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 - 설 선물,‘김영란법’문제 없네~

▲ 지난 1월 코엑스에서 열린 ‘설맞이 명절 선물특별전’에는 영란선물 특별관이 별도로 마련됐으며, 이외에도 많은 농식품들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이번엔 설 선물을 무엇으로 하지?’ 기분 좋은 날을 더 기분 좋게 보내기 위해 많은 이들이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명절 선물비용으로 예상하는 금액이 10만~15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이어 15만~20만 원이 2위, 5만~10만 원이 3위로 조사됐다.
그렇다면 가장 많은 이들의 선택을 받고 있는 선물은 무엇일까. 현재 새롭게 떠오르는 소비트렌드는 가심비로 실속형은 물론 가격이 높은 선물도 인기를 끌고 있다.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 행복한 선물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설을 10여 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명절선물 트렌드가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자세히 알아보자.  

가성비→가심비로 소비형태 변화
 김영란법 개정으로 선물세트 판매
 전년 동기 대비 200% 이상 증가

트렌드 ‘가심비’를 잡아라

만족감 챙기는
국내산 농식품 선물

설 명절이 보름 앞으로 다가온 지난 1월30일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대형마트를 방문했다. 이른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대형마트는 벌써부터 설 차례상 준비를 하기 위한 손님들로 북적였다. 특히 차례상 관련 매대와 아울러, 선물 판매코너에도 소비자들이 몰려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지난해 김영란법이 개정되면서 5∼10만 원대 농·축·수산물 선물세트 판매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마트 관계자는 “농·수·축산물로 구성된 신선 선물세트는 작년 대비 200% 이상 증가했다”며 “김영란법 개정이 소비촉진에 큰 역할을 수행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난 1월17일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에 따른 업계 전망과 추가 대책에 대해 발표했다. 이날 농식품부에 따르면 작년 12월28일부터 지난달 11일까지 농협 하나로마트의 설 선물 사전 예약 판매 매출이 전년 동기(5억2000만 원) 대비 65.3% 증가한 8억6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마트 관계자는 “김영란법 개정으로 예약판매가 증가했다”며 “지난 명절보다 선물세트 물량을 더욱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동 마트에서 농가공식품을 판매하고 있는 한 판매원도 “소비자들이 선물을 미리 사가는 경우도 있지만 설날에 맞춰 배송을 예약하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또 김영란법이 개정되면서 5만 원 이상의 제품들도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며 “이제 가격보다는 농산물의 함유량을 더 따지고 있다”고 설명하며, 도라지즙과 가시오가피즙 등이 추운 겨울철을 맞아 설맞이 선물로 더욱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란법 개정은 물론, 소비트렌드가 가격대비 성능을 따지던 가성비(價性比)에서 마음의 만족을 따지는 ‘가심비(價心比)’로 변화함에 따라 소비자들의 구매패턴도 큰 폭으로 바뀌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홧김비용’이라는 신조어가 생기며 심리적인 요소가 소비의 한 동력으로 인정받고 있다. 대형마트도 이에 따라 양보다 질을 고려한 설맞이 선물세트를 내놓고 있다.

아울러, 지난 1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설맞이 명절 선물전’에는 ‘영란선물 특별관’이라는 별도의 이름으로 김영란법 코너를 마련됐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추석맞이 명절 선물전’에 마련됐을 때보다 찾는 이들이 눈에 띄게 적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영란 코너에서 제품을 살펴보던 직장동료들은 “김영란법 코너를 둘러보고 마음에 드는 물건이 없으면 다른 업체를 방문할 생각”이라며 “가격은 저렴하고 마음에 들지만 비용을 조금 더 써서 가족들에게 오랜만에 좋은 선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 명절을 앞두고 가족들에게 건강한 농가공식품을 선물하기 위해 수원 내 대형마트를 방문한 한 주부가 가공상품을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정성 가득 멋 듬뿍
우리 농산물의 진화

지난해 9월 농림축산식품부가 소셜 웹 빅데이터와 POS 구매데이터를 분석한 ‘명절 선물에 대한 주요 소비 트렌드’를 발표한 바 있다. 그 결과에 따르면 명절선물로 자주 언급되는 항목은 수입산 갈비와 화장품, 수입산 굴비세트, 건강음료 등인 것으로 조사됐다. 판매량과 언급되는 건수는 지난 해 추석과 올해 설날을 전후로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이처럼 지난 해 추석에는 국산 농식품보다 값이 저렴한 수입산 제품과 치장할 수 있는 도구가 선물로 더 많은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올 해, 실제로 설맞이 선물을 준비하는 소비자들을 만나본 결과 수입산 보다는 국산을, 화장품보다는 건강식품을 더 선호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명절 차례상과 선물을 준비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대형마트를 찾은 한 30대 부부는 견과류와 곶감 코너 등의 상품 매대를 천천히 둘러보며 선물을 골랐다.
곶감과 견과류를 선택한 남편은 “사실 지난해 장모님과 장인어른께 수입산 쇠고기를 선물로 드렸다”며 “올해는 한우 선물은 물론 장모님이 간식을 좋아하시는 만큼 곶감과 견과류 선물도 함께 드릴 생각”이라고 답했다.

이외에도 한 50대 여성은 “딸과 사위에게 명절 선물을 하고 싶은데 젊은이들은 예쁜 선물을 선호하는 것 같아 찾아보고 있다”며 “요즘에는 한과도 투박한 모양이 아니 예쁜 모양으로 꾸며져 있다”고 말하며 다른 제품에 비해 비싸지만 포장이 세련된 한과 제품을 선택했다.
이처럼 맛과 품질만을 따지며 선물하던 시대에서 포장 즉, 디자인도 선물 선택 기준으로 더해졌다.
설맞이 선물을 고르던 한 20대 여성은 “친구들과 설날을 맞아 선물을 주고받고 있는데 아무래도 포장이 예쁜 걸 고를 수밖에 없다”며 “과거에는 어른들을 위한 먹거리 상품이 많았다면 요즘에는 과일청, 홍삼즙 등 젊은 여성들을 겨냥한 상품과 디자인이 나와 선물거리가 더욱 풍성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수원에서 우리쌀을 이용해 쌀떡과 쌀케이크 등을 만들고 있는 김성미 대표는 “예전에는 백설기와 떡국만 먹었다면 요즘에는 떡케이크로 설날의 분위기를 한층 더 높이고 있다”며 “단순한 케이크 상자보다 리본으로 풍성하게 장식하면 받는 이도 주는 이도 더 행복해지는 것 같다”고 의견을 냈다.
또한 요즘 선물세트에는 직접 편지까지 적어 보낼 수 있는 다양한 상품까지 등장해 일석이조의 상품이 되고 있다.

한편 이번 설날이 김영란법 개정으로 처음 맞이하는 명절인 가운데 선물비 상한액이 5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상승한 만큼 농업인의 정성이 담긴 농축산물이 명절 선물로 선택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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