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합병 강제조약 체결된 치욕의 공간이 새로운 역사의 공간으로 거듭나

▲ 일본군 위안부 ‘기억의 터’ 조감도 (출처 서울시)

일제의 한일합병 조약이 강제 체결되며 식민시대가 시작된 바로 그 곳, 남산공원 통감관저터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리고 피해 할머니들을 기억하기 위한 추모공간인 ‘기억의 터’로 다시 태어난다.

서울시와 일본군 위안부 ‘기억의 터’ 조성 추진위원회(위원장 최영희)는 경술국치일인 8월29일(월) 13시 남산 통감관저터에서 민‧관 협력으로 조성한 ‘기억의 터’ 제막식을 갖는다고 밝혔다. 지난 1910년 8월29일은 일제가 강제로 체결한 한일합병조약을 공포, 국권을 상실한 치욕의 날이다. 이런 의미를 담아 경술국치(庚戌國恥)일로 불린다.

행사에는 김복동, 길원옥 할머니 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박원순 서울시장, 양준욱 서울시의회 의장, 기억의 터 최영희 추진위원장과 추진위원, 모금 참여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한일합병 조약 이후 일제강점기가 시작되면서 경제적 착취, 정치적 탄압 뿐 아니라 군 위안부라는 여성 인권유린까지 자행됐다는 점에서 강제적 한일합병 조약은 아픈 역사의 시작점이었다.

일본군 위안부 ‘기억의 터’에는 <대지의 눈>, <세상의 배꼽> 두 작품이 설치되고, 기존의 ‘통감관저터 표지석’ 과 ‘거꾸로 세운 동상’이 함께 어우러져 역사적 의미를 더하게 된다.

<대지의 눈>에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 247명(해외 추가신고자 포함)의 성함과 함께 할머니들의 증언을 시기별(끌려가던 순간-위안소에서의 처절한 삶-해방 후 귀국, 귀향하던 때-반세기의 침묵을 깬 그 이후 인권활동가로서의 새로운 삶)로 새겨졌다. 또한 故김순덕할머니의 작품 “끌려감” 이 함께 새겨져 할머니들의 아픈 역사를 더욱 생생하게 보여준다.

<세상의 배꼽>에는 윤석남 화가의 작품과 함께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 된다”는 글귀가 한글, 일본어, 영어, 중국어로 함께 새겨졌다. 세상의 배꼽 주변으로 놓이는 자연석들은 전국, 전 세계에서 마음을 모아온 할머니들과 국민들을 뜻한다. 이 돌들은 기억의 터를 찾는 모든 이들이 편하게 앉아 생각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된다.

이번에 제막하는 기억의 터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세계적 인권이슈로 부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아픔을 기리고 기억하는 공간조차 없다는 현실에서 시작됐다.

일본군 위안부 ‘기억의 터’ 조성 추진위원회는 지난 2015년 추진위원회를 구성, 서울시와 함께 기억의 터 부지를 물색하고 ‘남산공원 통감관저터’를 장소로 최종 확정했다. 이후 지난 6월21일 서울시 도시공원위원회 심의 통과, 29일 기공식을 거쳐 이날 제막식을 갖게 됐다.

특히 범국민 모금운동 ‘기억의 터 디딤돌 쌓기’를 통해 초등학생부터 위안부 피해 할머니, 단체 등에 이르기까지 1만 9,755명이 모금에 참여해 힘을 실었다.

최영희 기억의 터 추진위원장은 “피해 할머니들께서는 ‘반세기를 싸워왔지만 일본의 진정한 사과와 배상을 받지 못해 우린 아직 해방되지 못했다’고 말씀 하신다”며 ”기억의 터가 진정한 해방을 위해, 또한 지금도 전쟁에서 희생당하는 아동과 여성을 위해 인권 평화운동을 전개하시는 할머니들의 삶과 뜻을 국민들이 기억하고 이어가겠다는 약속의 땅으로 거듭나길 바란다”며 기억의 터 조성 소감을 밝혔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