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국립농업과학원 생물안전성과 손수인

생명은 바다에서 기원한다. 지구의 표면은 대부분이 바다이고 이는 가장 오래되고 많은 생명체를 포함하고 있다. 해양 환경은 모든 생태계 중 가장 생물학적으로, 그리고 화학적으로 다양하다. 해양생물은 박테리아로부터 진핵생물에 이르고, 해양생물 유래의 화합물은 의약품, 화장품, 농업 그리고 산업적으로 매우 중요하게 사용되고 있다. 생명공학의 해양생태계로의 적용은 인간건강 뿐만 아니라 기초과학분야에서 진전을 이룰 수 있다.

해양생명공학은 생명공학, 분자세포생물학, 그리고 생물정보학의 적용을 통해 해양생물로부터 유용한 물질을 만들거나 그 과정을 개발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새로운 의약품, 화학물질, 그리고 여러 가공물질들의 생산을 위한 해양 과학의 한 분야이다. 이 분야의 연구는 근해 양식 발달, 해산물 안전성 추구, 해양 환경정화, 의약품, 바이오 연료 개발에 목적을 두고 있다.

생명공학기술은 어류 양식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해답을 제공할 수 있다.

첫 번째 예로서 여러 어류들은 포획상태에 있을 때는 자연적으로 산란하지 않는다. 과거에는 어류 생식을 자극하는 호르몬의 한 종류인 고나도트로핀을 어류의 수천 개의 뇌하수체로부터 소량으로 순수 분리하여 어류 산란 유도물질로 사용하였다. 현재는 생명공학기술을 통해 실험실에서 다량의 고나드트로핀을 고순도로 생산하고 있다.

둘째로 단백질 공급원으로서 물고기 사료로 사용되는 잡어의 공급은 매우 제한적이다. 반면 식물에 기초한 단백질 공급은 단가가 싸다는 장점과 함께 지속가능한 공급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식물은 사료로 사용하기에는 바람직하지 않은 항 영양학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동물성 어류들은 다당류에 대한 소화도가 떨어져서 사료로 탄수화물을 사용하는 데 제약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생명공학 기술을 통해 당 전달자와 헥소키나아제 유전자를 연어에 도입하여 연어과 어류들의 다당류 대사를 향상시켰다.

셋째, 어유(fish oil)는 인간 건강뿐만 아니라 어류 사료 생산에서도 경제학적으로 중요하다. 어유에 대한 수요는 양식업의 확장에 따라 증가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어유가 양식 사료에서 주 지방 공급원이기 때문이다. 양식업으로 인해 세계 어유생산의 90%가 소비되고 있다. 늘어나는 수요에 따라 어유의 다른 공급원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영국의 로댐스테드 연구소의 과학자들은 종자에서 omega-3 어유를 생산하도록 생명공학기술을 통해 재조합된 카멜리나 유지식물을 개발했다. 오메가-3 지방은 인간 건강에도 유익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명공학 카멜리나의 개발을 통해 건강한 어유를 사료로서 공급할 수 있게 되었다.

넷째로, 새우 양식은 흰점 증후군 바이러스(WSSV:white spot syndrome virus), 노랑머리바이러스(yellow head virus), 타우라증후군(Taura syndrome virus)과 같은 병으로 인해 위험에 직면해 있다. 새우와 같은 갑각류 동물의 바이러스성 병은 처치가 어려운데 그 이유는 새우에는 진정한 면역반응 시스템이 없고 비 특이적 자체면역기작만 있기 때문이다. 자이언트타이거새우(giant tiger prawn)와 일본타이거새우(Japanese tiger prawn)로부터 유래한 유전자들은 흰점 증후군 바이러스 감염된 새우에서 항바이러스 활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다섯째, 상업적으로 중요한 어류 종에 대한 대부분의 생명공학 연구는 성장호르몬을 전달함으로써 성장률을 향상시키는데 중점을 두어왔다. 생명공학 어류들은 비 생명공학 어류들에 비해 성숙에 이르는 시간이 짧고 비형질전환 어류에 비해 사료 전환효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에 Chinook 연어로부터 성장호르몬 유전자를 가진 AquAdvantage연어가 미국 식약청에 의해 상업적으로 승인된 최초의 생명공학 어류가 되었으며 이는 2016년 캐나다에서도 역시 상업적으로 승인된 바 있다.

의약품 분야에서도 2000년 전에 이미 해양 생물로부터의 추출물이 의약용으로 사용되어졌다. 19세기와 20세기에 대구 간유는 유명한 건강보조제로 이름이 났었다. 20세기 중반에 과학자들은 의약품 개발을 위해 조직적으로 해양생물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하였다. 과학자들은 해양생물의 방어기작을 연구를 통해 해양 생물의 광대한 방어적 화학물질을 발견했다. 1950년대 뉴욕 동물학회(New York Zoological Society)의 로스 박사는 Bahamian 해삼으로부터 홀로튜린(Holothurin)이라는 독소를 추출했는데 이는 쥐에서 항암 활성을 보여주었다. 홀로튜린은 상업화되지는 않았지만 바다로부터 발견되는 잠재적 생물학적 활성을 가지는 화합물의 수는 늘어났고 해마다 더 많은 화합물들이 발견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생명공학을 이용하여 이와 같은 물질들이 해양생물로부터 추출될 필요가 없게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해양환경오염물질의 분해는 세계적으로 중요한 관심사이다. 여러 연구를 통해 해양미생물들이 유기 오염원을 분해하기 위한 유일한 생분해 경로를 나타낸다는 것을 밝혔다. 박테리아인 슈도모나스 클로라피스(Pseudomonas chlororaphis)는 피오베르딘(Pyoverdin)이라는 물질을 생산하는데 이것은 해수의 해로운 유기주석화합물의 분해를 촉진한다. 다른 연구들은 몇몇 해양생물체들이 친환경적 물질인 바이오폴리머 라든가, 환경쓰레기 관리와 처리에 사용될 수 있는 계면활성제와 같은 물질들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혔다.

미세조류로부터의 바이오연료는 화석연료를 감소시킬 수 있는 해양생명공학을 통해 경제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방법들 중의 하나이다. 미세조류는 고등식물보다 좋은 바이오연료 공급원으로 인식되는데 그 이유는 높은 지방 함량 때문이다. 미세조류는 번식이 용이하고 지방 추출 후의 나머지 생체는 사료나 비료로 사용되어질 수 있고 에탄올이나 메탄을 생산하기 위해 발효될 수도 있다.

해양환경은 다양한 생물체를 포함하고 있는 만큼 해양생명공학이 활용될 수 있는 분야가 무궁무진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의 실용화에 앞서 해양생명공학 생물체들의 환경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