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장특집 - 맛 좋고 영양 만점의 우리김치

유산균·생리활성물질 풍부한 건강발효음식
지역·집안마다 특색…김치종류만 300가지

▲ 농촌생활발전중앙회 신선영 연구위원

김치는 우리 식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부식의 하나로, 예로부터 우리 민족과 함께 해 온 고유한 채소 발효식품이다. 처음에는 겨울철 채소 단경기를 대비해 채소를 오래 보관해 먹기 위한 절임음식으로 시작했으나 여러 가지 양념을 넣고 버무리고 숙성시키는 우리만의 발효과학식품으로 발전했다. 김치는 발효과정을 통해 원재료보다 영양이 한층 더 풍부하게 변신하며 암과 노화, 비만 등의 예방·억제에 효과적인 기능성을 보유한 우수한 발효음식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끄는 식품이 됐다.

지역·계절에 따라 다양하게 발전
김치는 식이섬유, 비타민B군, 비타민C, 칼슘, 철, 인 등이 풍부하다. 마늘과 생강, 고추 등은 모두 우수한 기능성 식품으로, 발효를 거치면서 유산균과 다양한 기능성 생리활성물질을 만들고 면역활성 증강 등의 효능을 갖고 있음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김치는 지역과 계절에 따라 다양하게 발전돼 왔고, 그 종류만도 300가지가 넘는다. 기후와 지역 환경에 따라 다채로운 맛의 김치가 있으며, 주재료도 채소뿐만 아니라 수산물이나 육류를 이용한 독특한 김치도 있다. 같은 지역이라도 집안마다 각기 다른 비법으로 김치를 담그기도 한다.

지역별 김치도 한국 전쟁으로 인해 북쪽 주민들이 남한 곳곳에 자리잡고 살아오면서 고향음식으로 전수됐으며, 산업화에 따른 인구 이동으로 지역특색의 김치가 전국적으로 널리 섞이기는 했지만 아직도 지역별로 다채로운 김치가 이어져 오고 있다.
대체로 추운 북쪽지역의 김치는 양념은 적고 국물이 많으며, 해안지방에서는 젓갈을 거의 쓰지 않고 생태나 생가자미를 썰어 고춧가루로 버무리고 김칫국은 넉넉히 한다.

강원도는 산악지방과 해안지방에 따라 오징어와 생태 등 각 지역의 특산재료를 사용한다. 서울 경기지방은 서해의 해산물과 산간지방의 채소가 어우러져 김치의 맛과 종류가 다양하며 짜지 않게 한다. 충청도 지방은 경기지방과 비슷하지만 소박하고 양념도 적게 사용해 맛이 순하다.
전라도 지방은 젓갈과 양념을 많이 사용해 맵고 짜며, 찹쌀죽을 넣어 국물이 진하고 감칠맛이 일품이다. 경상도 지방은 양념을 많이 사용해 맵고 짠맛이 강하며 국물이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다.

겨울동안 먹을 김치를 담그는 김장은 한국인 가정의 중요한 연중행사 중 하나다. 주거형태나 가족구성원이 달라져서 김장담그는 양이나 모습도 많이 변했지만 아직까지도 김장은 이어지고 있다. 각 지방마다 11월이 되면 김치축제가 열리기도 하고, 도시에 사는 자녀들이 친가 또는 외가에 모여서 집안마다 김치잔치를 벌이는데 이를 통해 김치비법이 자연스럽게 전수되기도 한다.
또한 생활개선회 등 여러 단체에서는 혼자 사는 어려운 이웃들과 따뜻하고 훈훈한 겨울을 나기 위한 나눔 이벤트로 김장행사가 발전되기도 했다.

▶김장 담그는 시기= 서울경기 등 중부지방은 11월 하순, 충청지방은 12월 초순, 남부지방은 12월 중순을 적기로 본다. 요즘은 집집마다 김치냉장고가 보급되면서 김장 시기를 앞당겨서 하는 추세이나 배추의 재배 기간을 고려해야 한다.

▶양념재료 준비= 맛있는 김치를 만들려면 무엇보다 재료가 좋아야 한다. 미리 준비해 둘 재료는 소금, 고춧가루, 젓갈, 청각, 마늘, 생강, 통깨, 찹쌀죽 등이다.
김장에 사용할 소금은 장마 전에 구입해 간수가 충분히 빠진 천일염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먹을 쥐었다 폈을 때 손바닥에 소금이 달라붙지 않는 것이 좋은 소금이다. 주로 서해 갯벌의 염전에서 생산되는 천일염은 염도가 낮고 갯벌의 풍부한 미네랄이 있어 맛이 좋다. 특히 마그네슘이 김치의 조직감을 아삭거리게 유지해 준다.

고춧가루는 색깔이 투명하고 고운 것으로 고추씨를 충분히 빼고, 너무 곱게 빻지 않은 것이 좋다. 씨가 많이 들어가면 김칫국물이 맑지 않고 김치도 곱지 않다.
새우젓은 추젓을 이용하면 굳이 생새우를 넣지 않아도 좋다. 멸치젓, 까나리젓, 황석어젓, 가자미젓, 밴댕이젓 등은 소쿠리에 면포를 깔고 젓국을 내리고, 나머지 건더기는 물을 붓고 끓여서 소쿠리에 받혀 맑은 젓국으로 준비한다.

