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8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지역발전을 위한 성별영향분석평가와 젠더 거버넌스’를 주제로 한 포럼이 개최됐다.

“성별영향평가, 장애인 등으로 범위 확장 필요”
 지역발전 위해 공공기관 접근성 높아져야

#공공기관의 화장실을 들여다보면 남성화장실에 비해 여성화장실에 양변기의 수가 월등히 많다. 이는 소변기를 쓰는 남성과 양변기밖에 쓸 수 없는 여성의 차이 때문에 생겨난 현상이다. 기저귀 교환대가 점점 생겨나고 있다.
#지하철에서 손잡이를 잡을 때 한 쪽은 길고, 한 쪽은 짧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남성에 비해 키가 작은 여성이 있기에 그 여성 또한 손잡이를 활용할 수 있게 손잡이의 높이가 달라진 것이다.

최근 들어 양성평등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또한 여성들이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18일 서울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본원 2층 국제회의장에서 ‘2017년 제4차 성별영향분석평가 포럼’을 개최했다.
성별영향분석평가는 양성의 관점과 요구를 고르게 반영해 공정하고 양성평등적인 정책이 정착되도록 하는 제도다.

이날 포럼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성인지정책연구실이 올해 수행한 ‘성별영향분석평가제도의 실효성 제고와 협력체계 활성화 방안(Ⅲ)’에 대한 연구성과 발표회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이날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권인숙 원장은 개회사에서 “이번 포럼을 통해 성별영향분석평가제도와 여성친화도시사업의 연계방안이 마련되고, 지역공간재생이 성평등 관점에서 개선될 수 있는 정책 아이디어가 제시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성별영향분석평가법의 제정과 시행 이후 제도 운영에 대한 법적 근거가 강화되고 분석평가의 대상범위가 확대되면서 대상과제의 수가 양적으로 크게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지역발전을 위한 성별영향분석평가와 시민이 참여하는 모니터링 활동 또한 활발해지고 있다.

이날 ‘지역개발분야 성별영향분석평가와 젠더 거버넌스’를 주제로 발표한 김경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성인지정책연구실장은 “지역개발분야 성별영향분석평가서에서는 담당 공무원들이 도시재생사업과 마을만들기 사업 등에 대한 성별영향분석평가를 통해 다양한 정책개선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생활환경 개선과 젠더 이슈-공공 서비스 관련’을 주제로 발표한 최유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사실 어떤 공간이 만들어져 있느냐에 따라서 도시 거주자들의 삶은 차별적으로 보일 수 있다”며 “예를 들어 거동이 불편한 사람을 위해 도로가 낮은 경사로 만들어져 있는지, 계단으로 만들어져 있는지에 따라 사회활동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최 연구위원은 “많은 이들이 공공시설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접근성을 높여야 하며 많은 이들이 활용할 수 있는 신규프로그램 등을 발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여성친화도시와 지역공간재생’을 주제로 발표한 광운대학교 경영대학원 도시계획부동산학과 박태원 교수는 여성의 활동영역 등을 분석해 이를 도시재생에 접목시켰다.

그는 “여성을 바라보는 관점이 가정에서 사회로 확장하는 것처럼 지역발전도 이에 발맞춰 변화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소멸될 위기에 처한 지역 등 여성친화형 도시 재생사업 발굴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후 성별영향분석평가의 실효성 제고와 협력체계 활성화에 대한 논의의 장을 펼쳐졌다. 먼저, 토론에 나선 도승연 광운대학교 인제니움학부대학 교수는 “아쉬운 점이 있다면 대부분의 제도가 가부장적 제도 안의 여성, 육아를 하는 여성 등에만 집중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성성을 다양화해 장애인과 새터민을 포함시키고 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성별영향분석평가 안에 들어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예성 국회입법조사처 국토해양팀 입법조사관은 “지역개발사업에 참여하는 대다수가 50~60대이며, 이들을 위한 지역개발의 일환으로 바리스타 교육과 가족공방 사업만 진행되고 있어 이 보다 더 다양한 사업이 발굴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도시계획 사업 초기부터 여성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며 도시재생사업에 참여하는 주민이 남성인 점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여성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 실생활에서는 가부장적인 모습을 많이 찾을 수 있다. 때문에 성평등 관점에서 많은 정책을 꼼꼼히 재평가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지금보다 더 발전된 지역을 만들기 위해서는 남성과 여성 그리고 어린이, 노인 등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까지 반영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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