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덕 농협창조농업지원센터 교수

▲ 임창덕 농협창조농업지원센터 교수

"농가소득 5000만 원
달성이란 목표는
농업의 희망 베이스캠프를
높이는 것과 같다.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
그 꿈은 현실이 된다."

농업을 둘러싼 환경은 녹록치 않다. 이미 농촌은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한지 오래다. 농가인구도 감소하고 있다. 농사지을 일손마저 부족하다.
농업이 사양 산업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미래학자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농업에 희망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노벨평화상을 받은 쿠즈네츠는 농업과 농촌발전 없이는 선진국으로 갈 수 없다고 했고, 투자자인 짐 로저스는 서울대 특강에서 농업이 가장 유망한 산업이라면서 대학생들을 향해 드넓은 농장으로 가라고 했다.

최근에 농업에서 희망을 찾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부가가치도 만들어내고 있다. 일명 농업의 6차산업화를 통해서다. 단순히 농산물을 재배해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가공해서 유통하고 체험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농업을 사양산업이라고 말하는 것은 농업을 산업의 관점에서만 보기 때문이고, 죽거나 사는 생존의 문제로 보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분야가 농업이다.

1953년, 영국의 에드먼드 힐러리 경은 에베레스트 정상을 세계 최초로 밟았다. 그 이후 1977년까지 58명이 등정에 성공한다. 그러다 2004년 한 해 340명이 등정에 성공한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바로 베이스캠프를 2000미터 정도에 설치하던 것을 2004년 이후 6000미터 정도에 설치했기 때문이었다. 목표 가까이 캠프를 설치함으로써 목표 달성 의지가 높아졌다.

지난해 농협중앙회 김병원 회장은 2020년까지 농가소득을 5000만 원으로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도 NEXT 농정 비전 선포식에서 농가소득 5000만 원을 만들겠다고 했다. 지난해 농가소득은 3720만 원 수준이었다. 이 중 순수하게 농사로 벌어들인 농업소득은 1125만 원 정도다. 농가소득은 10년째 제자리 걸음이고, 농업소득은 20년째 1000만 원대다. 농가소득 5000만 원 달성은 농업의 희망 베이스캠프를 높이는 것과 같다.
도종환 시인은 ‘담쟁이’라는 시에서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느낄 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고 했다.  

불가능할 것처럼 인식되던 것을 가능의 영역으로 바꾼 사례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4분 안에 1마일(1.6킬로미터)을 달려서 주파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1954년 로저베니스터는 영국 옥스퍼드에서 열린 경기에서 4분의 벽을 넘었다. 그 뒤 4분에 주파를 하는 많은 선수들이 나타났다. 불가능하다는 의식의 프레임에 스스로 갇혀있었던 것이다.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정박효과(anchoring effect)나 과거의 패턴에 얽매이는 병(pre forma disease)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 뇌는 익숙한 것에 안주하는 정보처리 경향을 갖고 있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면 될 일도 되지 않는다. 희망을 가져야 한다. 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사례가 있다. 쥐 한 마리를 큰 물통에 넣고 빛을 차단했을 때 쥐는 헤엄치는 것을 3분 만에 포기해 버렸다. 그러나 물통에 한 줄기 빛을 비춰주었더니 36시간 이상을 버텨냈다. 바로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희망은 불가능도 가능하게 만들어 준다. 농가소득 5000만 원 달성,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다.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것과 같다.

프랑스 소설가 앙드레 말로는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이는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간다”고 했다. 노력하다보면 언젠가 그 꿈은 현실이 된다는 것이다. 꿈만 꾼다고 되지 않는다. “간절히 바라면 할 수 있어. 그러나 하고 또 해야 해. 그러면 마침내 할 수 있어”라는 인어공주의 대사처럼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농업에 희망의 바람이 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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