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400조 원, 자산 350조 원의 글로벌기업 삼성그룹을 창업한 호암(湖巖) 이병철 회장은 1985년 그의 자서전인 호암자전(湖巖自傳)을 펴냈다. 이병철 회장은 호암자전 서문에 이런 글을 남겼다.

‘일제식민지배에서의 독립, 한국동란, 이승만 정권의 붕괴, 박정희 대통령의 피살… 긴박했던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나는 삼성을 축으로 한 사업전개에 몰두하였다. 그 과정은 역사의 파동과 무관할 수 없었다. 어떤 때는 사업만을 앞세운다는 비난을 받기도 하였고, 심혈(心血)이 맺힌 기업이나 자본을 단장(斷腸)의 심정으로 내놓아야 했다. 사회의 곡해(曲解)는 한 개인에게 너무나 과중했다.’
‘일하는 자에게는 일하지 않는 자가 항상 가혹한 비판자 노릇을 하는지도 모른다’는 의미심장한 말도 남겼다. 이런 분노와 비애를 내일에의 용기로 바꿔보려고 잠을 이루지 못한 밤이 많았다고 한다. 단장의 아픔과 비애를 딛고 오늘의 삼성을 창업해낸 이병철 회장의 손자인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2월17일 구속됐다.

이 부회장은 지난 연말 벌어진 최순실 국정농단사건에 연루돼 구속됐다. 이병철 회장은 험한 글로벌 산업전선을 뚫어내느라 총력을 다했다고 했다. 그리고 기업보국, 연구개발의 큰 뜻을 비장한 결의와 노력으로 삼성을 이뤄냈다고 했다. 이런 삼성이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으로 기업위상이 세계1위에서 47위로 추락된데 이어 기업 신임도도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금의 어려움을 잘 감내해 호암의 창업정신을 굳건히 이어받는 결의를 다져주기 바란다. 아울러 5천만 우리국민과 세계인 모두가 선망하고 신뢰하는 최고, 최대의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세우는 뜻을 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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