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 CJ 중국주재 한광희 대표

‘중국인들이 관심을 가지는 물건은 가격이 오른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로 거대한 국토와 압도적인 인구를 가진 중국은 정치·경제적으로 세계적인 영향력이 크며
세계 시장의 거대한 상품 공급처다. 최근 우리나라와 사드 설치 문제로 갈등이 격화돼 경제 보복으로 금한령까지 내려져 중국 대상 업계에 혼란이 야기되기도 했다.
거대기업은 물론 개인사업자까지 중국시장의 발전 잠재력을 보고 중국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모두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2005년 중국 주재원 근무를 시작으로 13년간 중국 100여 개 도시를 돌아다니며 국토 크기만큼이나 경쟁이 치열한 중국시장을 뛰어다녀 능력을 인정받은
CJ중국주재 한광희 대표를 만나 중국의 재미난 실상과 영업 경험담을 들어봤다.

본사·사업장은 대도시에
공장은 인근에 마련해야

개인은 틈새시장 공략해야 성공
리더 추진력과 구성원 실행력이 경쟁력

중국은 국토가 넓어 대륙이라 부르는 큰 시장
“저는 중국 주재원으로 13년동안 7년은 북경에서 조미료 위주의 식품을 팔았습니다. 이후 지금까지 영화관 사업을 하고 있지요. 조미료를 판매하던 시절에 제품점유율이 3%였지만 40%까지 높였습니다. 영화관은 8개였던 것을 42개 도시에 81개까지 늘렸습니다.
영업마케팅본부장으로 조미료 시장을 개척했던 경험과 중국주재 대표로서 영화관 사업을 확장했던 경험을 중심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 농민들이 농산물 가공상품 생산을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저의 중국현장 경험담은 좋은 참고가 될 것으로 봅니다.”

한 대표는 중국사람들은 중국의 국토가 넓다보니 중국 자체를 하나의 국가라기보다 하나의 ‘대륙’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홍콩과 대만사람들 역시 중국본토를 ‘대륙’이라고 부른다.
“국토가 넓다보니 남쪽 광동성은 인구가 1억 만 명, 성도(省都)인 광저우는 1300만 명으로 겨울에도 영상의 온도로 9개월 이상 에어컨을 가동합니다. 반면 흑룡강성의 하얼빈은 시베리아대륙에서 불어오는 찬바람으로 -25℃의 혹한이 2개월간 지속됩니다. 그래서인지 이곳 주민들은 52˚의 도수가 높은 백주를 마시죠. 한편, 광저우와 하얼빈의 훼미리마트와 편의점, 스타벅스 커피전문점의 점포수와 상품전시품목은 현저하게 차이가 나 완전히 다른 나라처럼 보입니다.”

“또 까르푸와 같은 대형 할인매장에 가면 매우 다양한 제품이 진열돼 있는데, 그중 광동성 광저우지역의 회원제 할인매장인 메트로에 가면 냉동코너에 악어고기를 부위별로 선별헤 판매하고 있습니다.”

인구 14억 명, 우리나라에 없는 직업 숱하게 많아
인구가 14억 명이라 인구 계층 구조를 보면 서민계층이 다른 나라보다 넓게 분포돼 있다. 배달원과 마사지사, 경비원 외에 다른 나라에서 볼 수 없는 낯선 직업인이 많다. 한편 상류층으로 올라가면 다른 나라에 비해 부유한 최상류 고소득층이 14억 인구 중 3%이상 돼 소비스케일이 엄청 크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부터 주5일 단위 차량운행통제를 했는데, 부유층은 차를 2~3대씩 보유해 운행이 줄지 않아 그 실효를 얻지못할 정도였습니다.”

