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와인을 찾아서 - ⑩충북 영동 AMS영동미래농업(주)

▲ 코리아아와인어워즈에서 2013년 은상, 2014년 금상을 수상했고 2015년 한국와인대상에서 동상을 수상한 원(ONE) 와인.

언제 어느 자리에서나 어울리는
파티메이커 같은 와인

전통주나 국산와인이 주류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큰 이유라면 전문 인력의 부족과 노령화가 아닐까. 돌이켜보면 필자가 지금까지 소개한 와이너리의 대표들도 모두 필자보다 연배가 높으니 그동안 국산와인을 소개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 또한 ‘높은 양조상 사장님들의 나이’라는 생각이다.  
물론 술을 빚는 일은 많은 경험과 지식을 필요로 하기에 젊은 나이에 좋은 술을 만들기 쉽지 않다. 역설적으로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젊은 시절부터 체계적으로 배워야만 좋은 술을 탄생시킬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의 와인산업이 지금보다 활력을 얻기 위해서는 좀 더 젊은 양조자들이 많이 등장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영동대학교 식품공학과(현, 와인발효식품학과) 출신들로 구성된 AMS영동미래농업(주)의 왕성한 활동이 반가운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 AMS영동미래농업(주)의 이원근 대표

AMS영동미래농업(주)은 포도주산지인 충북 영동군에 자리 잡은 국산포도주 생산기업으로 영동군 포도농업인들과 영동대학교 교수들이 설립한 2009년에 설립한 기업이다. 회사명의 첫머리인 AMS는 ‘A : Agriculture’, ‘M : Marketing’, ‘S : Service’의 약자로 자사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을 함축한 의미고, 농산업의 산업고도화를 통해 더 나은 농산업의 미래 기여하고자 하는 뜻을 담고 있다.

와인의 생산, 판매와 더불어, 주류제조면허 컨설팅, 영동군과의 협력으로 농산물 직거래를 대행하는 사업까지 하고 있으니, 한마디로 와인제조사인 동시에 영동군 와인생산농가들의 각종 서류 업무를 도와주는 일꾼이자 컨설팅 회사인 셈이다.
이들이 생산하는 와인의 이름은 원(ONE)이다. 실로 담백하고, 군더더기 없는, 누가 들어도 생산자의 마음을 금방 이해할 수 것 같은 이름이지 않은가.
“규모는 크지 않지만 관리가 잘 되고 있는 양조장이네~”
영동대학교 창업보육센터 내에 위치한 양조장을 처음 찾아갔을 때 필자가 받은 첫 느낌이다. 십 수년째 와인업계에 종사하면서 꽤 많은 와이너리 투어를 다녔다.

거대한 규모에 철저한 매뉴얼로 관리되는 기업형 양조장에서부터 살림집 골방 한구석에 항아리 몇 개가 전부인 농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양조시설과 와인을 만나보았다.
원료의 특징뿐만 아니라 양조환경이 서로 다르니 와인의 맛도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지만, 확실한 점이 있다면 관리가 안 되는 양조장에서 생산되는 와인은 품질 또한 엉망이라는 것이다. 어쩌다 괜찮은 술이 만들어져도 좋은 맛을 유지할 수 없을뿐더러 술 맛이 들쭉날쭉할 수밖에 없다. 가장 술맛이 기대되는 경우는 규모는 작더라도 관리가 잘되고 있는 양조장을 만났을 때이다.
ONE 와인을 맛보았다. 당도에 따라 드라이, 미디움드라이, 스위트까지. 3종류 모두 캠벨어리 특유의 포도향이 코끝에 살짝 풍긴다.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미디엄바디에 잡맛 없는 깔끔한 후미가 돋보인다. 강한 개성은 느껴지지 않지만, 매너 좋은 사람을 만난 것처럼 편안하고 상쾌하다. 이런 스타일의 와인이라면 음식과의 궁합도 어렵지 않다. 언제 어떤 자리에서나 편안하게 어울리도록 도와주는 파티메이커 같은 와인을 만난 아주 멋진 경험이었다.
이 와인을 만들고 있는 AMS영동미래농업(주)의 이원근 대표는 한국와인업계의 대표적인 젊은 기수라고 할 수 있다.

▲ 김홍철(가평와인스쿨학과장)

영동대학교 식품공학과 육철 교수의 연구원시절에 처음 포도와 인연을 맺은 후 영동대벤처식품(주), 영천 경북대학교포도마을 공장장, 영동포도클러스터사업단 사무국장 등으로 꾸준히 활동해오다 2009년 지역농업인 및 영동대학교 교수진과 함께 AMS영동미래농업(주)를 설립했다.
우람한 체격에 술 잘 마시고, 술 잘 만드는 이원근 대표는  “이왕 포도로 시작한 인생, 포도로 끝장을 보자.” 라고 뚝심있게 말한다. 맹장 밑에 약졸 없다더니 이 대표의 리더십에 걸맞게 직원들 역시 와인발효식품학과 출신으로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훌륭한 역할을 해주고 있다. ONE 와인의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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