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유전자공학과 농업연구관 권택윤

농사는 하늘에 맡기고 그냥 하는 것이 아니다. 인류는 수천 년 동안 주요 식량 작물을 생산하면서 농업에 필요한 경험을 축적하여 오고 있다. 이들 경험과 기술 축적이 없었다면 더 이상의 농업 발전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최근 들어 아날로그 농업은 작물과 환경에 대한 데이터, 정보, 지식에 기반을 둔 디지털 지식 농업이 실현되고 있다.

식량생산에 가뭄과 온도 등 기후변화는 작물 생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지구적 도전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세계 주요 식량 작물의 생산성이 기후변화로 정체 또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30년까지 기후변화로 인해 옥수수, 벼, 밀의 생산성은 12%~23%까지 감소하고, 가격은 75% ~ 90% 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지혜로운 디지털 지식 농업이 필요하다.

최근 수십 년 동안 농업 과학기술은 비약적으로 도약하고 있으며, 그 동안 보지 못하였던 식량 작물에 관한 새로운 정보가 대량으로 쏟아지고 있다. 예로 식량작물의 유전체 정보 생산을 들 수 있는데, 밀, 옥수수, 벼 및 감자 등 주요 작물의 유전체가 해독되어 수 만개의 유전자와 이들의 특성 정보가 밝혀지고 있다. 이들 유전체는 생산성, 품질, 병해충 저항성, 가뭄 등 내재해 저항성을 결정하는 정보를 담고 있다. 이 정보가 디지털 시대에 맞게 제대로 활용된다면 매우 정확하게 우리가 목적하는 종자개발이 가능하게 된다. 거기다 유전자가 만들어내는 단백질, 대사체 물질, 그리고 표현 특성 정보까지 함께 이용할 경우, 이들은 미래 인류를 위한 식량 작물 개량에 필요한 열쇠로 활용될 수 있다.

농업에 활용할 수 있는 정보량이 증가함으로 인해 오늘날에는 정밀 데이터를 활용한 인공지능형 로봇 농부시대가 실현되고 있다. 로봇 농부는 농업 생산에 필요한 모든 데이터와 정보를 장착하여 종자 파종, 비료와 농약 살포, 물 관리 그리고 수확까지 정밀하게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심지어 식량 작물과 잡초를 구분하여 잡초만 제거하는 것도 가능하다. 인공위성에서 보내오는 정보를 농작업 결정에 지혜롭게 사용할 수도 있다. 농업 기상 환경 정보는 디지털 시대에 맞추어 발전하고 있다. 거기다 그 동안 자연 기상 데이터는 무료 공공 도메인이었지만, 이를 모아 농업 생산에 적합하게 가공한 기상정보는 시장 가치화 되고 있다. 이제 데이터 및 정보에 기반 한 디지털 지식 농업 시대가 오고 있다.

ICT 기술의 발달로 농업 생산·유통·소비 과정에서 얻는 데이터, 정보 그리고 경험이 한층 정교화 되고 있다. 그 덕에 농업 생산-유통-소비가 한층 통합되고 있다. ICT 네트워크 덕에 농업 유통 정보와 소비자 가격정보가 실시간으로 제공된다. 이들 정보는 생산자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이 개인 통신 매체에서도 쉽게 접근하여 의사 결정에 활용할 수 있다. 지혜로운 농업 생산과 식량 소비가 가능한 시대가 도래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