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관광객이 즐겨 찾는 관광지인 서울 명동은 젊음의 거리로 유명하다. 젊은이들로 넘쳐나다 보니 중년 나이의 사람조차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명동에서 유일하게 중장년층을 쉽게 만날 수 있는 곳이 명동교자다. 이곳은 명동칼국수를 지금의 대명사로 탄생시킨 명동의 원조 칼국수 집이지만 전국에 이름만 같은 명동칼국수 간판이 내걸리자 명동교자로 이름을 바꿨다. 오직 명동에 본점과 분점 두 곳 매장을 둔 채 이곳 칼국수를 먹으려면 명동을 찾게 만들고 있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부침이 심한 명동의 다른 곳과 달리 명동교자는 그 옛날 그 위치를 반세기 넘게 지키고 영업하고 있다. 중년의 동창모임, 의좋은 노년의 부부, 손주까지 함께 한 3대 등등... 칼국수 한 그릇에 추억과 정을 나누는 장소가 됐다.

명동교자는 내게도 대학 때 아르바이트로 처음 번 돈으로 칼국수 좋아하시던 어머니와 찾았던 추억의 장소다. 수십 년 지난 요즘도 엄마와 함께 먹었던 그 맛이 엄마처럼 그리워 연례행사로 명동을 찾고 있다.

스마트팜,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농촌 변화의 물결이 거세다. 뒤쳐지지 않으려면 쫓아가야 한다는 불안감도 든다. 하지만 농촌에도 세월이 가도 변하지 않을 명동교자 같은 존재가 있어 세대를 아우르고. 소통할 수 있었으면 한다. 농촌다움의 보전이 그래서 중요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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