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연구원 지역기반연구실 이향미 전문주임연구원

▲ 농어촌연구원 지역기반연구실 이향미 전문주임연구원

여성의 적극적 참여 위한
지원과 배려 고려돼야
정책적 효과 얻을 수 있다

2004년 4월1일, 한·칠레 FTA 발효로 시장개방이 현실화됐으며, 농업·농촌의 사회경제적 여건이 급변했다. 일례로 경제성장률은 2000년 8.8%에서 2014년에는 3.3%로, 농업성장률은 같은 기간동안 2.7%에서 2.0%로 각각 감소했다. 특히 농산업 근간을 이루는 농업인력 부족으로 인해 농가소득 증가는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농가인구 감소와 고령화 등 농가인구의 양적·질적 변화가 우리의 농업기반 붕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는 농업도 융복합산업으로의 전환을 모색할 필요가 있으며, 정부도 농촌융복합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으로 농촌지역 부가가치 창출과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관련 법률을 시행중에 있다. 이러한 농촌융복합산업은 농업소득보다 농외소득 증가율이 높은 농촌에서 여성농업인을 위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의 동력이 될 수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여성농업인의 위풍당당 역할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여성농업인은 전체 농가인구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성(gender)을 고려한 농업정책 입안에 대한 논의는 아직까지 활발하지 않고, 전통적으로 농촌사회는 남성을 중심으로 한 가부장적 사회에 기반을 두고 있어 제반 정책이 남성 중심으로 시행돼 왔기 때문이다.

물론 ‘여성농업인 육성 기본 계획’제정을 통해 여성농업인의 직업적 지위와 권리 향상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주로 여성농업인의 복지 지원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어 주요 영농활동에 있어서 여성농업인의 위치는 아직까지 주변적 위치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농업구조가 논벼 중심에서 점차 채소, 과수 등의 원예작물 재배 증가로 전환되고 있고, 채소와 과수 등은 세밀한 작업이 많아 여성농업인의 참여가 두드러지는 작목이다. 따라서 이러한 농업구조의 변화는 남성농업인에 비해 여성의 농업참여가 상대적으로 더 많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여성농업인의 농업경영에 대한 정책적 고려가 필요하다.

한편 여성농업인은 과거 남성이 짓는 농사일만 조금씩 도와주던 입장에서 지금은 시장 지향적인 상업영농체제로 전환되고 있다. 전문화·규모화되고 있는 농업경영은 물론 농산물의 마케팅에도 적극적인 참여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 사회적으로 관심이 많은 농촌융복합산업(6차산업)의 제품 또는 농산물은 대량 생산보다는 소량 다품목일 경우가 많고, 직거래를 통해 판매하는 경우가 많아 포장과 고객 응대 등은 여성의 몫이 되고 있다. 하지만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농촌융복합산업 역시 이러한 여성의 장점과 긍정적인 역할에 대한 정책적 배려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농촌융복합산업 경영체들의 경우 여성이 없는 업체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여성이 대표 경영주로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업체의 경우 경영실적도 매우 좋다. 따라서 지금은 농촌융복합산업의 시대이며, 이를 위해서는 당당이 제 몫을 다하는 여성농업인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위한 정책적 지원과 배려가 그 어느 때보다 시의 적절하게 고려돼야 제대로 된 정책적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