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출산율이 출생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총 출생아 수는 35만7700명으로 전년보다 4만8500명 감소했다. 여성 1명이 평생 동안 낳을 수 있는 평균 자녀수를 의미하는 합계출산율은 1.05명에 그쳤다. 인구절벽을 실감하게 하는 통계가 아닐 수 없다. 치열한 취업전쟁과 사회생활에 치여 결혼은 꿈도 못 꾸고, 결혼을 했더라도 자녀 양육과 교육 등으로 등골이 휠 것을 걱정하다보니 자녀 낳을 엄두를 못 낸다. 특히 최근 혼자만의 여유롭고 즐거운 삶을 추구하는 트렌드는 결혼을 안 해도 그만이라는 풍조를 낳고 있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갖가지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백약이 무효다.

우리나라는 2001년 이래 17년째 초저출산(합계출산율 1.3 미만)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초저출산을 경험한 OECD 국가 중 유일하다. 특히 대다수 OECD 국가들이 여성 고용률과 합계출산율이 비례하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여성 고용률이 증가해도 출산율이 높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장시간 근로로 인해 부모가 아이와 함께 하기 어렵고, 아빠가 육아에 참여하기 어려운 사회문화 등 일·가정 양립 제도나 문화가 비활성화된 영향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오래 전 한 미래학자이자 인구학자가 “이대로의 출산율이라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지구상에서 사라질 날이 멀지 않았다”고 경고한 바 있다. 지금의 저출산 현상은 출산을 안 하는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경제·문화·복지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직시하고 문제를 풀어갈 정부의 묘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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