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줌인 - 30%클럽 세미나 “남녀동수내각 이루자”

▲ 지난 5월30일 서울 강남구 유한킴벌리 본사에서 ‘30%클럽 세미나’가 진행됐다.

문재인 정부는 현재 남녀동수내각을 30%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우리 사회는 남성 장관의 잘못에 대해 “이 사람 일 참 못한다”며 개인의 문제로 차치하지만 여성 장관의 문제에 대해서는 “이래서 여자는 안 돼”라고 집단화시키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여성은 유리천장에 막힌 채 원하는 자리에 오르지 못한다. 또 남녀동수내각에 대해 “인재 있는 여성만 끌어들여야 한다. 자리만 만들면 안 된다”며 반기를 드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자리가 있어야 인재를 만들 수 있다. 과연 어느 누가 자신이 뛰어들어봤자 일할 곳 없는 곳에 도전하겠는가. 이와 관련 미래포럼에서 30%클럽 세미나를 개최했다.


‘남녀임금격차’ OECD 34개국 중 최고
한국30%클럽, 3가지 정책제안 발표


남녀동수내각이란?
과거 1789년 프랑스 혁명기 때, 남성 시민들에게는 투표권이 부여됐지만 여성들은 투표 권리를 얻지 못했다. 여성뿐만 아니라 문맹자, 아동, 외국인들도 함께 제외시켰다. 그러나 문맹자가 글을 깨우치면 투표권을 얻을 수 있었다. 또 외국인은 프랑스 시민권을 얻으면, 아동은 성인이 되면 투표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여성은 존재 자체만으로 철저히 배제 당했다.

이처럼 과거 여성은 남성이 아닌 다른 인격체로 분리됐다. 현재 여성을 향한 직접적 차별은 사라졌지만 오래 전부터 남아온 인식으로 인해 간접적인 차별은 남아있는 상태다. 때문에 여성들은 소위 말하는 유리천장으로 인해 승진에 대한 기회를 남성에 비해 마음껏 누리지 못한다.

또 ‘2016 남녀임금격차’를 보면 OECD 34개국 중 부동의 1위를 기록했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당선 전부터 남녀동수내각 30%를 공약으로 내걸었고 현재 현행 정부 부처 17개 중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에 조현옥 이화여대 초빙교수를 발탁했으며, 국가보훈처 수장에 피우진 국가보훈처장과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를 지명했다. 또 지난 5월31일 김현미 의원을 국토부장관으로 발탁해 남녀동수내각 30%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간접차별 없애고 여성임원 늘려야…”

남녀동수내각 현실
정부는 남녀동수내각 30%를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공공기관과 대기업, 중소기업의 현실은 다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4월 취업자는 2657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2만4000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남성이 1594만8000명인 것에 비해 여성은 1180만3000명이었다.

경제활동 참가율 또한 남자가 74.4%를 기록했지만 여자는 53%였다. 고용률은 2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계층에서 상승했다. 성별로 보면 남자는 40대 이상 연령계층에서 상승했고, 여자는 40대를 제외한 나머지 연령계층에서 상승했다. 이는 경련단절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취직 후 결혼을 한 뒤 아이를 낳음으로 인해 퇴사압박을 받은 이들이 40대가 돼 취업전선에 뛰어들었음에도 나이로 인해 경제활동에 차별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여전히 여성의 사회참여율은 저조하다.

앞으로 어떻게?
이와 관련 미래포럼은 지난 5월30일 ‘30%클럽 세미나’를 열어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에서 남녀동수내각에 대한 비율을 효과적으로 늘리는 방안에 대한 토론을 진행했다.

먼저, 미래포럼은 한국30% 클럽을 통해 국내 기업의 성별다양성 증진을 위한 사회적 인식을 확장하고 있으며, 여성 임원이 단순한 숫자 채우기가 아닌 진정한 여성임원 선출로 달성될 수 있도록 캠페인을 지속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세미나에서는 기업의 여성임원 할당제를 제한하기 위한 중간 단계로 기업이 여성임원 증대를 도모할 수 있는 제도적 접근 방법을 제안했다.

기존 제도인 적극적 고용개선조치와 기업에 대한 연기금 투자, 공기업 경영평가를 주제로 성별 다양성을 반영할 수 있도록 개선과 보완 방안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정책의제를 다변화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했다.

첫 번째 제도로 차별받고 있는 집단에 대해 완전한 고용상의 평등을 성취하도록 하는 ‘적극적 고용개선조치’에 대해 이주희 이화여자대학교 사회학과 교수가 발표했다.

이 교수는 “적극적 조치는 인종이나 성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이 기업은 물론 균형 있는 사회발전을 위해 필수적”이라며 “과거나 현재의 차별로 인한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차별금지를 넘어 적극적 행동이 요청된다”고 말했다.

적극적 조치의 핵심은 간접차별을 없애는 것이다. 요즘은 옛날처럼 “여자라서 안 돼”라는 직접적 차별보다는 편견이나 악의적인 차별의도가 없더라도 기존의 사회규범이나 규칙, 절차 등이 역사적으로 지배집단의 행동양식이나 특성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간접차별이 존재한다.

아울러, 이 교수는 단순히 여성 고용의 총량만을 얘기하는 것 보다는 여성 비정규직 비율을 남성 비정규직 비율과 연계해 비교해서 분리 보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국정논단 사건과 연관돼 국민연금의 역할론으로 이슈화된 ‘기업에 연기금 투자에 대한 사회적 책임 현황’에 대해서는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가 발표했다.

박주근 대표는 자본시장에서 연기금, 특히 공적연기금의 영향력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사회적 책임 투자에서 사회 부분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제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회적 책임 투자란 도덕적인 기업, 투명한 기업, 환경 친화적인 기업만을 투자 대상으로 삼는 것을 뜻한다.

이어 박 대표는 사회적 책임투자 부문에 양성평등 항목을 집어넣어 기업이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공공기관 여성임원확산을 위한 경영평가 활용에 대한 논의’는 한국조세재정연구원 공공기관연구센터 하세정 박사가 발표했다.

하 박사는 기존의 경영평가를 통해 여성 관리자 확산과 성별다양성 제고를 위한 기관의 노력과 성과가 이미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 박사는 “하지만 경영평가를 활용하기에 앞서 여성임원 고용과 타 평가항목과의 균형 등을 고려해야 하며, 정부와 기재부 등 이해관계자의 면밀한 조사와 분석, 판단이 있어야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하세정 박사는 “더 근본적으로 여성임원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과 정책적 중요성이 형성돼야 이해관계자들도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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