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란법 시행과 농업계 명암

▲ 지난 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있었던 ‘난산업 현황과 활성화 방안’ 토론회에서 한 애난인이 김영란법의 시행 후 소비와 거래감소로 위기에 처한 난 생산 농가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무엇보다 수수가능 범위 명확해야
재배보다 유통이 당면 과제

최근 국내 경기침체 등으로 인한 소비 둔화가 지속되면서 과거에 비해 난을 비롯한 화훼산업이 침체를 거듭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명 ‘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뜻하지 않게 화훼분야 중 그동안 각종 행사와 경조사 등에 많은 소비와 거래가 이뤄지던 난산업이 급격하게 위축돼 더욱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난농가는 ‘비상대책위’를 구성하고 개화주의 꽃대를 잘라내는 방식으로 출하를 조절하고 있으나 연말·연시 호황을 누리던 난소비의 회복이 부진할 경우 폐업하는 농가가 상당수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난 생산농가의 어려움이 이어지면서 이런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지난 8일 국회의원회관에서는 김철민 국회의원 주최로 ‘도시농업으로의 난산업 현황과 활성화 방안’에 관한 토론회가 개최됐다.
김철민 의원은 “일명 김영란법의 시행 후 급격한 소비둔화로 난산업의 존폐가 우려된다”고 입을 열었다. 또한 김 의원은 “불가피하게 파산하는 농가가 다수 출현할 것이고 작목전환을 강구하는 등 상당한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며 추락하는 난산업을 깊이 공감했다. 김 의원은 “난산업의 전반적인 현황을 점검하고 난소비 축소에 따른 우려와 대책 등 난산업의 발전방안 등을 모색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전년비 감소세 뚜렷, 판매처없이 시름
양재동 화훼공판장의 지난 10월 거래량은 전년 10월 대비 15%가량 감소했으며 특히 사무실에 배송되는 난류 거래 감소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과 관련, 한 농업인은 “수수가능 범위에 대한 해석이 아직 정립되지 않아 무조건 받지 않으려는 풍토 때문”이라며 “선물 중심의 독특한 소비구조로 인해 더 타격이 크므로 하루빨리 직무관련자간 수수가능범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난 산업의 발전 방안으로 난 조직배양, 시설의 현대화, 다양한 유통시스템으로 국제경쟁력을 강화하자는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관계자의 발표에 한 농업인은 “당장 꽃대를 잘라내야만 하는 위기에 봉착한 농가에서는 내다 팔 곳이 없으면 작목전환과 폐농이 불가피하다”며 “난을 어떻게 잘 키워야하는 부분보다 어떻게 잘 팔아야 하는지가 지금 당면한 과제”라고 말했다.

난 단체 한목소리내야 할 때
농림축산식품부의 한 관계자는 “정책을 지원하고 결정하는데 각 단체의 요구가 달라 의견수렴에 애를 먹고 있다”며 “어려운 때일수록 난단체가 한목소리를 내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30년간 애난인(愛蘭人)으로 살았다고 자신을 소개한 한 농업인은 “여러 단체의 목소리를 취합해서 잘 들어주길 바란다”며 “정부의 정책방향에 따라 난생산 농업인들이 입은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구체적이고 주도면밀한 계획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난생산 농가에서는 분수 축소, 저가 품종으로 난 유통시장의 활성화를 모색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뾰족한 방안이 나온 상황이 아니어서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미니인터뷰 - 김철민 국회의원

“선물이 아닌 생활소비로 전환돼야”

생산과 소비가 매년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시행된 ‘김영란법’으로 국내 난 소비 시장은 914억~1064억 원이나 줄어들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나오고 있다.
위축된 난·화훼산업의 기초를 다시 점검하고 성장동력을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을 갖다보면 난산업이 크게 활성화되지는 않겠지만 하나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내 돈으로 꽃을 사본지가 정말 오래됐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으로 부끄럽게 생각한다. 본인 돈으로 꽃을 사는 문화가 정착된다면 선물중심의 소비구조에서 생활소비로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당장 나 자신부터 우리 화훼시장에 더욱 관심을 갖고 소비에 앞장서도록 해야겠다고 반성하게 됐다. 여러 농민들의 직접적인 여러 이야기들을 귀담아 들어 법과 제도를 만드는데 열심히 노력하겠다. 우리국민은 위기를 대처하는 능력이 어느 민족보다 뛰어나기 때문에 이 위기를 또 다른 기회로 삼아 난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마련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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