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이 되는 건강정보

규칙적인 생체리듬 유지 필요…가벼운 운동도 도움

전문의가 권하는 숙면에 도움을 주는 10가지 생활습관

▲ 서울 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석훈 교수

매일 매일 ‘최고기온’이 경신되면서 폭염 경보가 발령되는 등 잠 못 이루는 열대야가 계속되고 있다. 습하고 더운 열대야로 남녀노소, 도시 농촌 할 것 없이 밤새도록 뒤척이며 잠 못 드는 힘겨운 여름밤이다. 잠 못 드는 밤이 이어지게 되면 수면습관뿐만 아니라 식습관도 불규칙하게 돼 면역력이 저하되는 등 건강상태가 나빠지게 된다. 서울 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석훈 교수의 도움말로 열대야 극복법을 살펴보자.

18~22℃가 적정한 수면 온도
흔히 열대야라고 부르는 것은 단순히 ‘더운 밤’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여름밤 최저 기온이 25℃ 이상인 현상을 일컫는다. 일평균 기온이 25℃ 이상이면서 최고 기온이 30℃이상인 무더운 여름에 주로 나타난다. 열대야가 발생해 밤 기온이 높이 올라가고, 습도도 높아지면 숙면을 취하기가 어려워진다.

잠을 잘 자기 위해서는 빛이 줄어들고 체온이 떨어져야 하는데, 여름에는 낮이 길고 기온이 높아져 숙면을 취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지 않아 잠을 잘 이루지 못한다.
기온이 높을 때뿐만 아니라 너무 낮은 경우에도 잠을 자기가 어렵다. 수면에 적정한 온도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18~22℃ 정도가 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는 계절을 구분하지 않은 평균적인 온도이며, 여름철에 이 정도의 실내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에어컨을 틀면 너무 추울 수 있다.

따라서 여름철에는 24~26℃를 유지하는 것이 무난하다. 선풍기나 에어컨을 밤새도록 켜놓을 경우 습도가 너무 떨어져서 호흡기 계통이 건조해져 상기도 감염(감기)에 취약하게 돼 오히려 고생할 수도 있다.

숙면에 도움되는 생활습관…
열대야로 잘못된 수면습관이 생기면 자칫 여러 가지 건강상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숙면을 취하도록 도움을 주는 생활태도를 확실히 지키는 것이 부작용 없는 처방이 된다. 열대야에도 숙면에 도움을 주는 생활습관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항상 일정한 시간에 기상해 활동한다. 뇌 속의 생체 시계를 규칙적으로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다. 더위 때문에 잠을 설쳤다고 해서 늦잠을 자거나 일찍부터 잠자리에 들다보면 수면 흐름이 깨져 불면의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
둘째, 졸릴 때만 잠을 청하는 것이다. 잠이 오지 않는데 오랜 시간 침대에 누워 어떻게든 자보겠다고 하는 것은 불면증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잠자리에 들었을 때 잠이 오지 않고 눈만 말똥말똥한 상태가 지속되면 차라리 잠자리에서 나와 컴컴한 마루 같은 곳에 앉아 있다가 조금이라도 잠이 올 때 잠자리에 들어가도록 한다.

셋째,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다. 땀이 촉촉하게 배일정도로 하는 운동을 하루에 30분 정도로 하는 것이 좋다. 낮에 1시간 이내로 간단하게 운동해 신체 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가벼운 수면 장애에서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기도 하다. 지나치게 격렬하지 않고 자신의 체력에 맞는 운동이 중요하고, 너무 늦은 저녁에 하는 것은 오히려 수면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좋지 않다
넷째, TV를 보면서 정신적, 심리적으로 흥분하게 되면 일종의 도파민이라는 물질이 분비돼  마치 운동을 하고 있는 것과 같은 효과가 나타난다. 따라서 밤에 TV를 시청할 때에는 가급적 흥분하지 않고 편안하게 시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TV를 볼 때 시선은 약 15도 아래로 향하게 하는 것이 좋다.

다섯째,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는 피해야 하며, 담배, 흥분제 등도 수면에 방해가 될 뿐이다.  술 한 잔이 잠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 술은 수면 뇌파를 변화시켜 잠이 들긴 들더라도 깊은 잠을 못 자고 자꾸만 깨게 만든다. 따라서 잠자리 들기 1~2시간 전에는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맥주는 탈수증상을 심화시키므로 갈증이 날 때는 맥주 대신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그러나 고혈압, 협심증, 당뇨병 약은 평소대로 꼭 복용한다.
여섯째, 취침 전에는 긴장을 충분히 풀고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한다.
일곱째, 낮잠을 되도록 피하고 평소 취침하는 시간 외에는 눕지 않는다. 낮에 너무 졸리다면 30분 이내로 짧게 잔다.

여덞째, 식사시간을 일정하게 맞추는 것이 좋고 저녁에는 과식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야식을 지나치게 자주 먹을 경우, 야간식사증후군 등의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주의한다.
아홉째, 과식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너무 배가 고파 잠을 이루기 어려울 경우는 따뜻한 우유 한잔과 같은 가벼운 군것질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더운 날씨에 수박이나 시원한 음료수를 너무 많이 먹어서 밤에 화장실에 다니느라 잠을 깨는 경우는 없도록 해야 한다.

열 번째, 침실 환경을 조용하고 쾌적하게 만들어 편안한 수면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능하면 소음이나 빛은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얇은 소재의 시원한 잠옷을 입고 얇은 이불로 배를 덮는 것도 숙면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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