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들이여, 발명에 도전하자 - 한솔영농과학 박인숙 대표

▲ 만능지지대를 설명하고 있는 박인숙 대표.

남녀노소 누구나 조작 간편…수출도 추진 중
시연은 본사가, 판매는 농자재대리점이 ‘상생’

과수농업을 하다보면 처지는 나뭇가지 때문에 지지대를 어지럽게 설치해야 되는 경우가 많다. 무겁고 두꺼운 쇠파이프를 각 길이별로 잘라 사용하기가 쉽지 않고 길이가 맞지 않는 지지대는 무용지물이 되기 쉬워 비용은 물론 과수원 주변이 어지럽게 된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한 새로운 지지대가 발명돼 과수농민들의 시름을 덜어주고 있다. 한솔영농과학의 길이조절이 가능한 ‘만능지지대’와 폭 조절이 가능한 ‘E클립’이 바로 그것이다.
만능지지대는 나뭇가지 처짐이나 흔들림, 부러짐 등을 방지하며 나무모양 만들기(수형잡기)는 기본, 가지끼리 묶음 결합돼 영농작업에 전혀 지장이 없는 획기적인 제품이다.

홀로된 고모님의 과수농원 보며 고민
경북 청도에서 복숭아농원을 하는 홀로된 고모님을 자주 찾아뵙던 박 대표는 여성 홀로 많은 일을 감당하기 힘들어하는 고모를 보면 안타까웠다.

특히 과수는 처짐뿐 아니라 나뭇가지를 벌리거나 오므리면서 나무가 햇볕이 잘 들고 통풍이 잘되게 지지대를 설치하는데, 고모님은 이 작업에 어려움을 많이 호소했다. 그 때부터 박 대표는 여성도 쉽게 조작하기 쉬운 도구들이 나왔으면 하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또한 남편과 함께 귀농을 염두해 두고 농촌 현실을 바라보던 박 대표는 몇 년이 흘러도 달라지지 않는 과수농가의 환경이 답답했다.

TV 공모프로 참여로 제품 구체화
박 대표는 길이조절이 가능한 옷걸이를 보면서 지지대도 이렇게 만들면 과수의 자람과 상관없이 하나의 지지대를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이 아이디어를 어떻게 실현시킬까 고민 하던 중, 지난해 KBS방송 프로그램 중 하나인  ‘아이디어 대한민국 나는 농부다’에 참여하게 됐다.

이 공모에서 시제품을 만들고 제품을 구체화해 결국 10위 안에 드는 좋은 성과를 얻었다.
1차 검증이 됐다고 생각한 박 대표는 이를 계기로 경북창조혁신센터를 통해 창업을 하고 열심히 노력한 결과, 많은 지원을 받으면서 사업을 운영하게 됐다.

▲ 만능지지대와 E클립을 사용한 경우. 왼쪽이 만능지지대, 오른쪽이 E클립.

당장의 이익보다 지역사회와 상생
만능지지대, E클립 등은 내년부터 농업기술센터를 통해 시범보조사업을 하려고 청도군과 계약을 한 상태다. 또한 함양, 포항, 영월, 고성 등 10여 곳에서도 의뢰가 들어와 추진 중에 있다.
박 대표는 150여 곳의 농업기술센터에 DM발송을 꾸준히 하면서 시연회를 계속 하고 있다.

올해 ‘2016 세계여성발명대회’에서는 금상을 받으며 과수농원뿐 아니라 유실수를 키우는 사람들에게도 많은 호응을 얻었다. 특별히 올해 2회를 맞는 ‘아이디어 대한민국 나는 농부다’ 프로그램에서 1회 출연제품 중 성공사례로 방영될 예정이어서 한 번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질 기회가 됐다.

지역과 상생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은 박 대표는 시연은 본사에서 하지만 구입은 각 지역에 있는 농자재대리점을 통해 하도록 하고 있다. 각 대리점이 살아야 회사도 산다는 생각으로 당장의 많은 이익보다 멀리 내다보고 함께 사는 쪽을 선택했다.

농자재전문업체로 국내 시장 선점 노력
해외특허출원까지 마친 박 대표는 최근 부산에 있는 무역업체를 통해 일본, 방글라데시, 이란 등에 샘플수출을 끝내고 정식 수출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아직 창업 1년이 되지 않아 국내지지대 시장부터 선점하기 위해 더 노력 중이다.

만능지지대, 장대지지대, E클립을 시작으로 유인줄, 유인대, 과수포장지 등 다양한 농자재 개발을 위해 사무실보다 과수농가 현장에 더 많이 나와 있다는 박 대표. 귀농·귀촌을 염두하고  있는 만큼 어서 빨리 농업환경이 나아지길 바랄 뿐이다. 그리고 그 곳에 박 대표 스스로가 일조하길 고대하고 있다.

“과수농가의 일손을 줄일 수 있는 제품들을 다양하게 개발해 명실상부한 농자재전문업체로 거듭나고 싶습니다.”
이제 농업의 간편화, 편리화를 추구하기 위해 발로 뛰는 박 대표. 그의 걸음이 보람된 발걸음이 되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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