중국은 국토가 넓어 자금성은 고사하고 바다를 보지 못한 사람들이 숱하게 많다. 중국인들은 음력설을 춘절이라고 해 큰 명절로 여긴다. 이때 모두들 고향에 가는데 한 대표 밑에서 일하는 조선족 교포는 북경에서 백두산 근처 연길 3500km를 운전한다고 했다. 서울~부산간 477km인 점을 감안하면 엄청 먼길이다. 따라서 춘절휴가가 보통 1주~10일, 5주까지 장기간인 업체도 있다고 한다.

중국 시장점유율 2%는 한국의 10~15% 수준
빠른 속도전, 인내력 가진 장기전으로 경영해야 성공

한 대표에게 중국에서의 기업경영 얘기를 물었다.
“중국은 인구대국이라 우리나라와 비교해 시장의 규모가 엄청 큽니다. 따라서 중국의 전국을 대상으로 자동차와 휴대폰, 식품 등 10%대 두 자리 수의 시장점유율이면 TOP3의 위상을 갖게 됩니다. 만약 중국시장 점유율이 2%라면 한국에서의 10~15%의 시장점유율과 맞먹을 정도죠.”
따라서 중국에서의 기업경영은 업종별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규모와 투자, 마케팅 활동이 요구된다. 이에 빠른 속도전과 인내력이 요구되는 장기전까지 함께 아우르는 자세로 경영을 해야 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또한 한 대표는 중국 뿐만 아니라 한국의 농민들도 기업을 운영할 때 다음과 같은 자세로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기업 투자 준비가 좀 부족하더라도 일단 뛰어가면서 앞·뒤, 좌·우에 맞게 자신의 위치를 찾아야 합니다. 줄을 맞춘 뒤에 뛰면 좋겠지만 그렇게 하면 시간이 절대 부족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줄을 맞추는데 의외로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줄이 틀렸는지를 따지다 보면 속도전에서 뒤처지고 맙니다.”
그는 빠른 시장변화에 속도전으로 임해야 된다고 거듭 말하며, 속도전을 하려면 리더의 강한 추진력과 구성원의 실행력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사람들은 실행력 발휘에 큰 관심을 둬 ‘지금 당장 신속하게, 구성원 다함께, 지속해서 끝까지’라는 실천강령으로 기업경영에 힘쓴다고 했다.

한 대표는 사업을 시작할 때 사무실은 북경·상해같이 지명도가 높고, 인구가 많은 대도시에 두고 공장은 인근에 두는 게 좋다고 했다. 일급도시의 경우 땅값과 임대료가 비싸지만 도로와 기반시설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우수인력 채용에 유리하다고 했다. 아울러 동종 업종간 경쟁과 정보입수로 기업성장도 빠르고 향후 지사증설이 용이하다고 했다. 이는 국내 기업활동에도 통용될 사항이라고 했다.

전문성·성실성을 지닌 우수직원 선발해야
이어 기업운영시 꼭 지켜야 할 주요 업무지침으로 농산물 가공 농민들도 귀담아 들어야 할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상품을 판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품과 용역제공 후 대금수금이 계획만큼 쉽지 않습니다. 대금결재 불이행에 대비해 계약서를 잘 써야 합니다. 계약서 상의 패널티 조항을 명기해 대금수금을 완벽히 해야 합니다. 또 직원을 채용할 때는 전문성과 성실성을 지녔는지를 꼼꼼히 따져 선발해야 되며, 직원 관리 복무지침을 잘 마련해 지켜가야 합니다. 다음으로 비용절감입니다. 물품이나 부품 등의 자재구매 시 납품업자와의 구속조항을 반드시 명시해 부실, 불량품 납품을 차단해야 합니다.”

끝으로 한 대표는 개인이 중국에 진출할 때는 틈새시장을 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예로 결혼예식사진 스튜디오나 모자전문점, 전문인테리어업, 의료계측기, 한국의류전문매장, 문방구점과 금고판매점 시장에 틈새가 보인다고 조언했다.
중국 진출에 관심을 둔 분은 한광희 대표가 써낸 ‘강한 2등이 돼라’는 책을 보면 현지에서 몸소 체득한 노하우와 피부에 와 닿는 산 정보를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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