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현 농업기술실용화재단 품질인증관리팀장

농기농자재산업 활성화하려면
효과입증 유기농자재 사업화와
업체들의 효능 입증 지원해야

과거 급격한 산업화 시기, 전국적인 무분별한 화학비료·농약의 사용은 토양을 황폐화시켰고, 병해충들은 농약에 대한 저항성을 갖게 되면서 더 많은 화학비료·농약 사용을 필요로 하게 됐다. 그 결과는 환경오염, 잔류농약 등과 같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무기가 돼 고스란히 되돌아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들이 지속되면서 최근 자연친화적이며 안전한 먹거리를 얻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나타나고 있다. 그 중 주목 받고 있는 것은 바로 유기농업이다. 하지만 유기농업은 일체의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아 장기간 합성비료와 농약에 적응해온 병해충과 토양으로부터 건강하고 수확이 많은 작물로 키우기 쉽지 않다. 이러한 어려운 유기농법에 사용하도록 정부에서 허가한 것이 바로 유기농업자재다. 현재 유기농 제품은 법에서 정해놓은 90종의 천연허용물질을 원료로 공시 기준에 적합한 유기농업자재에 의해 생산되는 것을 말한다. 

천연물질의 이용이라는 유기농업자재의 특성과 유기농업에 대한 이해를 농민들을 비롯한 유기농업자재 생산자들에게 제대로 인식시키기 위해 매년 교육을 실시한다. 의견을 들어보면 천연물질로 만든 유기농업자재의 효능 유지가 어려우며, 효능 유지를 위한 연구개발 지원이 절실하다고 한다. 
현재 국내에는 약 500여 유기농업자재 생산업체가 있는데 이들 중 대다수는 영세하다. 이들은 오랫동안 검증된 노하우를 기초로 유기농업자재를 생산하고 있지만, 이들 제품은 화학첨가제를 사용하지 않아 사용기한이 짧고 효능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부분들을 좀 더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유기농업자재 공시에 관련한 업무를 하면서 업체들이 유기농업자재 효과에 대한 신뢰성을 제고하고 과학적으로 유기농자재를 생산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한다. 

첫 번째, 과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유기농업자재의 사업화다. 농업관련 국가 연구기관인 농촌진흥청의 연구개발 성과 중 효과가 입증된 유기농업자재인 경우 기술이전을 통해 사업화를 할 수 있다. 영세업체들은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유기농업관련 국유 특허기술을 저렴하게 이전받아 활용함으로써 연구개발에 필요한 시간과 자원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효과가 있다. 

두 번째로는 유기농업자재의 효능 입증 지원사업이다. 현재도 일부 포장시험을 통해 효능이 입증된 유기농업자재는 효과·효능을 표시해 판매가 가능하다. 그러나 현실은 시험비용이 부담스러워 선뜻 효능시험을 실시하기 어렵다. 업체들이 생산한 유기농업자재들을 실제 자연환경에서의 효과·효능 검증을 위한 포장시험 지원은 유기농업 확대를 위한 효과적인 방안이라고 생각된다. 

최근 농약 달걀사건 등 먹거리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국제적인 이슈가 되는 상황에서 유기농업자재로 생산하는 유기농산물의 안전성은 특별한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자연을 보존하고 안전한 먹거리 생산이라는 유기농업 본연의 목표 달성을 위해 유기농업자재 생산업체들은 유기농업자재 공시 기준을 준수해 안전한 농자재 생산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규격과 성능을 검증하는 재단에서는 효과보증 지원을 통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유기농업자재가 널리 사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모쪼록 유기농업 시장이 좀 더 확대돼 우리 국민 모두가 유기농산물을 쉽고 값싸게 소비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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