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농업인 정책토론회서 각계 전문가 머리 맞대고 묘안 찾아

▲ 지난 6일 국회에서는 미래산업으로서의 농업을 이끌어 나갈 청년농업인 육성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날로 증가하는 청년실업률, 농업이 블루오션 될 수 있어
지금이 농업부흥의 골든타임…청년농업인 육성이 해답

지난달 한 포럼에서 세계적인 투자가 짐 로저스는 한국은 세계적 농업부국이 될 것이라면서 본인이 언어만 가능했다면 한국에서 농사를 지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허나 이 말을 듣고 수긍하기 보다는 고개를 갸웃거리는 이들이 많았다. 계속 최고치를 경신하는 청년실업률로 3포(연애·결혼·출산 포기)세대를 넘어 n포 세대라는 신조어까지 횡행하고 있는 현실 때문이다.

그동안 청년들의 일자리 마련을 위해 많은 예산이 쓰여 왔지만 그 효과는 두드러지지 않았다. 그래서 기존 산업계에서 농업으로 눈을 돌려 청년일자리를 만드는 게 여러모로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40세 미만 청년농업인 직불제 도입을 대선 때 공약했고, 이는 청년농 영농정착지원제라는 정책으로 구현됐다. 물론 아직 걸음마를 뗀 사업들이 많아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 이에 지난 6일 국회에서는 지금의 현실을 짚어보고 앞으로 청년농업인의 활로를 고민하는 정책토론회가 한국청년농업인연합회와 농촌진흥청 주관으로 열려 많은 이목이 집중됐다.

현재 10000여 명의 청년농업인 중 6000여 명이 가입해 있다는 한국청년농업인연합회 최병문 회장은 “지금의 청년농업인은 부모세대의 방식이 아닌 세계 농업강국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1등 교육, 1등 기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회장은 “지금은 농업이 침몰할지 비상할지 결정할 골든타임임을 잊지 말고 정부당국이 기존의 제도와 프로그램을 과감히 청년농업인에 걸맞게 혁신해 달라”고 요청했다.

국가경쟁력의 원천은 청년에 있다는 정세균 국회의장은 “오랫동안 일자리는 블루칼라, 화이트칼라를 만든다는 것, 농지면적은 좁기 때문에 우리농업은 발전하기 불리하다는 고정관념에 젖어 있었다”면서, “그러나 사회 전 분야에 스마트시대가 도래함으로써 농업생산성 향상과 농촌의 활력 제고, 많은 청년일자리 창출이 가능해졌다”고 말하며 이번 토론회를 시작으로 농업이 날로 솟아나는 산업으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평소 농업과 농촌이 살려면 귀농·귀촌인을 늘려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설훈 위원장은 “농촌의 고질적인 고령화문제를 해결하려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청년농업인들이 늘어나야 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IT산업과 한류가 지금처럼 세계일류로 자리잡을 줄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지 못했듯이 남들이 도전하지 않는 농업에 투신한 청년농업인들의 미래는 매우 밝을 것”이라고 말하며 앞으로 세계최고의 농업과 농촌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20대에 경남 남해에서 농민회를 조직하고 36살의 나이로 군수가 된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농업을 육성해야만 청년들이 몰려들 것이라면서 다섯 가지 주장을 펼쳤다. ▲미래산업으로서 4차 산업과 6차 산업의 병행 ▲웰빙과 유기농에 특화된 경쟁력 획득 ▲생활환경과 문화시설 확충 ▲지방정부 주도의 농업전략 구축 ▲다양한 농산품과 융합기술 개발 등을 언급하며 농촌의 활기를 불어넣을 청년농업인을 응원했다.

4-H회원으로서 농업을 시작해 지금의 기업을 일군 하림그룹의 김홍국 회장은 농업이 비전 없는 사양산업이 아니라 우리가 육성해야 할 무궁무진한 가치를 지닌 필수산업이라면서 청년들의 도전을 촉구했다. 김 회장은 구체적으로 “현재 세계 식품산업 규모는 7조 달러로 자동차·철강·IT산업을 합친 것보다 큰데, 우리나라보다 환경적·인적 여건이 불리한 네덜란드가 농식품 분야에서 358억 달러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네덜란드가 젊은 인력들이 농식품산업에 뛰어들어 혁신을 주도하고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것처럼 우리도 육종전문가, 농기계 전문엔지니어, 농축산 현장전문가가 절대 부족하므로 이런 분야에 도전하라고 덧붙였다.

농촌진흥청 김상남 농촌지원국장은 우니나라 농가경영주 평균연령은 66.3세고, 40세 이하 비율은 1.1%로 불균형이 매우 심하다면서 연간 1000명 이상의 청년농업인 추가 유입이 필요할하다고 강조했다. 김 국장은 청년농업인 육성을 위해 ▲청년영농정착 지원금 ▲준비기·창농초기·성장기·정착기로 창업단계 세분화 ▲4-H와 같은 단체활동으로 소속감 부여가 필요하다면서 특히 농진청의 ‘청년농업인품목별 네트워크’를 통해 올해는 3개, 2022년까지 12개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을 밝혔다.

박선규 영월군수는 영월군의 청년농업인 육성정책을 소개했다. 박 군수는 “영월군은 4-H 활동지원 조례를 제정해 농업기술, 인문학 교육, 문화탐방 기회를 제공하고 있고, 2013년부터 1개소 당 1천750만 원 사업비로 농기계와 시설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농기계임대사업소, 농산물가공센터, 유용미생물센터와 공립형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지자체에서는 청년농업인을 6차 산업 경영주체이자 친환경농업 선도자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경기도 김포시의 게으른농부 영농조합법인 주정민 대표는 “지금 법인은 100농가가 300ha의 농지에서 공동영농을 실천하면서 생산과 판매, 농기계 운영 등 1차 산업부터 6차 산업까지 모두 함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많은 실패 끝에 신개념 영농조합 모델을 만들어낸 주 대표는 고품질의 쌀을 생산해 ‘초지일관’이라는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전국적 인지도를 얻었다면서 눈 앞의 이익보다 소비자와의 상생을 먼저 생각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이런 소신이 김포에서 새로운 일자리도 만들면서 소득도 올리는 일석이조 효과를 거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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