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치원 선생님으로 일하고 있는 친구를 만났다. 한파가 몰아치는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다가오는 봄철 딸기수확체험 장소 섭외에 여념이 없었다. 하지만 친구는 “섭외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섭외를 마친 뒤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매년 딸기와 고구마수확체험을 할 때면 아이들이 호미를 사용하다 다칠까봐, 흙 묻은 손으로 옷을 더럽힐까봐 걱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옷이 더러워지면 부모님들의 걱정이 배가 돼 아이들은 흙 위에서 잠깐 사진만 찍고 수확은 선생님들이 한 후 봉지에 나눠 아이들의 가방에 나눠준다고 말했다. 이처럼 학교 운동장마저 인조잔디가 깔리면서 학생들이 흙을 밟아볼 수 있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와 달리 조기교육의 열풍으로 영어는 물론 피아노, 태권도, 수학 등 유치원생들까지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학원을 다니고 있다.

영어와 수학 등만이 교육이 되는 것은 아니다. 어린 시절, 직접 흙을 밟아보며 느끼는 농촌체험학습도 창의력을 키우는 조기교육이 될 수 있다.

우리네 식탁에 올라가는 음식 중 흙에서 자라지 않은 것은 찾아보기 힘들다. 매일같이 농촌을 찾으라고 말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흙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옷이 더러워질까봐 걱정하는 것이 아닌 아이들이 흙을 직접 만져보며 우리가 먹는 음식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는 것은 물론, 오감으로 농촌을 체험하며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시켜주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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