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문화 탐방 - 그리스 아테네

▲ 크로폴리스 언덕에 자리 잡은 아테네의 수호신 파르테논 신전의 웅장한 모습.

인류의 위대한 건축물, 웅장한 신전들
하늘과 맞닿은 애환의 메테오라 수도원

터키의 마지막 여행지 에페소를 떠나 그리스로 넘어가는 작은 항구 체스메에 도착해 그리스 키오스 섬을 향해 패리에 몸을 싣는다. 지중해성 기후라 겨울에 비가오고 봄부터 가을까지 높고 건조한 기후덕분에 올리브, 포도 등 농산물이 풍부하며 일찍부터 문명이 발전해 문화유적이 많아 세계의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

신화와 이야기가 탄생한 그리스
아침 일찍 키오스 섬에서 아테네로 향하는 경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백색도시 아테네는 온화하고 고즈넉해 보인다. 어릴 적 교과서로만 접했던 제우스, 파르테논 신전은 어떤 얼굴로 내게 다가설까 설렘이 더한다.
관광객이 붐비는 시간을 피하기 위해 일찍 아크로폴리스 언덕을 올랐다. 해발 156m 언덕에 위치한 아크로폴리스는 아테네 관광의 중심지다. 아크로폴리스는 ‘높은 언덕 위에 세워진 성소’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아테네의 수호신인 아테나 여신에게 바쳐진 파르테논 신전과 에릭테이온 신전이 웅장한 모습으로 얼굴을 내민다. 절벽 위에 가로 31m 세로70m, 높이 10m 규모의 파르테논 신전은 인류역사상 가장 위대한 건축물인데, 세계문화유산 1호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다.

아테나 여신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그러나 신전의 원형을 복원하기 위한 공사로 인해 아름다움이 반감됐지만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황홀함을 감출 수 없다. 2500년 전에 세워진 대리석 기둥은 여성의 곡선미를 자랑하듯 다가온다. ‘도대체 이 돌기둥을 언덕 위로 어떻게 옮겼을까?’ 잠자고 있는 신들을 깨워 물어보고 싶다.

▲ 최초의 올림픽이 열렸던 경기장.

파산위기의 그리스, 신은 어디로…
수천 년의 역사를 간직한 아테네 시내가 아침햇살을 받아 백색도시의 아름다움을 더해 준다. 언덕 아래로 그 유명한 제우스 신전이 눈에 들어온다. 제우스는 신 중의 신인데 왜 그의 딸 아테나에게 아크로폴리스에 신전을 내주고 초라한 모습으로 저 아래에 자리하고 있을까. 내 무지함이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최근 그리스는 경제적으로 파산위기를 맞고 있다. 화려한 역사와 도시의 아름다움은 간데없고 시민들은 삶의 미소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활기를 잃고 있었다.
아테네 관광은 아크로폴리스를 중심으로 걸어 다녀도 볼거리가 충분할 정도다. 시내 전체가 박물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원전에 세워진 1만5천 명을 수용하는 대형 디오니시우스극장, 그리스 신전 중에 가장 큰 신전으로 현재 14개 기둥만 남아있는 제우스 신전, 최초의 근대올림픽 경기장, 산타그마 광장 등 하루일정으로 아테네를 보기엔 역부족이다.

▲ 하얀 눈을 이고 있는 핀도스 산맥의 설경과 메테오라 수도원의 아슬아슬한 모습.
▲ 지중해 연안을 낀 한적한 농촌마을 모습.

공중에 떠 있는 메테오라 수도원
체리꽃이 유난히 아름다운 지중해 해안을 따라 그리스의 중부에 위치한 ‘공중에 떠 있는 수도원’ 메테오라를 향해 떠난다.  
지중해 해안을 끼고 오목조목 자리 잡은 그리스의 농촌풍경은 한 폭의 수채화도 같다. 메테오라는 해발 2000m이상의 핀도스 산맥 아래 평원에 400m이상 높이의 수십 개의 절벽 바위산이 우뚝 솟아올라 있다. 유난히 높아 보이는 산 정상에 새들이 둥지를 튼 듯한 수도원이 자리 잡고 있다.

사람이 도저히 접근할 수 없는 깎아지른 절벽 위에 세워진 메테오라 수도원들. 15세기 오스만 제국에게 점령을 당한 혼돈의 시대에 그리스 종교의 전통을 지키기 위해 숨어서 살던 요새로, 숱한 애환이 담긴 역사유물로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지정되기도 했다.

식수를 비롯한 생활물자와 사람들의 출입은 오로지 도르래를 이용했다. 수도원 정상에서 바라보는 눈 덮인 핀도스 산맥과 발아래 펼쳐지는 평원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모습이 천상의 수도원과 어울릴 법 했다. 동굴사원 내부에는 당시의 종교의 참 모습과 천국의 아름다움을 연상케 하는 프레스코화를 볼 수 있다. 수도원을 출입하려면 여자들의 경우, 긴치마를 입어야만 출입이 가능하다.
메테오라의 비경을 온 몸으로 느끼고 우리는 그곳을 떠나 그리스 북부 산악지대를 거쳐 트로이목마의 신화가 잠자고 있는 트로이를 향해 달려간다.

그리스 지중해 여행을 마치면서 정치, 경제의 혼돈 속에 국민의 삶은 지옥에서 허덕이는데 그 많은 신들은 어디로 갔는지 알 수가 없다. 그러나 그리스는 자연자원은 물론 역사와 문화자원이 즐비한 신의 은총을 받은 나라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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