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마트에서 잘 포장된 고기, 우유, 달걀 등을 산다. 그러나 그것이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는지, 위생상태가 불량하거나 잔혹한 생산과정이 있었다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
미국의 농부이자 변호사인 짐 메이슨은 5대째 농사를 짓는 집안에서 태어났다. 공장식 농업이 자신의 고향을 삼켜버리자 그는 농사를 포기하고 법률을 공부했다. 변호사가 된 후 농사를 지으면서 홀로 대형농장에 대한 폐해를 조사하다 세계적 명성이 높은 윤리학자 피터 싱어를 만나 ‘죽음의 밥상’이란 책을 함께 출간하게 된다.

저자는 동물을 죽여서 그 고기를 먹는 일에 대해 건강이나 환경문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윤리적 문제라고 주장한다. ‘더 많은 달걀과 고기를 얻기 위해 좁은 공간에 움직이지 못하게 가둬 키워도 될까?’ 등 미국 전역을 발로 뛰면서 잔인하게 사육되는 대형농장을 취재하고 식품업자들이 쉬쉬하며 감춰뒀던 진실을 캐냈다.

최근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조류인플루엔자(AI)도 불결한 환경과 밀집사육이 빚은 결과가 아닌가 생각된다. 동물에 대한 사랑과 배려는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고귀한 일이라고 그들은 주장한다. 그러나 자연생태계에서 모든 생명체는 먹이사슬에 의해 먹고 먹히기를 반복하며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어 낸다. ‘만약 동물을 키우는 축산업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에 우리는 아마도 신석기 시대의 밥상으로 되돌아가야 할 것이다.

동물에 대한 배려를 담은 사육환경을 개선하고 질 높은 단백질을 인간에게 공급하자는 동물복지운동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쾌적한 환경에서 나고 자란 가축에서 생산되는 축산물은 품질도 우수하며 인류 건강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린 잘 알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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