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농협은 ‘헌법개정 1천만명 서명운동’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농협 이 너무 정치적이라는 뒷말을 한다. 그러잖아도, 농업인들은 벌써 10년 이상 “농협만 잘하면 농민들이 어려울 이유가 없다”고 오래전부터 구시렁대왔다.

농업인들이 불만을 갖거나 말거나, ‘헌법’이라는 테마를 선택하고 캠페인으로 진행하는 농협의 의사결정 과정을 낱낱이 지켜본 입장에서는 그 날쌔고 신속한 민첩성에 혀를 내두를 정도다. 표현하자면 매가 참새를 낚아채듯 정확하고도 분명했다.

헌법 개정에 농업의 가치를 담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런데, 지금 농업인들에게 더 가장 중요한 것은 그런 고상한 가치보다는 당장 내일 갚아야 할 대출금이 중요하고, 밭떼기에 잔뜩 심어 놓았는데 폭락하고 있는 배추와 무값이 더 중요하다.

농협이나 농정당국이나 지난 30년 이상 내리막길만 걸었던 농업인들에게 희망고문만 하는 것은 이제 낯 뜨거운 일이다. 전체 64% 농민이 1천만 원도 안 되는 소득을 올리는데, ‘농가소득 5천만 원’을 외치는 것도 참 후안무치한 일이다. 그런데, 덜컥 이제는 ‘헌법개정 1천만 명 서명운동’을 전개한다. 농협은 하나로마트를 통한 농업인들의 농산물 팔아주는데 좀 더 신경 써야 한다. 그게 농협중앙회와 농협회장이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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