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의 비극’ 오이디푸스 왕의 신화 이야기가 있다. 그리스 아테네 북쪽의 테베의 왕은 앞으로 태어날 아기는 커서 ‘자기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를 부인으로 삼아 이 나라를 통치할 것’이란 신탁(神託, 신의 예언)을 받는다. 어린 왕자는 친부모에 의해 버려지고 이웃나라 왕에게 넘겨져 양자로 크게 된다.

오이디푸스가 청년이 될 무렵 이 나라 왕도 역시 똑 같은 신탁을 받으면서 오이디푸스를 죽이려 한다. 신변에 위험을 느낀 젊은이는 이웃나라 테베로 도망을 쳐 가는 길목에서 시비 끝에 한 노인을 살해하게 된다.

테베의 스핑크스는 “아침에 네 다리, 오후에 두 다리, 저녁에 세 다리인 생물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사람은 모조리 죽여 버리는 괴물로 나라를 공포로 몰아넣는다. 그러나 오이디푸스는 그 질문에 ‘사람’이라 맞히게 된다.

그는 스핑크스의 저주를 물리치고 그 대가로 테베왕국의 왕이 되고 왕비를 차지하게 된다. 시비 끝에 살해된 사람은 바로 그의 친부이고 왕비는 바로 생모라는 사실을 전혀 모른 오이디푸스는 왕비 사이에서 자녀까지 두게 된다. 뒤늦게 사실을 알게 된 그는 죄책감에 스스로 자기 눈을 찔러 실명이 된 후 비극적 최후를 맞는다.

금기 중 금기시되는 친부 살해와 근친상간이란 실로 자극적인 소재를 다룬 이야기는 요즘 인터넷상에 떠도는 온갖 루머와 괴담을 연상케 한다. 수많은 괴담은 국민적 불신과 갈등을 만들어내고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부담하게 한다.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괴담은 거짓이란 옷을 입고 진실의 가면을 쓴 채 아테네의 비극처럼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진실은 거짓이란 혼탁한 물속에 갇혀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신뢰와 사랑이 넘쳐나는 그런 아름다운 세상은 언제 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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