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명난 농업, 따뜻한 동행 ,행복한 농촌여성

■ 대전 유성구 ‘가자 유성농장으로’ 김미숙 대표

현장에 답이 있다…농부와 함께하는 1년간의 농장 생활

귀농귀촌교육농장, 최고의 ‘S’등급 선정

“누군가 말하시더라고요. 농업은 현장에 답이 있다고. 맞는 말이죠. 농업은 바로 현장입니다. 현장을 알아야 정책도 펴고 실패를 최소화 할 수 있습니다. 귀농을 준비하는 이들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귀농 20여 년 차를 맞는 ‘가자 유성농장으로’의 김미숙 대표는 이처럼 현장 농업을 중시한다. 이에 귀농귀촌교육 7년차를 맞는 이곳의 모든 프로그램은 현장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김 대표는 대전시 유성구 전민동 인근에서 배 과수원을 경영하는 동시에 최근 부쩍 늘고 있는 귀농희망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고 있다. 정부의 농업정책, 농업농촌의 현실, 농업기술센터·지역농협 등 농업 유관기관의 업무, 농기계 이용 방법 등을 바로 과수원 한 켠에 마련된 교육장에서 진행한다. 특히 농산물 부가가치를 올리는 방법 등도 가르친다. 김 대표 또한 배즙, 잼 등을 가공해 판매하고 있다. 그는 2005년부터 배 값이 폭락하자, 필요에 의해 가공과 서비스 산업 쪽으로 농업의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농업·농촌을 담은 교육프로그램 개발
“1996년 남편 고향인 이곳 대전 유성으로 내려와 친구들의 권유로 배 농사를 짓기 시작했죠. 저도 마찬가지였지만 남편도 과수원 경영에 금방 재미를 붙였습니다. 바쁜 시기에는 밤낮을 가지 않고 일을 했지만 한가할 때는 여유로운 생활이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김 대표는 농한기를 비롯해 자투리 시간에는 근처 유성문화원을 찾아 중국어도 공부하며 문화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시간이 많아지니 생각이 깊어지더라고요. 과수원에 앉아 하얀 배꽃을 바라보며 생각했습니다. ‘농장의 아름다움을 공유할 수는 없을까’하고요. 그래서 시작한 게 바로 교육농장입니다.”
그녀는 2004년 농장을 개방했다. 하얀 배꽃을 보고 아이들도 놀러오고 지나가는 사람들도 잠시 과수원을 둘러 보았다.
이런 와중 2006년 지금의 귀농귀촌교육농장의 틀을 만들었다. 바로 교육부에서 주최한 ‘평생학습 프로그램’ 공모에 김 대표가 제안한 ‘가자 유성농장, 교육 프로그램’이 선정된 것이다.   

▲ 2006년 초등학생들이 유성농장을 찾아 상추 등 엽채류 모종을 정식하고 있다.

현장과 실습 위주의 교육...적응력 향상
“2006년 과수원에서 교육농장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유성배의 소개, 포장의 필요성, 과일 활용법 등의 이론 교육 이후에는 바로 현장 교육이였죠. 직접 포장도 하고 잼도 만들고. 교육장과 현장이 같이 있었기에 가능한 부분이었습니다.”

‘농업기술의 변화’ 등의 이론 교육을 마치면 바로 농업박물관과 농업기술센터 견학이 이어졌다. ‘농산물 유통교육’은 대전 노은농수산물도매시장을 찾아 경매사들로부터 현장 교육을 지원 받았다.

특히 올해 7년차를 맞는 귀농귀촌교육은 공모사업을 통해 진행하게 됐다. 이곳 ‘가자 유성농장으로’는 지난해 최고 등급인 ‘S’등급을 받을 정도로 정평이 나있다.
“냉난방이 되지 않는 교육장은 교육생들에게 다소 불편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압니다. 하지만 눈만 돌리면 나무가 보이고 쉬는 시간에는 배밭을 돌아다닐 수 있기에 실제 농촌 그리고 농업에 대해 느끼는 시간은 더욱 풍부해 질 것이라 자부합니다.”

