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로 인한 인명피해 사고가 세상을 뜨겁게 달군지 얼마 되지 않았다. 현재 피해자는 있으나 가해자는 없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얼마 전 가습기살균제 성분이 함유된 치약 140여 개가 적발돼 소비자들을 다시 한번 놀라게 했다.

그동안 우리가 너무 화학약품에 대해 관대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몇몇 교수들의 성의 없는 연구결과가 마치 정답인양 매스컴에 떠돌며 제대로 검증도 거치지 않은 채 소비자들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됐으니 말이다.

좀 더 깨끗하고 건강하게 살고자 구입한 제품들이 오히려 우리를 위협하는 꼴이 됐으니 배신도 이런 배신이 없다. 현재 우리 생활과 밀접한 4만여 종의 화학물질을 어찌 믿어야 할지 고민이 앞선다. 따라서 화학물질을 거부하는 노케미족을 너무 유난스러운 것이 아닌가고 바라보던 사람들도 이번 치약파동으로 인해 그들의 선택이 옳았음을 인정하고 상당수가 그들을 따르기 시작했다.

이러한 사태는 단순한 화학물질의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정부와 기관, 기업을 향한 불신의 문제다. 국민이 정부를 믿고, 기관을 믿고, 기업을 믿을 수 있게 가습기살균제 사건부터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고의가 있었다면 엄벌을, 실수가 있었다면 진심어린 사과와 보상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이 참다운 정부의 모습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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