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치레. 지난 9일 농협중앙회에서 열린 농업계 신년인사회에서 느꼈던 바를 한 단어로 냉정하게 표현하면 이렇다. 매년 농협이 주도해 열리는 신년인사회는 우리 농업계 주요 인사들이 함께하면서 새해 단합과 결의를 다지는 자리다. 더군다나 지난해 무섭게 창궐한 AI 근절을 위해 열리지 않아 2년만에 개최된 행사였다. 그래서 더욱 의미가 있는 자리가 되기를 많은 이들이 바랐다.

그러나 행사내용은 아쉬웠다. 겉은 화려할지 몰라도 내용은 부실했다. 대통령과 국회의장이 전하는 축하영상을 필두로 농식품부 장관과 국회 농해수위 위원장, 농협중앙회장 등의 축사가 이어졌다. 거기다 국회의원들의 건배사까지 무수한 말의 향연이 펼쳐쳤지만 정작 농업인 단체장들의 비중은 거의 없었다. 심지어 참석했지만 소개조차 되지 않는 경우도 꽤 있었다.

사실 이런 자리일수록 주인공은 단연 농민이다. 농민을 대표하는 단체장들이 지난해 농업현장에서 느꼈던 절절한 어려움과 올해의 새로운 다짐을 듣는 시간이 좀 더 배려됐었어야 했다.

최근 쌀값문제, 김영란법 등의 한 고비는 넘겼지만 한미FTA 개정, AI 재발, 가뭄문제, 무허가축사 적법화 등 험난한 파도가 또 농업계를 기다리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법안이든 정책이든 행사든 농민이 먼저라는 마음가짐으로 임하는 것만이 정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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