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福祉)’의 사전적 의미는 ‘행복한 삶’이다. 요즘은 이 복지라는 단어가 동물에게도 적용되고 있다. 바로 ‘동물복지’다. 영국 등 선진국 소비자는 윤리적 측면에서 동물복지 제품 구매에 적극적이다.

우리나라도 높은 수준의 동물복지 기준에 따라 인도적으로 동물을 사육하는 농장에 대해 국가가 인증하고, 인증농장에서 유래한 제품에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마크’를 표시하게 하는 ‘동물복지 인증제’를 지난 2012년부터 시행 중이며 현재 전국 119개 농가가 인증 받았다. 국내 전체 축산농가 중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농가는 산란계 8.5%, 육계 0.67%, 돼지 0.26%, 젖소 0.11% 등이다. 아직 턱없이 낮은 비율이다. 대부분의 축산농가들이 동물복지보다 ‘소득’을 우선 시 해서 밀식사육이 이뤄지는 것이다.

이처럼 열악한 조건에서 가축을 사육하다보니 질병에 쉽게 노출되고, 한 번 전염된 질병은 손쓸 새도 없이 퍼지게 돼 폐업에 이르기도 한다. 좋지 못한 사육환경은 가축뿐만 아니라 농민의 건강도 해친다. 특히 육계나 산란계 농장의 밀폐된 공간은 오염된 공기로 인해 농장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닭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친다. 이렇게 열악한 사육환경에 자라는 가축들은 당연히 면역력이 떨어지고 가축질병에 속수무책으로 나가떨어지고 만다.

구제역이나 AI 등으로 가축들을 매몰할 때 농장주들은 ‘자식을 땅에 묻는 심정’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진정 농가들이 가축들을 가족처럼 생각한다면 가축의 복지를 먼저 생각하는 게 우선이 아닐까. 건강하고 행복한 가축이 결국 그들의 소득과 연결됨을 농가들이 알아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