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 다다오피스 최인규 대표

직장도 잠자리도 없던 노숙자에서 연 100억 원대 매출을 올리는 기업을 일군 다다오피스 최인규 대표의 성공은 기적이며 감동이다.
최 대표의 성공담은 지치기 쉬운 우리 삶의 열정을 다시 불사르는 좋은 자극이 된다.
최 대표를 만나 노숙자에서 벗어나 기업인으로 입신하기까지의 삶의 역정과 100억 매출 기업의 경영비결을 들어봤다.  

무일푼 노숙자에서
18년만에 100억 매출
기업 일궈낸 힘은
고객민원 적극 수용해
서비스 개선한 덕분

고교시절 이단종교에 빠져
10년 허송하다 노숙자로 전락

“지독히도 가난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나 시커먼 생된장 한 덩이가 반찬인 도시락을 싸들고 학교를 다녔습니다. 요즘 말로 흙수저 집안에서 자랐죠. 경북 구미에 있는 금오공고를 다니던 중 가난 탓에 이상(理想)을 찾아 이단종교에 빠져들었지요.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도 갖지 못한 채 젊은 시절 10년을 헛되이 보냈습니다.

1999년 1월 한겨울, 종교단체에서 쫓겨나 노숙자가 됐습니다. 엄동에 콘크리트 바닥에서 올라오는 냉기를 온몸으로 느끼며 어금니를 깨물고 버텼어요. 그러면서 다짐을 했죠. 더 이상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된다고….”
이후 최 대표는 노숙 중 생활정보지에 난 구인광고를 보고 직장을 구하려 무진 애를 썼다. 하지만 노숙자를 채용하려는 곳은 없었다. 그는 끝내 직장을 구하지 못한 채 막노동에 뛰어 들었다.

공사판에서 못도 뽑고 시멘트도 나르며 하루하루 연명했다. 밤에는 노숙을 하고, 낮에는 막노동을 하며 살다가 종교단체에 있을 때 최 대표로부터 성경을 배웠던 사람을 만났다. 그는 프린터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하던 때라 사무실에서 복사용지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말하며, 복사용지는 소모품이라 주기적으로 재구매 요청이 들어오기 때문에 돈이 된다는 얘기를 들려줬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최 대표는 이 일을 해서 가난을 벗어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종교단체에서 함께 나온 여자친구를 찾아갔다. 여자친구는 직장생활을 하며 모아 둔 돈이 있었다.  
최 대표는 여자친구에게 “나는 성공한 투자자의 기회를 너한테 제일 먼저 주고 싶다”며 250만 원을 빌려 15만 원으로 월세방을 구해 노숙자를 면하고 복사용지 판매에 뛰어들었다.

처음에는 복사용지를 매일 들고 다니며 팔아 일수를 찍으면서 빚을 갚아나갔다. 복사용지를 등짐지고 팔다보니 힘도 들고 양도 적어 큰돈이 안 됐다. 때문에 최 대표는 250만 원 중 남은 돈으로 소형승합차를 할부로 구입했다. 컴퓨터와 프린터를 싣고 홍보전단지까지 만들어 하루 100여 곳 넘게 돌며 복사용지를 팔았다.

무점포 이동차량 판매…
문구류 외 생활용품 주문도 쇄도

점포 없이 차량으로 이동하며 판매하다보면 주문받은 복사용지 외에 다른 문구류 주문전화도 쇄도했다. 차츰 가격경쟁력도 갖춰나갔다. 복사용지 도매업체 사장으로부터 신용을 얻어 싼값에 공급받아 한 박스에 2만 원, 두 박스에 1만9천 원, 세 박스에 1만8천500원씩 가격을 낮춰 팔았다. 가격이 싸고 배송이 빠르니 고객이 늘어나는 건 당연했다.

1999년 2월3일 복사용지 판매를 시작한 후 최 대표는 사장이자 경리이며, 배달사원이 돼 매일 빠짐없이 영업일지를 썼다. 그리고 미수금대장과 거래처 입금자 명단 등 모든 기록을 하나도 버리지 않고 지금까지 보관하고 있다. 이 기록은 사업을 되돌아보며 영업계획을 세우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고 그는 말했다.

복사용지를 판매하면서 납품업체에서 쓰는 갖가지 문구류와 잡화까지 주문이 쇄도하자 최 대표는 2006년 배달을 접었다. 배달로는 많은 주문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2006년 인터넷쇼핑몰 이어
토너공장·복합매장 개설…100억 매출

2006년부터는 인터넷쇼핑몰을 시작했다. 쇼핑몰 시작 6개월 만에 동종업계에서 잉크토너 판매 1위를 달성했다. 현재는 1000평 규모의 복합매장 2곳과 300평 토너공장을 갖추고 연 매출 100억 원을 올리고 있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돈을 빌려줬던 여자친구는 아내가 됐다. 아내는 경리·인사·총무를 책임지는 이사를 맡고 있다. 문구류를 비롯해 여러 제품을 판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사업체 이름을 ‘크라운상사’에서 ‘다다오피스’로 바꿨다.
이쯤에서 최 대표에게 성공적인 기업경영 비결을 들어봤다.
그는 먼저 고객과 정을 쌓는데 힘을 기울였다고 한다.

최 대표는 다다오피스의 상품을 직접 주문하는 여성 경리직원과 가까워지려고 노력했다. 다다오피스의 물건을 구매하는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배달동선에 맞춰 배가 출출할 때인 오전 11시와 오후 4~5시쯤 떡볶이, 순대, 만두 등 간식거리를 사다줬다. 사실 이 같은 서비스는 대단한 것이 아니지만 고객에게 정으로 대하면 반드시 보답한다고 최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신용을 철저히 지킨다. 납품 업체에 반드시 정해진 날짜에 대금을 결제해주고, 70여 종업원에게는 월급을 늘 앞당겨 준다. 그러다보니 업체는 싸고 좋은 물건이 있으면 남보다 더 싸게 내준다고 한다.
‘손해 보는 장사를 해야 돈을 번다’고 그는 역설적으로 말한다.

폭리보다는 박리다매…손해보는 듯하지만 이득
다다오피스의 매장에는 170㎝ 크기의 몽당연필 모양 큰 통이 있다. 이 통에 고객들이 몽당연필을 가져와 넣으면 새 연필을 내준다.
새 연필을 받아든 고객은 매장에 온 김에 다른 상품을 사게 된다고. 계산상 연필 한 자루가 200원이고, 3만 자루면 600만 원을 손해 보게 되지만 손해 본 것 이상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그는 자신한다.

최 대표는 폭리를 취하기보다는 박리다매에 힘쓴다. 다다오피스 매장의 문구류 90% 이상은 30% 할인해 판매한다. 이 밖에도 그는 고객의 다양한 민원을 적극 수용해 기업운영에 적극 반영하며 고객의 신뢰를 얻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어 18년 기업운영의 성공담을 엮은 ‘무일푼 노숙자 100억 CEO 되다’라는 책을 냈습니다. 시간이 되면 제 성공담을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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