렇다.

요즘 농촌·농업인은 여러 가지 문제로 어렵다. 김영란법 이후 농촌경제는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 경제발전과 서민물가 안정이라는 이유로 농업과 농업인의 희생을 강요해 다른 상품이나 공산품에 비해 농업인의 주 소득원인 쌀값은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그마저 하루 쌀 소비량이 1인당 170g에 불과하며 해마다 쌀 소비량이 줄고 있다.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은 23.8%에 머물고 농촌과 도시의 소득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영농현장에 최저임금 인상의 불똥이 튀어 농가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어 걱정이다. 외국인 노동력이 점유한 영농현장을 이제 가족들로 일손을 충당하거나 영농규모를 줄여야 할 추세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농촌지역에 나온 후보들은 농촌이 직면한 문제를 풀 해법을 제시하는 공약을 내놓아야 한다. 그것이 농업인 유권자가 해결되기를 바라는 이슈다. 농업인은 마을이슈를 잘 파악하고 그에 걸맞은 공약을 낸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지방분권의 시대가 다가오는 상황에서 민선7기 지방선거는 매우 중요하다. 유권자의 참여와 올바른 선택이 중요한 이유다.

지방선거는 민생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그만큼 유권자의 책임이 더 커졌다. 농촌지역은 농업지원 공약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 누구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농업인의 삶의 질과 환경이 결정된다.
뽑고 가리는 일이 중요하다. 4년 만에 한 번 갖는 지방선거지만 유권자는 여전히 복잡하고 낯설다. 아직도 투표를 목적에 두고 후보자가 누구인지, 무슨 정책과 아이디어를 가졌는지, 많은 이들이 잘 모르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후보들의 면면을 살펴 옥석을 가려야 한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 잘못 뽑으면 일을 크게 그르치는 법이다. 4년은 결코 짧지 않은 기간이다. 농업인 유권자가 더 지혜로워야 한다. 대충 투표하는 농업인이 없어야 한다. 투표하지 않는 유권자는 당선된 공복(公僕)에게 무엇을 요구할 수 있을까. 머리 풀 일이 있어도 투표는 꼭 해야 한다. 투표하는 농업인은 주인이고 그렇지 않은 농업인은 손님이다. 투표율은 참정권 행사의 척도다. 농업인들은 소중한 권리를 행사하는 떳떳한 유권자 의식을 가져야 한다.

남은 선거기간 후보는 유권자의 눈살을 찌푸리지 않게 파인플레이를 해야 한다. 오죽하면 ‘정치는 적을 만드나 문화는 친구를 만든다’고 했을까. 상대방 흠집잡기나 먼지털기식의 네거티브 전략을 접어야 한다. 자칫 후보자의 이전투구식 공방은 투표율을 떨어트리는 요인이 될 수가 있기에 그렇다. 정치는 봉사라는 신념으로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겠다는 마음자세를 가져야 한다.

당선 후 수행할 정책을 농업인 유권자에게 알리고 실천을 약속하는 공약이 중요하다. 지방선거는 생활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함으로써 농업인 참여의식을 높이는 생활중심 정치활동이다. 지방 살림을 잘 챙겨 내가 사는 곳을 좀 더 살기 좋게 만들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들뜬 선거분위기보다는 냉철한 판단으로, 감성보다는 이성(理性)으로 투표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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