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성 박사의 맛있는 부부이야기

갱년기 여자들은 빈집증후군(Empty Nest Syndrome)을 앓게 된다. 남편은 직장 일 때문에 항시 바쁘고, 자식들은 다 자라서 직장을 찾고, 혼자 빈 집에 남아 있는 것 같은 외로움에 몸서리를 친다.
특히 생리가 끝나고 몸은 여기저기 아프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것도 아니고, 돈을 벌어 논 것도 아니고, 외모도 늙어가고, 아무도 알아봐 주는 이 없이 늙어버린 인생이 덧없다.

가족과의 대화도 거의 단절이다. 누군가에게 말이라도 붙이면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잔소리로만 듣고 대꾸도 잘 안 해줘서  너무 외롭다. 그래서 그런 여성들에게 접근하는 사람들도 많다. 1000만 원짜리 전기요를 파는 젊은 남자들은 이런 여자들의 외로움에 호소해 비싼 물건을 판다. 하지만 그것이 그녀들의 어리석음 때문만은 아니다. 그녀들의 감성에 호소하고, 단 며칠간이라도 진정한 위안과 즐거움을 준 대가이기도 하다.

그렇게 외로운 여성들을 남편들은 나 몰라라 한다. 그러면 여자들은 그것을 어디에 가서 위로받을까. 남편에게 갖는 소망은 단순하다. 직장에서 돌아오면 대화를 하고 싶다.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세상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점심은 무얼 먹었는지, 회사에서 기분 좋은 일이나 기분 나쁜 일이 있었는지 알고 싶다.

또 가끔이라도 선물을 받고 싶다. 아주 작은 선물이라도 좋다. 집에 오다가 따뜻한 찐빵도 좋고 맛있는 과자도 좋다. 요즘 유행하는 액세서리나 옷도 좋고, 화분이라도 좋다. 가끔 외식도 하고 싶다. 식구들과 혹은 둘만 맛있는 식사를 하고 싶다. 기념일이어도 좋고 그냥 신장개업식에 가서 시식을 해도 좋다. 같이 드라이브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다.

  해성산부인과 원장 (031-860-6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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