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산으로 가금농가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들의 가격인상에 대한양계협회 등 생산자단체가 치킨 불매운동에 나섰다.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주요고객임에도 불구하고 치킨값 인상으로 소비가 떨어지는 것은 두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 B프랜차이즈는 20여 제품가격을 대폭 올려 대부분의 메뉴 가격이 2만 원 안팎으로 뛰었다. 하지만 양계협회는 닭고기 유통 원가와 인건비, 기타 부대비용 등을 감안해도 1마리에 2만 원은 폭리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생산자단체가 불매운동까지 나선 것은 AI 등으로 가뜩이나 소비가 위축된 데다 주요 치킨업계의 가격인상으로 초복 대목이 타격을 입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크다.

이런 가운데 중견 치킨 프랜차이즈가 한 달간 전국 모든 가맹점의 치킨 메뉴 가격을 최대 10% 인하한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이 업체는 AI 여파로 닭고기 가격이 올랐던 지난 3월에도 가격을 인하한 바 있다. 이 업체 관계자는 먹거리 물가가 치솟는 상황에서 서민물가 안정차원에서 가격인하를 결정했다며, 치킨 프랜차이즈는 닭고기 공급업체로부터 연간 계약을 통해 물량을 공급받기 때문에 AI로 인한 닭고기값 영향은 없다고 밝혔다.

이 업체는 가격인상에 따른 부담도 가맹점주가 아닌 본사가 모두 떠안기로 해 한층 더 착한치킨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AI로 인한 피해는 단지 가금농가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관련산업도 타격을 입고 있다. 생산농가와 소비자를 우롱하는 대기업의 횡포를 더 이상 묵인해서는 안 된다. 당국도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공정한 잣대를 들이대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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