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 건축인 박승태 목수

우리는 살아가며 자신과 가족이 마음에 들어하는 좋은 집을 짓고 살고 싶은 로망을 갖고 있다.
그러나 자신이 직접 집을 짓는 일은 매우 어렵고 힘들어 끝내 포기하고 남들이 이미 지어놓은 집에서 사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집 짓기에 대한 오랜 실무경험과 기술을 연마해 남들에게 좋은 집을 지어주고 있는 건축인 박승태 목수를 만나
  좋은 집, 행복한 집을 짓는데 꼭 알아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알아봤다.

집은 건축업자가 짓는 것이 아니고
건축주가 건축업자 손을 빌려 짓는 것

건축주가 먼저 잘 알아야
좋은 집, 행복한 집 지을 수 있어

삼성에서 23년간 해외공장 건축시공 감독
“저는 1987년 삼성에 입사해 2010년 명예퇴직을 할 때까지 23년간 근무했습니다. 삼성 재직 중 삼성코닝의 독일 공장 건설 해외 파견 주재원으로 일했습니다. 독일 베를린시 근교의 2000억 원대 규모의 공장 건축 시공감독을 시작으로 한·미·일 3국 합작 멕시코 공장 건설과 말레이시아, 중국 등에서 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수행했어요. 시공 도면을 보고 시공인부에게 작업을 지시하는 감독일을 오랫동안 하면서 건축시공기술에 대한 노하우를 터득하게 됐어요.”

48세에 퇴사…안정된 노후생활 위해
건축업에 뛰어들어

그는 자신이 집 짓는 일을 하게 된 계기에 대해 말을 이어갔다.
“예전에 제가 귀국했을 때 인생개발 강의를 들은 적이 있었어요. 그때 강사가 50세에서 75세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야 할 세대라고 하더군요. 50세를 지나 힘과 열정이 없어지면 노후인생이 힘들다는 얘기에 제 귀가 번쩍 뜨였지요. 노후대비를 잘해야겠다는 각오로 2010년 48세때 과감히 은퇴했어요. 그리고 집을 짓는 일을 하고자 평창한옥학교에서 6개월간 한옥건축 교육을 받았습니다. 이후 인천에 있는 실내건축인테리어 연수학원에서 6개월 인테리어기술을 배웠어요. 또 국내 조경전문가인 하현영 선생 밑에서 3개월간 조경실기를 닦았지요. 그리고는 2012년 전국건설기능경기대회‘실내건축부문’ 2등으로 입상해 부상으로 중국연수를 다녀왔습니다.

제가 평창한옥학교에서 6개월 과정으로 공부하는 동안 4개월은 대패질만 배웠어요. 나머지 2개월은 서까래와 기둥을 다듬어 이를 짜맞추는 방법을 배웠는데 교수님이 옛 장인이라서인지 머릿속의 치수와 눈대중으로 깎으셨어요. 제가 삼성에서 근무할 때 모든 건축은 시공도면에 의거해 정확한 치수와 3D 건축모형을 만들어 도면을 정확히 확인한 후에 작업을 시작했었는데 눈대중으로 작업하시는 모습이 조금 생소했어요. 저는 앞으로 건축시공업을 할 것에 대비해 매일 연수내용을 기록해 매뉴얼을 만들고 건축물은 3D모형으로 만들었어요. 요즘 주택시공 발주를 받으면 건축주에게 도면을 보여주기보다 한옥학교때 만들어 둔 매뉴얼에 따라 건축물 모형을 만들어 그것을 보여주며 상담하고 있답니다.”

2013년에 ‘굿하우스’ 카페로 건축 시공 발주 시작
카페에 시공일지와 사진 올려 발주 주문 쇄도

박 목수는 2013 ‘목조건축 굿하우스(www.goodhouse)’라는 박목수 카페를 만들어 건축시공 발주를 받고 있다.
그는 자신의 인터넷카페와 18만 회원을 가진‘지성’이라는 카페에 매일 건축시공일지와 사진을 함께 올리고 있다. 카페 개설 4년차가 되어 카페를 통해 건축시공 상담 발주를 받기도 하면서 바쁘게 건축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여기서 박 목수가 건축주로부터 발주받은 건물을 어떤 방법으로 시공해 나가는지 그 절차를 알아봤다.
건축주 중에는 이미 집 지을 땅을 구입해 놓고 집을 짓자는 사람이 대다수라고 했다. 간혹 박 목수의 자문을 받아 땅을 사서 집을 짓는 사람도 있어 땅을 찾아 준다고 했다.

모든 건축주가 명당인 집터를 찾는데, 풍수지리상 좋은 명당은 이제 거의 없어 찾기 어렵다고 했다. 이에 박 목수는 집터를 정하면 잡초 제거와 물길 잡기, 정지를 한 후 명당으로 가꿔서 집을 짓는다고 했다.
박 목수는 건축설계사무소에서 설계도면이 나오면 설계도면을 기초로 어떤 자재를 쓸 것인지, 어떤 형태의 집을 지을 것인지를 건축주와 상의한 후 시공도면을 작성해 3D 건축모형과 조감도를 보여주며 계약한다고 했다.

그는 대다수의 건축주들이 견적이 저렴하게 나온 건축업체를 선정해 집을 지으려 하는데 싼값으론 절대 좋은 집을 지을 수 없다고 했다. 건축주가 가격과 비용을 결정하고 건축업자의 손을 빌려 집을 짓는데, 건축주가 싸고 좋은 집을 찾다 보면 그에 맞춰 건축업자는 싼 자재를 사용하게 돼 나중에는 쌍방간 싸움이 일어나기도 하고, 모르는 만큼의 많은 수업료를 지불하게 되는 것이 건축이라고 했다.

건축주 의견 충분히 반영한 좋은 집 짓기에 주력
박 목수는 이런 폐단을 막고자 건축주의 마음에 드는 좋은 집을 짓는데 역점을 둔다고 했다. 이를 위해 그는 건축주의 의견을 충분히 수용해 집을 짓는다.
박 목수는 그간 지어온 시공주택의 설계도면과 투입된 자재 목록, 사진 등을 담은‘힐링이 절로 되는 자연속의 집’이란 책을 발간했다. 그리고 그가 운영하는  ‘굿하우스’라는 카페에도 설계도면과 자재목록, 사진을 자세히 게재해 공개하고 있다.

건축 완료 후 건축시공백서 건축주에게 만들어줘
주택시공 시 가장 많은 신경을 쓸 부분은 첫째, 단열·누수방지·조경·인테리어라고 했다. 둘째, 수도·하수·난방·배관설비를 철저히 해 누수를 막는다고 했다. 셋째, 조경은 전문시공업체에 맡기기보다 건축 시공계약 시 일괄계약을 하면 반값 시공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넷째, 건물 품격을 높이려면 세면기·변기·주방시설·조명등 등을 잘 써야 한다고 했다.

박 목수는 건축 시공을 마치면 투입된 자재와 시공과정을 총정리 기록한 ‘건축시공백서’를 만들어 건축주에게 선물한다고 한다.
이어 그는 1958~1965년에 태어난 베이비부머세대가 2~3년 뒤엔 줄줄이 은퇴해 이들이 고향을 찾아 전원생활을 많이 할 것이라며 앞으로 전원주택 건설업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목수는 앞으로도 건축기술 연마에 힘써 건축주가 원하는 좋은 집을 지어주는 행복한 건축인으로 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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