이 곳은 1년에 40명의 교육생을 배출한다. 올해까지 200여 명이 농장을 다녀갔다.
한 그루씩 배 나무를 지정해 교육생들이 직접 실습한다. 한 달에 1번 씩 이곳을 찾아 본인 나무에 애정을 듬뿍주며 전지작업, 봉지 씌우기, 방제 작업 그리고 수확까지 직접한다.
특히 더 알찬 교육을 위해 외부 전문 강사의 도움을 받는다.

전문 강사는 농업전문대 교수, 농업기술센터 관계자, 신지식농업인, 농업 마이스터 등으로 수준 높은 교육이 펼쳐진다. 또 지자체 귀농귀촌 담당자들이 와서 지역소개와 함께 지자체 지원 혜택 등을 교육생들에게 설명한다. 이는 충남, 대전 등에 국한하지 않고 충북, 전북 등 교육생들이 스스로 원하는 지역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인생 2막 설계...철저한 준비기간 필요
“다른 직종으로 이직할 경우 사람들은 많은 시간 고심을 합니다. 옮기려 하는 직종을 위해 돈을 들여 교육도 받고요. 하지만 농업을 준비하는 분들은 준비기간이 사실상 짧아요.”

김 대표는 처음 귀농귀촌교육프로그램을 준비할 당시 교육생들에게 농장의 1년 시스템, 즉 전 과정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실 1년은 큰 부담이 아니라는 것이다. 교육 초반에는 교육생들도 빨리 끝나길 바라지만 점차 횟수가 늘수록 과수원에 머무는 시간도 길어진다. 저녁이면 교육생들과 함께 바비큐 파티도 즐기며 서로의 인생 2막에 대한 꿈을 가져보는 시간도 갖는다.  

이런 가운데 스스로의 동질감을 찾고 함께 고민하며 미래를 설계해 나간다. 이 때문에 이곳의 교육생은 무탈한 농촌생활을 영위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김 대표는 스스로가 농장주이며 귀농인이기 때문에 교육생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
“불안하죠. 미래를 설계하는 것 자체 만으로도요. 거기에 찾아갈 곳이 고향이면 다행이지만 연고지가 없는 교육생은 지역을 찾기도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있죠. 따라서 철저한 준비기간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에 김 대표는 제안한다. 준비를 잘하면 또 한 번 자신의 인생이 펼쳐지는 것이라고.
“시간을 들이고 품도 팔아야 합니다. 인터넷과 모바일은 한계가 있어요. 최초 작목 선택과 지역 선정이 제대로 이뤄져야 빠른 정착이 가능합니다. 귀농은 준비된 자에게 정착이라는 두 글자의 성공의 메시지로 다가오는 법이죠.”

 

■ 미니 인터뷰 - 충북 보은 ‘석호네 대추농장’ 신창식  대표

귀농, 준비된 자만이 성공적인 정착

“2012년 회사를 퇴직했지만, 전 사실상 귀농 16년 차인 셈입니다. 퇴직을 8년 앞두고 이미  충북 보은에 대추를 심으로 과수원을 가꾸기 시작했습니다. 2011년 퇴직을 1년 앞두고 ‘가자 유성농장으로’에서 많은 교육을 받았습니다. 정부의 농업정책은 물론 농산업 창업자금 지원, 농촌 주택자금 지원 등. 그리고 무엇보다 농촌에서 주변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는 방법 등의 세세한 얘기까지 귀농 선배 또는 전문 강사로부터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이들에게는 기대감보다 두려움이 앞서지만 직장 생활을 하며 근무가 없는 날에는 40여분 차를 달려 충북 보은의 농장으로 갔습니다.
특히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농학과를 다니면서 농업에 대한 기본 지식을 쌓았습니다. 귀농은 가족이 함께 이해해줘야 했기에 부인과 같이 다녔습니다. 자녀들도 적극 지지했고요.

귀농은 무엇보다 준비기간이 필요합니다. 이에 ‘가자 유성농장으로’는 도시에 인접해 있어 교육을 받기에 큰 부담이 없었죠. 특히 1년을 현장의 농부와 함께 직접 배 과수원을 돌보며  전 과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도매시장, 농업기술센터, 선진지 견학 등을 통해 R&D, 농산물 유통 등 농업 전반에 걸쳐 학습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죠. 정말 큰 도움이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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