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생활개선연합회장 탐방 - 성기순 창녕군연합회장

이장·우포늪지킴이·생활개선회장, ‘1인3역’ 소화
깨끗한 고향·행복한 마을 만들기 일조하고파

▲ 성기순 회장은 깨끗한 고향을 지키고 행복한 마을을 만드는 일에 전력을 다하는 열혈 여성농업인이자 지역리더다.

누구나 자신이 나고 자란 곳을 아끼는 마음은 똑같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곳이라면 더욱 더 그럴 것이다. 성기순 회장이 살고 있는 경남 창녕군 유어면의 세진마을은 지난 2013년 우포늪의 습지보전을 위해 주민 스스로가 역량강화와 생태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람사르마을’로 지정됐다. 평범한 마을이었던 세진마을이 국제적 명성을 얻는 계기가 된 것이다. 세진마을의 이장과 우포늪생태관광협회 부회장, 생활개선창녕군연합회장까지 1인3역을 훌륭히 해내고 있는 성기순 회장의 얘기를 들어봤다.

창녕의 온기 불어넣어
생활개선회와의 인연도 어느덧 30여 년이 훌쩍 지났다는 성기순 회장은 끊임없는 배움의 열정과 도전정신으로 많은 교육과 활동에 참여해 왔다. 풍물반과 퀼트공예, 난타동아리와 향토음식연구회 활동은 성 회장이 특히 열정을 쏟았던 활동들이다.

애향심도 남다른 성 회장은 지역의 향토음식을 발굴해 보자는 농업기술센터의 제안에 지난해 10월에 열린 ‘제10회 창녕우포누리 농특산물 한마당축제’에서 생활개선회원들과 함께 향토음식을 직접 선보였다.

“고구마빼떼기죽, 논고동무침, 머위찜 등 우리 창녕의 역사가 깃든 음식들을 만들면서 어머니의 손맛과 옛 향수가 생각났다며 여기저기서 칭찬을 많이 해주셨어요.”

아울러 갈치식해, 부추장떡, 양파죽 등을 시식하는 코너도 마련해 성황을 이뤘던 지난해에 이어 올해는 14개 읍면별로 향토음식을 선보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위한 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생활개선창녕군연합회는 지난 1999년부터 꾸준히 사랑의 이웃돕기 사업으로 김장 나누기, 어려운 이웃의 주거환경 개선, 노인회관 중식봉사, 장애인 복지회관 밑반찬 만들기, 노인 목욕봉사 등 활발한 봉사활동을 펼쳐 지역사회에 온정을 펼쳐왔다. 매년 상·하반기 2회에 걸쳐 ‘사랑의 반찬나누기 봉사활동’은 회원들이 정성껏 만든 반찬을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정, 장애인가정을 직접 방문해 반찬을 전달하고 아울러 집안 청소와 말동무가 돼 드리는 활동이다.

“20여 년 이상 우리 생활개선창녕군연합회는 여러 봉사활동들을 해오고 있는데 그중 사랑의 반찬나누기는 정성스레 준비한 음식과 함께 따뜻한 마음도 전달돼 외롭고 소외된 이웃에게 훈훈한 정을 나누고 밝고 건강한 지역사회를 만들었으면 하는 마음이예요.”

해마다 타지로 단체여행을 떠났던 생활개선창녕군연합회는 ‘우리 지역부터 제대로 알자’라는 의미로 올해는 우포생태촌에서 1박2일 시간을 함께했다. 14개 읍면 회장들이 솜씨를 발휘해 반찬을 만들고, 성 회장은 밥과 국을 책임져 삼시세끼 푸짐한 밥상을 차려냈다. 세상이 아무리 각박해졌다 해도 창녕에는 여전히 인간미 풀풀 풍기는 시골정서가 남아 있어 살맛난다며 성 회장은 뿌듯해했다.

이웃들과 함께 우포늪의 가치 지키고파
경남 창녕군의 우포늪은 원시적인 자연의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을 그대로 간직한 국내 최대의 자연 습지로 각종 조류·어류·수생식물들이 공존하는 모습을 보러 수많은 탐방객이 찾는다. 지난 2014년 출범한 ‘우포늪생태관광협회’의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성기순 회장은 마을주민이 주축이 돼 세계적인 습지 우포늪의 가치를 더 공고히 하고자 ‘람사르 습지도시’ 지정을 위한 체험관을 짓는 등의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포늪의 상징인 따오기는 전세계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 198호로 여러 사람들의 복원 노력끝에 지금은 300마리가 넘는 따오기가 우포늪에 살고 있고 자연방사 하는 날도 멀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성 회장은 마을명을 ‘따오기 품은 세진마을’이란 이름까지 붙여 우포늪과 따오기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켰으며, 매년 함께 고생한 이웃을 위한 마을축제까지 성 회장이 주도적으로 나서 열고 있다.

그러나 우포늪과 따오기를 지키는 일은 적잖은 고충이 뒤따랐다.
“우포늪 주변의 들녘은 친환경재배단지로 지정돼 농사를 짓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일을 친환경농법으로 해야 하다보니 처음에는 막막 그 자체였어요. 다행히 그동안 쌀겨농법, 우렁이농법, 오리농법 등의 노력들이 우포늪과 따오기뿐 아니라 우리 마을 농특산물의 가치를 높이는 브랜드가 되면서 큰 보람을 느껴요.”

물론 우포늪을 지키는 일에 성 회장만이 노력으로 된 것이 아니다. 바로 세진마을의 주민과 함께 해낸 일들이다. 같이 애쓰고 고생한 이웃들을 위해 마을 이장으로서 성 회장은 ‘마을! 나의 일상, 나의 인생’이라는 주제의 문화우물사업을 따내 통해 문학을 배우고, 작은 공예품을 만들어 골목 갤러리를 비롯해 책도 만드는 문화적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했다.

땅에는 지렁이가 풀속에는 귀뚜라미가 논밭에는 우렁이와 오리가 살고 따오기가 지저귀는 세진마을의 성기순 회장은 내 고장이 깨끗한 고향이자 행복한 마을로 길이길이 남도록 진심을 다하는 24시간 365일을 살겠노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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