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2016년 제1차 양성평등 실태조사’ 결과 발표

▲ 여성과 남성 각각 양성평등 실현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가사 육아에의 남성 참여와 대중매체의 성차별적 표현을 꼽았다.

양성평등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여성과 남성이 평등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이에 대한 관심이 적었던 것은 사실이다. 때문에 육아와 가사를 여성에게 전담하고, 직장생활을 ‘바깥 일’이라 단정 지으면 남성들의 전유물로 만들었다.

이에 여성가족부는 전국 4004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제1차 양성평등 실태조사’ 결과를 지난 9일 발표했다. 

조사결과를 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개선과제와 성역할 고정관념에 대해 응답자들은 양성평등 실현을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가사와 육아에서의 남성 참여 저조’와 ‘성별 임금격차’, ‘대중매체에서의 성차별적 표현’이 고쳐져야 한다고 꼽았다.

응답 결과처럼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중 남녀 임금격차가 가장 큰 나라로, 여성은 남성이 받는 임금에 비해 2시간 56분을 무급으로 일하고 있다. 또 통계청이 발표한 ‘2016 일ㆍ가정 양립지표’에 따르면 남성의 육아휴직 비율은 2005년에 비해 23배나 늘었지만 여성이 194분 가사노동을 할 때 남성은 평균 40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성역할 고정관념과 관련해 ‘남성의 돌봄 활동’과 ‘여성의 경제적 자립’ 필요성에 동의하는 응답률은 남녀 모두 높았다. 특히, ‘남성도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아이를 돌볼 수 있어야 한다’는 물음에 남녀 모두 80%에 가깝게 ‘그렇다’고 응답했다.

 

▲ 5년 후 양성평등 수준은 38.5%를 기록했다.

양성평등 최우선 과제는 남성의 육아 참여
남성들 “근로시간 줄여 가사노동 늘리고 싶다”

가족생활에 대해서는 ‘가사 돌봄 시간을 ’늘리고 싶다‘는 응답은 남성이 여성보다 높았다. 이는 가사를 전적으로 부담하는 여성에 비해 남성들이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적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자녀가 있는 가구의 경우, 남성의 51.9%가 ‘근로 시간을 줄이고 싶다’고 응답했으며, 19.4%는 ‘가사 시간을 늘리고 싶다’, 32.0%는 ‘돌봄 시간을 늘리고 싶다’고 답했다.

이는 경력단절여성과도 관련이 깊은 것으로 보인다. 결혼과 출산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의 몫까지 일해야 하는 남성들은 육아에 시간을 투자하기 어렵다. 때문에 정부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육아휴직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실효성 있는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

신체와 건강에 대해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건강과 삶에 대한 만족도가 낮으며, 스트레스와 부정적 감정도 더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삶에 대한 만족도 또한 여성이 남성보다 삶에 대한 만족도를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외모만족도 또한 여성이 67.1%로 76.5%를 기록한 남성보다 낮으며, 다이어트도 더 많이 시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남성보다 여성에 관한 외모적 차별이 높기 때문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6월 강남역 여성혐오 살인사건이 일어난 것처럼 응답자 82.1%가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여성에 대한 각종 폭력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답했다.또한 성추행이나 폭력 또는 위협적 상황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여성이 15.1%에 달했다.

폭력에 대한 처벌에 대해 ‘용인될 수 없고 법에 따라 처벌되어야 한다’는 응답은 직장 내 성희롱(84.5%), 데이트폭력(80.3%), 성매매(78.4%), 부부폭력(69.5%) 순으로, 부부폭력에 대한 처벌인식이 상대적으로 낮은 경향을 보였다. 이는 아주 심각한 문제로 부부, 연인 간의 폭력을 당사자 둘 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의 문제로 바라봐야 함을 깨달아야 한다.

응답자 별로 양성평등 수준에 대해 질문한 결과 현재 우리 사회의 양성평등 수준에 대해 62.6%는 ‘여성이 불평등’하다, 16.4%는 ‘남성이 불평등’하다, 21.0%는 ‘양성평등’하다고 응답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성이 불평등하다는 의견에 대해 여성 74.2%가 동의했으며, 남성은 50.8%로 절반을 약간 넘긴 수준이었다. ‘남성이 불평등하다’는 의견에 여성은 11.2%, 남성은 21.6%를 보였다.

‘양성평등하다’는 물음에는 여성 14.6%가 ‘그렇다’고 응답한 반면 남성은 27.5%만 응답해, 성별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5년 후 우리 사회가 양성평등할 것이라는 전망은 38.5%였다. 36.7%는 여전히 여성이 불평등한 처우를 받을 것이라고, 24.8%는 남성이 불평등한 처우를 받을 것이라고 답했다.

강은희 장관은 “이번 실태조사 결과 여성의 경제적 자립에 대한 인식, 남성의 가사 돌봄 참여 욕구가 큰 것으로 나타난 점은 우리 사회의 양성평등 의식이 제고되고 있다는 면에서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되며, 이는 정부의 여성 경제활동 촉진과 일 가정 양립지원 정책에 힘입은 것으로 볼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가사·육아에의 남성 참여, 성별 임금 격차 해소 등을 통한 ‘양성평등 실현’은 저출산 해소를 위한 선결 과제”라고 하면서 “앞으로 여성가족부는 양성평등위원회와 각 부처에 지정된 양성평등 책임관 등의 조정기능을 통해 정부 정책의 양성평등성을 지속적으로 높여갈 것이며,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다양한 정책수요를 면밀히 검토해 ‘제2차 양성평등정책 기본계획’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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