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사례 - 경기도 수원 당수동시민농장

▲ 당수동시민농장을 찾는 시민들은 직접 밭을 갈고 모종을 심으면서 농업인들의 마음을 이해해 나가고 있다.

지난 14일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오전,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당수동시민농장을 찾았다. 새벽부터 내린 비에 공기가 무거웠음에도 불구하고 당수동시민농장은 도시농업에 대한 교육생들의 열정으로 가득했으며, 우산도 없이 장화만 신은 채 하우스와 교육관을 오가기도 했다.
“주말농장을 가꾸면서 건강도 좋아지고, 가족들 간의 사이도 돈독해졌어요.” 주말농장을 오랫동안 꾸려온 한 시민의 말이다. 과연 도시농업은 도시민들의 일상에 어떻게 스며들었을까.

안전한 먹거리 위해 주말농장 찾아
농작물로 팜파티 열어…공동체 회복

안전 먹거리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
도시농업에 시민들의 생각을 알아보기 전, 현재 당수동시민농장에서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 남궁진영씨를 먼저 만나봤다. 남궁진영씨는 당수동시민농장을 찾기 전 약 10년 동안 집 근처에서 주말농장을 지었다고 한다. 아울러, 수원시 호매실동에 위치한 도시농업 공간인 칠보산자유학교에서 활동하면서 학생들에게 농업에 대한 소중함을 알려줬다고.

▲ 남궁진영씨

과연 남궁진영씨가 도시농업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텃밭이 우리에게 주는 소중함을 깨달았다”며 “주말농장을 운영하면 공동체 회복은 물론,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올바른 생각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대부분의 도시민들이 도시농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건강한 먹거리와 관련이 깊다. 이와 관련, 지난해 살충제 달걀 파동이 일어나면서 제초제와 농약 등에 대한 불신으로 직접 농사를 짓기 시작한 회원도 쉽게 만나볼 수 있었다.

최근 귀농을 꿈꾸고 있는 이광숙씨(54)는 나이가 들수록 약해지는 몸과 지난해 발생한 살충제 달걀 파동 이후 가족들과 함께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한다.

“솔직히 모든 농산물이 무농약으로 재배되면 좋지만 대량으로 키우다보면 힘든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자급자족할 수 있을 만큼의 양으로 무농약을 실천하려고 부단히 애쓰고 있죠.”

이광숙씨의 말처럼 당수동시민농장은 현재 3無를 실천하고 있다. 바로 비닐멀칭 안하기, 화학비료 사용 안하기, 농약 사용 안하기다. 이를 통해 당수동시민농장은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약속을 계속해서 지켜나가고 있다.

수원시생태환경체험교육관에서 사회환경교육지도사로 일하고 있는 신은미(49)씨 또한 텃밭의 소중함을 알고 싶어 당수동시민농장을 방문하게 됐다 말했다.

신은미씨는 “학생들과 환경관리수업, 숲체험, 자연놀이, 텃밭 가꾸기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체계적인 환경에서 교육시키고 싶어 당수동시민농장을 찾았고, 오히려 텃밭을 통해 공동체에 대한 것을 더 많이 배워가는 것 같습니다”고 소감을 전했다.

남궁진영씨는 회원들이 직접 키운 농작물을 이용해 다래기장터에서 버터감자 등 먹거리를 판매하고, 농작물 수확시기에는 회원들과 팜파티 개념으로 ‘비빔밥 만들어 먹기’ 행사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행사를 통해 이웃과 공동체에 대한 올바른 개념을 쌓아갈 수 있다고 남궁진영씨는 덧붙여 설명했다.

“일주일에 2번 정도 모임을 갖고, 여름이면 매일같이 잡초를 베러 시민농장에 방문합니다. 또 직장에 다니시는 분들은 퇴근 때마다 당수동시민농장에 들려 자신의 텃밭을 관리하죠.”

가족과 함께 당수동시민농장을 찾은 이들은 가족과의 대화가 늘어났다며 주말농장에 대한 장점을 언급했다. “아이들 스스로 직접 물을 주면서 키운 농작물이기에 편식하는 비율도 줄어들었습니다.”

커리큘럼에 따라 체계적인 교육 속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시민들은 이날 직접 집에서 챙겨온 음식물쓰레기를 이용해 천연퇴비 만드는 법에 대해 배웠다. 질문도 끊이질 않았다. 전문 농업인의 면모를 보이며 조금 더 안전하고 완벽하게 농작물을 키우기 위해 EM미생물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이후 실습을 진행할 수 있는 하우스에서 함께 천연퇴비를 만들었고, 이 퇴비는 10평 남짓한 각자 텃밭에 나뉘어 뿌려질 예정이다.

“주말농장 등 도시농업을 하시는 분들은 농사를 지어 판매하기보다는 자급자족을 위해 주말농장을 가꾸고 계십니다. 아울러, 도시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농업을 통해 해소하고, 잃었던 건강을 챙기고, 이웃과 소통하며 농산물이 얼마나 힘들게 탄생하는 것인지 배우고 있죠. 앞으로 많은 도시민들이 농사의 수고로움을 알고 도시농업을 기반으로 귀농, 귀촌에 도전해 좀 더 활발한 농촌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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