마늘과 생강은 굵고 단단한 것으로 잘 손질해 미리 다져서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한다. 통깨도 미리 미리 볶아서 병에 담아 둔다.
청각은 말린 것을 쓰는데, 향과 색깔이 진한 것이 좋고, 배추를 절일 때 물에 불려 깨끗하게 주물러 씻고 이물질을 제거하고 잘게 썰거나 다져 놓는다. 찹쌀죽은 쌀에 물을 10~12배 붓고 낮은 불로 밥알이 없어질 때까지 천천히 끓여서 사용한다.

▶채소류 준비
배추는 재배기간이 중요하다. 재배 기간이 짧은 배추는 김치가 물러질 수 있기 때문에 90일 이상 재배된 배추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런 배추는 조직이 단단해서 저장 중 물러지지 않고 품질이 떨어지지 않는다.

무는 지나치게 크지 않은 것으로, 무겁고 매끈하며 단단한 것이 좋다. 갓은 줄기가 너무 굵지 않고 연한 것을 준비한다. 동치미에 넣을 것은 청갓으로 하고 배추김칫소로 이용할 것은 붉은 갓을 준비한다.
쪽파는 길이가 너무 길지 않고 머리 부분이 굵지 않은 것, 대파는 줄기 부분이 길고 잎이 싱싱한 것으로 준비한다. 미나리는 줄기부분이 길고 통통하며 연한 것이 좋다.

TIP. 김치 담글 때 참고하세요~
-무를 모두 채 썰지 않고 큼직큼직하게 넣었다가 먹을 때에 썰어서 곁들이면 김치가 깔끔하고 맛도 시원하다.
-양념장과 양념소를 따로 따로 만들어 쓰면, 김치를 훨씬 정갈하게 담글 수 있다. 양념장은 냉동보관 해두고 필요할 때마다 양념 채소만 준비해 사용해도 좋다.
-붉은 갓은 돌산갓처럼 부드럽지는 않지만 안토시아닌이 많이 함유돼 있어 권장할 만하다.
-굴은 일찍 먹을 김치에만 넣는 것이 좋다.

■ 배추김치 담그는 법

재료 배추 20포기(4인 기준), 소금 20컵, 무 4개, 대파 5개, 쪽파 2단, 갓 2단, 미나리 1단, 마른청각 100g. 고춧가루 2.5kg, 마늘 1kg, 생강 400g, 액젓 2kg, 새우젓 500g, 죽 5kg, 통깨 1컵

만들기 ①통배추를 뿌리 쪽에 칼집을 반 정도 넣은 다음 손으로 쪼개고, 반쪽의 배추 뿌리부분에 칼집을 낸다.
②소금은 절반을 물에 풀어 쪼갠 배추를 담갔다가 나머지 소금은 배춧잎 줄기 쪽 2~3군데에 뿌려 큰 통에 차곡차곡 담고 무거운 돌로 눌러 15시간 정도 절인다. 물로 3회 정도 씻어 소쿠리에 받혀 물기를 뺀다. 남은 간국에 무청과 배추 겉잎을 넣어 절여서 우거지로 이용한다.
③찹쌀죽에 젓국, 새우젓. 마늘, 생강, 고춧가루를 넣고 잘 개어 양념장을 만들어 놓는다.
④무 1개를 굵게 채로 썰고, 갓, 파, 미나리는 4㎝로 썰어 마늘, 생강, 청각, 새우젓, 고춧가루, 통깨를 넣어 양념소를 만든다. 나머지 무는 큼직하게(4~6조각) 썰어서 소금을 조금만 뿌려 뒀다가 ③의 양념을 묻혀 놓는다.
⑤물기가 빠진 배추에 ③의 양념장을 골고루 바르고 ④의 양념 소는 배추포기 중간에 두 세군데 넣은 후 겉잎으로 감싼다.
김치 통에 담을 때에 양념해둔 무를 군데군데 넣으면서 배추김치를 틈이 없이 꼭꼭 눌러 담고, 무청과 배추겉잎으로 위를 잘 덮어 마무리한다.
⑥시원한 곳에 1~2일 두었다가 김치 간을 확인하고 저장한다.

■ 갓김치 담그는 법

재료 붉은 갓 5단, 쪽파 1단, 절인 배추 4쪽, 무 1개를 준비하고, 양념은 배추김치 양념과 같이 만들어 사용한다.

만들기 ①소금물에 간을 살짝만 해 깨끗이 씻어 소쿠리에 받혀 물기를 뺀다. 간이 너무 세면 김치가 질겨지기 쉽다.
②쪽파는 깨끗이 씻고 무는 큼직큼직 썰어 소금을 조금 뿌려둔다.
③갓과 파에 양념장을 켜켜이 바르고 배추도 양념장을 골고루 바른다.
④갓과 파에 양념이 배면 한 주먹씩 담으면서 배추와 무도 사이사이에 넣고 꼭꼭 눌러 담는다.
⑤배추겉잎을 위에 덮고 마무리한다.
⑥1~2일 두었다가 간을 확인하고 저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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